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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음뷰 애드박스를 제거한 이유

category 블로그 이야기 2011. 3. 29. 07:09
결국 마음에 들지 않았던 다음뷰 애드를 제거했다.

작년 이맘때쯤이었나? 티스토리에서 블로거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서 '티타임' 간담회를 열었던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발표되었던 것이 바로 티에디션과 블로그의 새로운 수익모델이었다. 그때는 정확히 어떤 수익모델인지 이야기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블로거들에게 최저 생계비 이상을 지급할 예정이다' 라는 타이틀만 가지고 우리에게 설명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게 바로 현재의 다음뷰 애드박스이다. 


하지만 난 티타임을 다녀오고 나서 후기에서도 밝혔지만 처음부터 이 수익모델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정말로 실현가능한다고 해도 수익배분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내 예상은 어느정도 적중하긴 했다. 물론 처음에는 다음이 야심차게 준비하긴 했을거다. 기존의 다음 블로그와는 다른 태터앤컴퍼니에서 개발한 툴인 티스토리를 어떻게하면 자사의 수익모델로 혹은 광고모델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을테니 말이다. 

그렇게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내가 다음뷰 애드박스를 달고 있었던 것도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는데 3월에 포스트 상단에 있는 애드센스와 더불어 제거해 버렸다. 나하고는 맞지 않았던 것이다. 

랭킹으로 수익을 분배하는 이상한 시스템

결론적으로 나같은 평범한 블로거에게는 큰 수익은 발생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내가 큰수익을 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적은 돈보다도 더 참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랭킹에 의해 수익을 분배하는 시스템이다. 

다음뷰 애드박스의 시스템은 이러하다. 다음뷰에 등록된 블로그를 점수화해서 랭킹을 매긴 뒤 그 차이에 따라서 수익을 분배하는 형태이다. 그러니까 노출이 많이 되는 사람(실제로는 이러한 것도 랭킹에 반영이 된다고 한다)이나 클릭이 많이 일어나는 일종의 행동(Action)이 많이 보이는 경우가 아니라 랭킹에 의해서라니 이건 좀 이상하지 않은가? 

랭킹이 낮은 사람은 아주 약간의 수익이라도 기대할 수 없는 매우 불합리한 시스템이다. 그렇다고 랭킹이 낮은데 갑자기 높은 위치로 올라간다는 것은 더 불가능해 보인다. 이미 상위랭크에 위치한 블로거들이 쉽게 떨어질리도 없을 뿐더러 이미 선점해 놓은 그 위치를 따라잡는다는 것은 후발주자가 꿈꿀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랭킹이 낮아 수익이 없는데 다음뷰 애드박스를 설치하는 것도 좀 웃기는 일이다. 아무리 순위를 확대해 차등분배하는 시스템이라고는 하지만 결코 블로거에게 좋은 광고는 아니라는 말이다. 

내 경우 꾸준히 100~200위권에 들었었는데 이런 시스템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수익지급 대상에 포함된다는 사실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수익을 지급받을 수 있었던 애드클릭스보다 진입성이 더 낮고, 랭킹에서 벗어난 블로거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시키는 다음뷰 애드박스는 좋게 볼 수가 없다. 어쨌든 이번에 다음뷰 애드박스를 제거해봤는데 순식간에 1000위로 밀려났다. 다음뷰 애드박스를 달지 않아서일까?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는 것일까? 베스트에 선정되기 위한 것일까?

다음뷰 애드박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블로거의 글을 획일화했다는데 있다. 기본적으로 높은 랭킹을 유지하려면 매일 글을 발행해야 한다. 그리고 베스트에 계속 올라가야 한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다보니 '좋은 글'을 작성하는 것보다 '베스트 글'을 작성하는 것이 우선시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좋은 글과 베스트 글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실 다음뷰에 등록한 왠만한 블로거들은 베스트에 올라가는 글의 유형을 정확히는 몰라도 대충은 알고 있다. 굳이 어떤 예를 들어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이미 다들 느끼고 있는 부분일테니까 말이다. 다만 베스트에 올라간 글은 전부 가치가 없다는 식의 극단적인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메타사이트의 역할인 다양한 블로거의 목소리를 듣기가 너무나 어렵고, 그 가치를 단지 베스트나 랭킹에 의해 구분 짓는 것은 대단히 불쾌할 뿐이다.

게다가 과거 블로거뉴스 시절에는 티스토리나 다음 블로그에서 양질의 글을 모아주는 메타사이트의 역할을 했다면은 지금은 다음 메인에 선정할 수 있는 입맞에 맞는 글을 뽑아내기 위한 곳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블로거들도 수익을 위해서 혹은 베스트에 선정되기 위한 글을 쓰는 식으로 변해버렸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블로거들이 모여 사회적 변화, 혹은 가치창조를 이끌어 내겠다는 블로고스피어의 역할은 고작 이정도였단 말인가.

이전의 다음뷰는 그래도 베스트 선정에 따른 잡음은 별로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단지 베스트 선정은 부수적인 문제일 뿐이다. 왜냐하면 이제는 돈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랭킹에 영향을 미치는 베스트 글이나 매일 발행해야 하는 압박감을 블로거들에게 주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매일 양질의 글을 생산하고 베스트 글 선정된다? 솔직히 말하면 난 그럴 자신이 없다. 실제로 내가 그렇게 유명하고 글을 잘쓰는 블로거도 아니지 않는가.

사실 다음뷰 애드박스는 계륵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사실 난 좀 걱정이다. 이미 다음은 뷰 애드박스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 아닌지 말이다. 지난 2월에 발표된 활동지원금 확대 소식(http://bit.ly/fwDc6B)이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다음뷰 애드박스가 지속적으로 수익대상자를 확대시킨 것은 환영할만하나 결국 파이는 커지지 않았다.


티타임때 아주 야심차게 이야기를 했던 최저임금제 수준의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했던 것이 불과 몇달도 되지 않아서 랭킹 1위에게만 지급하는 것으로 하향조정이 된 것이다. 이러다가 다음에서는 블로그가 자사 매출확대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고 판단해서 다음뷰 애드박스는 물론 다음뷰 서비스도 접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이말은 다음에게는 애드박스가 계륵과도 같은 존재라 야심차게 시작은 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해야 안전하게 철수할지 고민하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너무 확대 해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다음이나 네이버 등의 포털 정책들이 블로그보다는 실시간정보에 더 관심을 가지니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블로거의 신념 > 다음뷰 애드박스 수익

다음뷰 애드박스를 설치하고 말고는 다 블로거의 판단이다. 어차피 블로그에서 구글 애드센스가 보편화된 이상 다음뷰 애드박스 하나 더 있다고 해서 광고로 도배가 되었다고 판단할 사람도 이제는 드물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여러 블로거들을 살펴보면 블로그의 진정한 가치를 항상 수익으로 일치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봤다. 어쩌면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내가 아는 어떤 블로거는 다음뷰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그 돈은 자신이 이익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서 남을 위해 기부하는 것으로 뜻을 세운 경우도 보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돈이었고, 그 돈이 갑자기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의미다.

나는 그런정도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몇 달간 설치해보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3만원정도 얻어지는 돈보다는 그냥 광고를 제거해서 방문자들에게 보다 가독성을 높여주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결론을 지었다. 다음뷰 애드박스와 구글 애드센스를 제거함으로써 광고보다는 글이 먼저 보이게 만들었으며, RSS구독자들에게도 전달되었던 다음뷰 애드박스가 없어져 원래 내가 의도한대로 포스트가 보여지게 되었다는 점이 돈보다도 더 중요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또 어차피 베스트에 자주 걸리는 블로그가 아닌 이상 원래 내가 평소에 작성하는 그 스타일 그대로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다음뷰 애드박스를 제거함으로써 베스트에 더 선정이 되려고 하거나 랭킹을 높임으로써 아주 약간의 수익이라도 더 벌어보겠다는 욕심도 접을 수 있을 것이다. 그저 베스트나 수익은 접어두고 원하는 글과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다. 그게 블로그라고 생각하고, 또한 내가 블로그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블로고스피어에는 정말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블로그가 너무나 많다. 내가 생각하는 숨은 보석과 같은 블로그는 검색에 자주 노출되고, 메타사이트에 자주 베스트로 등록되는 블로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다.

TGIF시대를 맞아 여러 전문가 및 블로거들은 이제 블로그의 시대는 갔다! 혹은 갔나? 라고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그런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자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결국 컨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블로그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

잠깐 이야기가 샌듯 하지만 다음뷰 애드박스의 수익이나 다음에서 의도하는 글을 작성하는 것보다도 더 입맛을 당겼던 것은 블로거의 신념이다. 더 좋은 블로그를 만드는게 나의 목표이지 작은 돈을 벌고자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어차피 블로그도 내가 좋아서 시작했던 것이 아닌가?  그리고 다음뷰 애드박스는 나같은 허접 블로거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이런 다음뷰를 까는 글을 썼으니 아마 앞으로 다음뷰 베스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