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이상하다. 왜 일본인은 CamCam을 그들의 발음으로 까무까무로 읽는지 참 이해할 수 없다. 왜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이 까무까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오키나와 여행을 하면서 3박 4일간 묵었던 정든 곳이다.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일본은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하고, 이전부터 엔고가 지속되어 왔고, 또한 저렴한 호텔이 없다. 게다가 내가 갔던 오키나와는 배낭여행자에게는 그야말로 늪과 같았던 곳으로 이동거리가 너무 멀어 교통비가 비쌌고,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곳이라 숙박비가 저렴하지 않은 곳이다.
"우리는 오키나와 여행을 어디로 다니면 좋을까? 혹시 추천해 줄만한 장소가 있어?"
"음... 글쎄 츄라우미 수족관?"
그들도 나하 시내의 관광지에 대해 아는 것은 없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하 시내에는 고쿠사이 거리와 슈리성을 제외하면 특별히 관광지가 없었다. 오죽했으면 여기중에서 슈리성을 가보지 않았던 친구들도 있었다.
구글 번역이 이렇게 위대한 줄은 몰랐다. 내가 한글로 타자를 치면 실시간으로 번역해주고, 그러면 옆에 있던 친구들은 번역된 글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을 해주거나 다시 일본어로 타자를 쳐서 대답을 해줬다. 과거 중국을 여행하던 사람들이 한자를 쓰며 필담을 나눴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현대에는 그게 메모지가 아니라 문명의 혜택 구글 번역으로 필담을 나눈셈이다. 조금 시간은 오래 걸리긴 했지만 진짜 재미있었다.
영어를 잘 못하는 한 친구는 나에게 구글 번역으로 이런 메세지를 남기기도 했다. '너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은데 언어가 통하지 않아 분하다.'
커다란 병에 담긴 술은 오키나와 술인 '아와모리'로 보통 얼음에 희석시켜 먹는다. 내가 아와모리가 맞냐고 물어보자 덩치가 제법있는 친구가 나에게 술을 따라준다. 그래놓고는 한국식 스타일로 마시자며 혼자 원샷을 해버리는 것이 아닌가. 난 잘했다고 말하고 조금씩 마셨다. 하하하.
나는 오키나와는 특별히 볼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매력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들과 만났기 때문에 오키나와 여행은 즐거울 수 있었다. 즉 오키나와는 별로였지만 오키나와 여행은 즐거웠다. 한국으로 돌아와보니 사키는 페이스북에 댓글을 한글로 남겼다.
"친구... 또 만나요."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일본은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하고, 이전부터 엔고가 지속되어 왔고, 또한 저렴한 호텔이 없다. 게다가 내가 갔던 오키나와는 배낭여행자에게는 그야말로 늪과 같았던 곳으로 이동거리가 너무 멀어 교통비가 비쌌고,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곳이라 숙박비가 저렴하지 않은 곳이다.
그런 오키나와에 의외로 게스트하우스가 몇 군데 보였다는 것은 조금 놀라웠다. 그중에서 까무까무 게스트하우스는 도미토리가 무려 1000엔으로 가장 저렴했다. 당연히 저렴한만큼 시설은 그닥 좋지 않았으며 여태까지 도미토리에서 많이 자봤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합숙하는 곳은 또 처음이었다. 좀 안 좋게 평가를 하자면 마치 닭장에서 잔다는 느낌도 살짝 있었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 배낭여행자다. 문제만 없다면 게스트하우스 방바닥에서도 잘 수 있는 그런 놈이다. 게다가 처음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내부환경도 하루 이틀 지내다보니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적응해버렸다. 다만 내 바로 옆에 있었던 어떤 녀석이 심하게 코를 골아서 알람을 따로 맞추지 않아도 아침만 되면 눈이 저절로 떠져버렸던 것은 끝내 적응이 되지 않았다.
까무까무 게스트하우스는 말만 게스트하우스이지 대부분은 이곳에서 장기체류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아마도 일자리 때문에 오키나와에 왔는데 비싼 물가탓에 집을 구하기보다는 이렇게 게스트하우스에서 거주하는가 보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게스트하우스가 적응이 되지 않았던 것도 있다. 서양 여행자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보이는 일본인들도 이곳에서 사는 사람이 많다보니 여행자가 이곳에 있기에는 어색했던 것이다. 그런데 오키나와에서 하루가 지났을 무렵 여기에 있는 친구들과 차츰 친해지기 시작했다.
2NE1과 빅뱅의 노래를 좋아한다는 18살의 소녀는 웃을 때 미소가 참 귀여웠다. 눈이 반달모양으로 사라지는데 현재 오키나와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KPOP을 무척 좋아해서 왠만한 노래는 다 알고 있었으며 2NE1의 박봄을 가장 좋아했다.
KPOP으로 시작했는지 아니면 뭘로 친해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어색했던 게스트하우스는 급격하게 친근하게 바뀌었다. 페이스북 친구도 서로 추가하고, 그들이 먹는 음식을 조금 맛보기도 했다.
"우리는 오키나와 여행을 어디로 다니면 좋을까? 혹시 추천해 줄만한 장소가 있어?"
"음... 글쎄 츄라우미 수족관?"
그들도 나하 시내의 관광지에 대해 아는 것은 없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하 시내에는 고쿠사이 거리와 슈리성을 제외하면 특별히 관광지가 없었다. 오죽했으면 여기중에서 슈리성을 가보지 않았던 친구들도 있었다.
그나마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친구들이라면 괜찮은데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영어를 아예 못하는 친구도 꽤 많았다. 처음에는 바디랭귀지 및 아는 일본어를 총동원해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재미있는 것이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구글 번역이었다.
구글 번역이 이렇게 위대한 줄은 몰랐다. 내가 한글로 타자를 치면 실시간으로 번역해주고, 그러면 옆에 있던 친구들은 번역된 글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을 해주거나 다시 일본어로 타자를 쳐서 대답을 해줬다. 과거 중국을 여행하던 사람들이 한자를 쓰며 필담을 나눴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현대에는 그게 메모지가 아니라 문명의 혜택 구글 번역으로 필담을 나눈셈이다. 조금 시간은 오래 걸리긴 했지만 진짜 재미있었다.
일본 사람들 모두가 아는 한국의 아이돌 카라와 소녀시대는 이미 유명하다. 물론 내가 느끼기에는 소녀시대보다는 카라의 인기가 훨씬 높긴 하더라. 실제로 여기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대부분 카라를 선호했다. 어쨌든 남자들에게 누구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니 아주 히죽대며 좋아하길래 내가 구글 번역으로 날려봤다.
영어를 잘 못하는 한 친구는 나에게 구글 번역으로 이런 메세지를 남기기도 했다. '너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은데 언어가 통하지 않아 분하다.'
까무까무 게스트하우스는 11시면 침실을 소등하고, 12시가 되면 거실까지 소등한다. 그렇지만 여행자 및 여기에서 지내는 친구들은 12시가 되어도 잘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신 소리를 낮춰 소근대며 떠드는데 덕분에 난 이날 새벽 4시에 잠들었다.
커다란 병에 담긴 술은 오키나와 술인 '아와모리'로 보통 얼음에 희석시켜 먹는다. 내가 아와모리가 맞냐고 물어보자 덩치가 제법있는 친구가 나에게 술을 따라준다. 그래놓고는 한국식 스타일로 마시자며 혼자 원샷을 해버리는 것이 아닌가. 난 잘했다고 말하고 조금씩 마셨다. 하하하.
나중에는 많이 친해져서 그런지 서로 일본어와 한국어도 배우기도 하고, 라면도 나눠 먹기도 했다. 역시 일본의 라면은 너무 밋밋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페퍼소스가 필요하다고 하니까 아주 기겁을 하곤 했다.
오키나와 여행을 하는 동안 이렇게 매일 방바닥에 앉아 얘기를 하고 놀았다. 라면을 먹는 친구에게 맛을 물어보니 나에게 먹어보라고 권해주기도 하고, 마지막 날에는 같이 하리축제(조정과 비슷)도 구경하러 갔다. 짧은 시간 같이 지냈지만 같이 놀러다닐 수 있을만큼 친해졌다는 것도 바로 배낭여행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날 우리는 공항으로 가기 전에 작별인사 겸 기념사진을 찍기로 했다. 게스트하우스의 스탭이었던 긴머리 남자에게 사진을 부탁하자 자신의 얼굴을 향해 셀카를 찍는 개그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이렇게 사진을 찍었다. 잘있으라고 인사를 나누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왔는데 이 친구들도 일제히 밖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거리에서 손을 흔들면서 잘가라고 인사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큰소리로 "사랑해요!" 라고 외치는 것이었다. 그들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깔깔거리며 웃었고, 우리가 다른 골목으로 사라지기 전까지 계속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여행을 하면서 일본인을 만나본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의외로 정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어쩌면 같은 아시아인이라서 동질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오키나와는 특별히 볼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매력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들과 만났기 때문에 오키나와 여행은 즐거울 수 있었다. 즉 오키나와는 별로였지만 오키나와 여행은 즐거웠다. 한국으로 돌아와보니 사키는 페이스북에 댓글을 한글로 남겼다.
"친구...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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