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에 도착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국내선을 타고 곧바로 족자카르타로 이동해야 했다. 원래 자카르타에 볼 게 많이 없으니 빨리 이동해도 상관없을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자카르타에서 빨리 뜨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막상 떠날려고 보니 많이 아쉬웠다. 좀 더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떠날 때 생겼던 것이다.
모나스의 개구멍을 통과해 빠져나오니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공항버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감비르(Gambir) 역 바로 옆이 공항버스 정류장이었다.
감비르에서 출발하는 공항버스는 거의 30분마다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첫 버스는 오전 3시 30분부터 있었고, 마지막 버스는 오후 8시였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에는 15분마다 운행한다.
가격은 2만 루피아였다. 물가가 아직 적응이 안 되었다고는 하나 2만 루피아면 무척 저렴하다고 느껴졌다. 택시 기사와 흥정도 제대로 안 한 탓이기도 하지만 18만 루피아를 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대체 난 얼마나 손해를 봤던 것인가. 애써 자카르타에 도착한 이후는 시간 싸움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위로해 본다. 버스에 올라타자 곧바로 출발했다.
이제 버스의 창을 통해서 자카르타를 볼 수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곳이었는데 다시 한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버스를 타고 국내선 공항까지는 약 1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자카르타의 혼잡한 교통 상황을 생각하면 꼭 그렇다라는 보장은 없었던 셈이다. 아무리 국내선이지만 예측하기 쉽지 않은 교통 상황이라 늦을까봐 슬슬 걱정이 되었다. 결국 자카르타 국내선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륙이 거의 1시간 정도 남았을 무렵이었다.
자, 이제 국내선을 타러 들어가 볼까?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국내선이라는 말만 듣고 버스에서 내렸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은 라이언 에어였다. 그냥 단순히 항공사의 광고라고 하기엔 영어로 써있는 터미널 1B가 마음에 걸린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여기는 라이언 에어의 탑승 터미널이라고 했다. 이럴수가! 스리위자야 에어는 훨씬 더 멀리 있다는 말에 마음이 조급해져서 빠른 걸음을 걸었다. 국내선이라고 우습게 봤는데 공항이 생각보다 너무 컸다.
라이언 에어에서 10분이나 더 걸어가니 스리위자야 에어 간판이 보였다. 일단 시간이 없으니 서둘러 카운터로 달려갔다. 카운터는 생각보다 한산했고, 체크 인은 너무나 간단히 이루어졌다.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배낭은 어떻게 하냐니까 그제서야 "짐을 실어 줄까요?"라고 했다. 당연히 이런 배낭을 메고 비행기를 탈 수 없는거 뻔히 알면서 마치 선심을 쓰듯이 이야기를 한다.
돌이켜 보면 인천공항부터 얼마나 이동하는지 모르겠다. 비행기에서 쪽잠을 잔 것을 빼면 인천공항 12시간, 쿠알라룸푸르행 비행기 7시간, 쿠알라룸푸르 LCCT에서 5시간 대기, 자카르타행 비행기 2시간, 자카르타에서 몇 시간 돌아다닌 후 이렇게 공항에 도착해 또 다른 이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거 일정이 장난 아닌걸? 여기서 족자카르타까지 아무리 못해도 1시간은 걸릴테니 피로가 누적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족자카르타에 도착해서 얼른 숙소를 찾아 짐을 풀고 푹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배고파서 뭘 집어먹을까 생각했다가 그냥 게이트 앞으로 가기로 했다. 자카르타의 국내선은 공항세가 있었다. 공항세로 무려 4만 루피아를 내야 했다.
스리위자야를 타는 공항 터미널은 조금 독특해 보였다. 뻥 뚫린 공간에 사방으로 길이 있었는데 그 끝이 바로 탑승 게이트였던 것이다. 보딩패스에는 분명 B7게이트에서 탄다고 나와있는데 막상 보니 족자카르타는 나오지도 않았다. 근데 B7로 가서 물어보니 맞다고는 했다.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데 역시 예상대로 정시에 출발하지 않았다. 6시 10분에 탑승한다는 비행기는 10분이 지나도 20분이 지나도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늘 저가항공을 타면 경험하는 연착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뭐 그러려니 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40분에 이륙 예정이었는데 탑승을 시작했다. 처음 마주하게 된 스리위자야 항공기는 생각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보통 인도네시아에서는 라이언 에어가 항공편도 많고, 이용객도 많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선택한 것이 스리위자야 에어였는데 이정도면 충분히 탈만해 보였다. 그런데 하필 탑승하자마자 몇 달 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추락한 사고를 기억해 냈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항상 재수없는 상상이 떠오르는 것은 대체 왜 일까?
좌석은 거의 끝이었기 때문에 비행기 뒤쪽을 이용해서 탔다. 원래 인도네시아 여행을 하는 동안 항공편을 이용할 생각은 없었다. 버스나 기차를 이용해서 반둥이나 다른 도시를 둘러보고 싶었는데 떠나기 며칠 전에 인도네시아가 너무 넓고, 여행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가급적이면 힘들더라도 육로로 다니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족자카르타로 바로 이동하기로 변경된 것이다.
스리위자야 항공사의 승무원들의 미모가 돋보였다. 특히 염색을 한 분이 제일 괜찮아 보였는데 안타깝게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
저가항공이라 기대도 안 했는데 놀랍게도 물을 준다. 사탕도 준다. 그리고 더 놀라운 점은 바로 기내식으로 빵을 준다는 것이다. 아니 이럴수가! 생각해보면 이 항공편 예약했을 때 5만원도 안 냈던 것 같은데 기내식에 그저 감격스러웠다. 빵은 약간 불량식품을 연상케 했지만 저녁을 먹지 않은 탓에 맛있게 먹었다.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려 족자카르타(Yogyakarta)에 도착했다. 공항을 빠져 나오니 역시 반기는 사람은 삐끼 아저씨들 뿐이었다.
모나스의 개구멍을 통과해 빠져나오니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공항버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감비르(Gambir) 역 바로 옆이 공항버스 정류장이었다.
감비르에서 출발하는 공항버스는 거의 30분마다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첫 버스는 오전 3시 30분부터 있었고, 마지막 버스는 오후 8시였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에는 15분마다 운행한다.
가격은 2만 루피아였다. 물가가 아직 적응이 안 되었다고는 하나 2만 루피아면 무척 저렴하다고 느껴졌다. 택시 기사와 흥정도 제대로 안 한 탓이기도 하지만 18만 루피아를 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대체 난 얼마나 손해를 봤던 것인가. 애써 자카르타에 도착한 이후는 시간 싸움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위로해 본다. 버스에 올라타자 곧바로 출발했다.
이제 버스의 창을 통해서 자카르타를 볼 수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곳이었는데 다시 한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버스를 타고 국내선 공항까지는 약 1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자카르타의 혼잡한 교통 상황을 생각하면 꼭 그렇다라는 보장은 없었던 셈이다. 아무리 국내선이지만 예측하기 쉽지 않은 교통 상황이라 늦을까봐 슬슬 걱정이 되었다. 결국 자카르타 국내선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륙이 거의 1시간 정도 남았을 무렵이었다.
자, 이제 국내선을 타러 들어가 볼까?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국내선이라는 말만 듣고 버스에서 내렸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은 라이언 에어였다. 그냥 단순히 항공사의 광고라고 하기엔 영어로 써있는 터미널 1B가 마음에 걸린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여기는 라이언 에어의 탑승 터미널이라고 했다. 이럴수가! 스리위자야 에어는 훨씬 더 멀리 있다는 말에 마음이 조급해져서 빠른 걸음을 걸었다. 국내선이라고 우습게 봤는데 공항이 생각보다 너무 컸다.
라이언 에어에서 10분이나 더 걸어가니 스리위자야 에어 간판이 보였다. 일단 시간이 없으니 서둘러 카운터로 달려갔다. 카운터는 생각보다 한산했고, 체크 인은 너무나 간단히 이루어졌다.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배낭은 어떻게 하냐니까 그제서야 "짐을 실어 줄까요?"라고 했다. 당연히 이런 배낭을 메고 비행기를 탈 수 없는거 뻔히 알면서 마치 선심을 쓰듯이 이야기를 한다.
돌이켜 보면 인천공항부터 얼마나 이동하는지 모르겠다. 비행기에서 쪽잠을 잔 것을 빼면 인천공항 12시간, 쿠알라룸푸르행 비행기 7시간, 쿠알라룸푸르 LCCT에서 5시간 대기, 자카르타행 비행기 2시간, 자카르타에서 몇 시간 돌아다닌 후 이렇게 공항에 도착해 또 다른 이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거 일정이 장난 아닌걸? 여기서 족자카르타까지 아무리 못해도 1시간은 걸릴테니 피로가 누적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족자카르타에 도착해서 얼른 숙소를 찾아 짐을 풀고 푹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배고파서 뭘 집어먹을까 생각했다가 그냥 게이트 앞으로 가기로 했다. 자카르타의 국내선은 공항세가 있었다. 공항세로 무려 4만 루피아를 내야 했다.
스리위자야를 타는 공항 터미널은 조금 독특해 보였다. 뻥 뚫린 공간에 사방으로 길이 있었는데 그 끝이 바로 탑승 게이트였던 것이다. 보딩패스에는 분명 B7게이트에서 탄다고 나와있는데 막상 보니 족자카르타는 나오지도 않았다. 근데 B7로 가서 물어보니 맞다고는 했다.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데 역시 예상대로 정시에 출발하지 않았다. 6시 10분에 탑승한다는 비행기는 10분이 지나도 20분이 지나도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늘 저가항공을 타면 경험하는 연착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뭐 그러려니 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40분에 이륙 예정이었는데 탑승을 시작했다. 처음 마주하게 된 스리위자야 항공기는 생각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보통 인도네시아에서는 라이언 에어가 항공편도 많고, 이용객도 많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선택한 것이 스리위자야 에어였는데 이정도면 충분히 탈만해 보였다. 그런데 하필 탑승하자마자 몇 달 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추락한 사고를 기억해 냈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항상 재수없는 상상이 떠오르는 것은 대체 왜 일까?
좌석은 거의 끝이었기 때문에 비행기 뒤쪽을 이용해서 탔다. 원래 인도네시아 여행을 하는 동안 항공편을 이용할 생각은 없었다. 버스나 기차를 이용해서 반둥이나 다른 도시를 둘러보고 싶었는데 떠나기 며칠 전에 인도네시아가 너무 넓고, 여행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가급적이면 힘들더라도 육로로 다니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족자카르타로 바로 이동하기로 변경된 것이다.
스리위자야 항공사의 승무원들의 미모가 돋보였다. 특히 염색을 한 분이 제일 괜찮아 보였는데 안타깝게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
저가항공이라 기대도 안 했는데 놀랍게도 물을 준다. 사탕도 준다. 그리고 더 놀라운 점은 바로 기내식으로 빵을 준다는 것이다. 아니 이럴수가! 생각해보면 이 항공편 예약했을 때 5만원도 안 냈던 것 같은데 기내식에 그저 감격스러웠다. 빵은 약간 불량식품을 연상케 했지만 저녁을 먹지 않은 탓에 맛있게 먹었다.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려 족자카르타(Yogyakarta)에 도착했다. 공항을 빠져 나오니 역시 반기는 사람은 삐끼 아저씨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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