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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일본인들에게는 미야자키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어 신혼여행으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가장 많이 찾는 곳은 하와이로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미야자키는 이국적인 면모를 확인하기 가장 좋은 관광지였다. 그래서일까? 미야자키에는 큐슈는 물론이고 일본 내에서도 아주 유명한 리조트가 있는데 그 규모가 해안을 따라 무려 10km의 길이로 펼쳐져있는 거대한 곳이다. 

바로 피닉스 시가이아 리조트이다. 시가이아는 바다(Sea)와 대지(Gaia)의 합성어로 큐슈지역의 최고층 호텔, 일본 내 최대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갖추고 있는 대규모 복합단지라고 볼 수 있다. 피닉스 시가이아 리조트 내에도 호텔이 여러개 있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하기가 조금 어렵다. 실제로 나도 피닉스 시가이아 리조트 내에 호텔이 여러 개가 있는 줄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피닉스 시가이아 리조트 내에서도 가장 돋보이고 가장 럭셔리한 호텔은 바로 시가이아 쉐라톤 호텔이었다. 항상 배낭을 메고 여행을 다녔던 내가 이런 고급스러운 호텔에 묵을 수 있게 된다니 조금 신기하기도 했다. 나는 이번 큐슈 여행을 하면서도 배낭을 메고 다녔는데 아마 이런 고급 호텔에 배낭을 메고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 않을까 싶다. 


시가이아 리조트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는데 이는 미야자키로 가는 버스가 아니라 시가이아 내부를 도는 셔틀버스였다. 미야자키에서 하루만 머물고 금방 떠났기 때문에 시가이아 리조트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운데 그래서인지 이 셔틀버스를 타보지는 못했다. 


쉐라톤 호텔에 들어서면 기존에 내가 가봤던 호텔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에 놀라게 된다. 고개를 들고 쳐다봐야 할 정도로 천장은 높았고, 정면에 보이던 벽면에는 거대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있었다. 1층에는 가벼운 음료나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바가 있었고, 손님들이 쉴 수 있는 소파가 여럿 놓여져 있었다. 게다가 여기는 호텔의 정문으로 들어갔을 때 봤던 일부분이었고, 다른쪽으로 가면 식당이나 커피숍 등도 볼 수 있었을 정도로 무척 넓었다. 


저녁이 되면 이곳에서 칵테일을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쉽게도 미야자키 시내에서 돌아다니느라 운영하고 있는 장면은 미처 보지 못했다. 호텔에서 쉬고 있는다면 내려와서 가볍게 칵테일 한잔과 함께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2층으로 올라가면 호텔의 카운터가 있고, 이곳에서 체크인을 하면 된다. 하지만 내가 도착한 시각은 무려 아침 8시였다. 보통 일본의 호텔은 체크인 시각이 오후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굉장히 이른 시각이었던 것이다. 체크인을 빨리 해줄 수 있냐는 물음에 난색을 표하기는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호텔의 직원은 호텔이 조금 여유로운지 예정된 시각인 2시보다는 조금 빨리 체크인을 해줄 수 있을거라고 얘기해줬다. 우선 짐을 카운터에 맡기고 호텔을 돌아보기로 했다. 


솔직히 너무 피곤했다. 침대칸이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야간열차에는 침대가 없었고, 미야자키로 내려오는 동안 잠을 불편하게 잤으니 피로가 풀리기는 커녕 쌓였던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약간은 비몽사몽인 상태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얼른 체크인을 하고 들어가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2시로 예정된 체크인까지 기다리기는 너무 힘들었다. 그렇다고 체크인을 하지 않고 미야자키 관광지를 둘러보러 간다면 아마 돌아올 때는 한밤중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게다가 내 카메라의 2개의 배터리도 다 사용한 상태라 충전해야 하는 것도 문제였다. 호텔의 체크인이 빨리 되기를 기다리며 호텔의 어디에선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쉐라톤 호텔의 뒷문으로 가보면 작은 정원이 나왔다. 야외 수영장이기도 한 듯 보였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물은 다 빼놓은 상태였다. 작은 정원이기는 했지만 나무가 우거지고, 조형물도 설치되어 있어서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아보였다. 


쉐라톤 호텔의 내부에는 커피숍도 있었다. 이곳에서는 커피뿐만 아니라 갓구워진 맛있는 빵을 팔고 있었는데 향긋한 냄새를 맡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마침 아침도 먹지 못했으니 여기에서 빵을 먹어 보기로 했다. 


먹음직스러운 빵이 가득했는데 특히 크리스마스가 장식을 한 빵들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막상 빵을 집을 때는 크리스마스 특별판(?)을 집지는 않았다. 어쨋든 빵을 하나씩 고르는데 다 맛있어 보여서 고르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 


보기에도 좋았던 빵은 맛도 정말 좋았다. 잔잔히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따뜻한 커피와 빵을 먹으니 살 것 같았다. 빵을 다 먹고나서도 한참동안 앉아서 쉬다가 호텔의 로비쪽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체크인이 되기 전까지 소파에서 앉아 졸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소파에서 졸기도 하고, 잠에서 깨면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쐬기도 했다. 체크인이 2시였으니 정말 지루한 기다림이 계속해서 이어졌던 것이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11시 반쯤에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예상보다 빠른 시각에 체크인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호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짐을 챙겨들고 방으로 향했다. 


내가 묵었던 중저가 비지니스 호텔들은 객실이 그리 넓지 않았는데 쉐라톤 호텔의 경우는 넓은 객실을 자랑했다. 아마 일본 내에서는 이런 넓은 객실은 보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창밖으로는 펼쳐진 바다가 보이던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는 내가 묵었던 객실뿐만 아니라 쉐라톤 호텔은 모든 객실이 바다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아마 욕실과 화장실이 아니었나 싶다. 일본에서 이렇게 넓고 깔끔한 욕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봤다. 


창이 워낙커서 그런가 전체적으로 방의 분위기는 밝고 아늑해 보였다. 나는 몸이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침대에 눕지마자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쉐라톤 호텔은 규모가 규모인만큼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호텔의 2층으로 가면 관광안내센터가 있는데 이곳에서 미야자키 관광에 대한 것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변을 해준다. 미야자키 지도나 관광지 입장을 할 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열차를 이용해서 구마모토를 가는 방법을 물어보니 직접 인터넷을 통해 시간표를 뽑아서 어떻게 갈 수 있는지 상세하게 알려주기도 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미야자키 버스 일일패스권을 구입할 수 있다. 미야자키에서 버스를 이용하게 된다면 거의 무조건 구입하는 편이 좋은데 그 이유는 관광지가 대부분 멀어서 개별적으로 낸다면 엄청나게 비싼 버스요금을 부과해야 한다. 1000엔이라는 가격이 그리 저렴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데 사실 미야자키에서 버스를 몇 번만 이용한다면 1000엔은 금방 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쉐라톤 호텔에는 한국인 직원도 있었다. 사실 이분이 한국분이라는 것을 몰랐다.그저 나는 구마모토로 가는 열차를 알아보기 위해 직원에게 묻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한국말로 혼잣말을 하게 되었는데 이분이 "한국분이세요?"라고 물어서 알게 되었다. 물론 호텔의 모든 직원이 친절하기는 했지만 서글서글 웃음을 지으며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셨던 분이라서 특히 기억에 많이 남는다. 

* 장점
1. 특급 호텔답게 럭셔리한 분위기와 넓은 객실이 마음에 들었다.
2. 바다가 보이는 경치, 주변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3. 넓은 리조트의 특성상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미야자키로 가는 버스가 아님)

* 단점
1. 리조트 내에서만 머문다면 상관없지만 다른 관광지를 둘러보고자 한다면 거리가 멀어 불편할 수 있다.
2.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다. 
3. 미야자키로 가는 버스 배차시간이 너무 길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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