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코에 대해 완벽하게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워낙 한적한 시골마을이라 숙박의 어려움은 조금 있다. 대부분 온천이 주목적이라 추젠지 온천 근처에 있는 숙소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저렴한 숙소는 아니기 때문이다. 료칸에서 묵는다면 1박에 5000엔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만큼 보다 저렴한 숙소를 찾아 나서야 한다.
닛코에는 선택권이 그리 많지 않지만 간혹 저렴한 유스호스텔이나 여관급 숙소가 몇 군데 있긴 하다. 다만 이런 숙소는 추젠지 호수가 아닌 도부닛코역 부근에 있었다. 사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도부닛코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도보로 20~30분 가야한다.
간혹 나처럼 온천이 아닌 일반 여행을 위해 닛코를 방문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묵었던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묵었던 곳은 니시산도에 있는 터틀 인 닛코였다. 말 그대로 여관급에 해당하지만 일본은 여관급이나 비즈니스호텔(간혹 비싼 비즈니스호텔도 있지만)이나 비슷한 수준이라 크게 염려될 정도는 아니었다.
위치 : 니시산도 버스정류장(세븐일레븐 앞)에서 도보로 약 10분
가격 : 1층 5750엔(화장실 있음), 2층 4950엔(화장실 없음)
특징 : 1층에 식당과 자판기가 있다. 공용 목욕탕이 2개 있다.
찾아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추젠지 혹은 유모토 온천 방향의 버스를 타고, 니시산도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주변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고, 오직 세븐일레븐만 보인다. 이 세븐일레븐을 따라 조금 걷다가 나오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언덕을 따라 계속 내려다가 좌측으로 이동하면 터틀 인 닛코를 발견할 수 있다.
밤에 도착한다면 너무 어두워서 방향 감각을 잃을 수도 있지만(혹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놀라), 어차피 주변에서 시간을 소비할 만한 것도 없어 조금만 헤매다 보면 금방 찾을 수 있다. 터틀 인 닛코는 아담한 수준의 여관이다. 겉으로는 일반 가정집처럼 보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지나칠 수도 있다.
가격은 가이드북에 나온 것보다는 약간 올랐는데 1층이 5750엔이었고, 2층이 4950엔이었다. 물론 화장실이 있는 방이 더 낫겠지만 여기에서는 큰 차이는 느낄 수 없었다. 어차피 2층이라도 씻는 공간인 공용 욕탕이 1층에 따로 있었고, 방에 손을 씻거나 양치질을 할 수 있는 세면대도 있었다. 게다가 내가 이곳에서 체크인을 했을 때는 손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으니 불편함이라곤 전혀 없었다. 예약도 안 하고 찾아갔는데 참 다행이었다.
그래서 난 2층을 선택했다. 같은 2층이라도 침대가 있는 방과 바닥에서 잘 수 있는 일본식 다다미방이 있었다. 방은 깔끔한 편이었고, 트윈룸을 혼자서 썼기 때문에 넓었다. 기본적으로 TV와 탁자, 그리고 추우니까 히터가 있었다.
복도와 문은 오래된 집을 걸을 때 나는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한 편이었다. 화장실도 매우 깨끗했다.
1층에는 온천은 아니지만, 간단히 몸을 담글 수 있는 탕이 있었다. 2개의 탕이 있는데 둘 다 규모는 매우 작다. 혼자 들어가거나 둘이 들어가면 만원이다. 닛코까지 와서 온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기는 하나 그냥 따끈한 물에 들어가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낯선 곳이라면 데스크에서 필요한 정보를 꼭 챙겨야 한다. 니시산도 주변에 있는 도쇼구, 린노지는 물론 추젠지 근처의 여행 정보를 물었다. 아주머니가 친절해서 이것저것 물어봐도 잘 알려주신다. 다만 버스시간표는 어쩐 일인지 잘못 알려주셔서 다음날 좀 고생했다. 그냥 도부아사쿠사역에서 얻은 버스시간표가 정확하니 그것만 믿으면 된다.
밤이되면 니시산도 주변이 워낙 할 게 없어서 심심했다는 점 때문에 그렇지 터틀 인 닛코는 나름 아늑하면서도 괜찮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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