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에서 나는 방황했다
다음 날 나는 사우스뱅크쪽에서 차이나타운 방향으로 걸어갔다. 명훈이는 나와 다르게 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나는 다시 내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할 방황자였다. 호주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먹고 사는 걱정에 가슴이 턱 막히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처음 온 나라인데 즐기면서 사진 찍고 다닐 여유조차 나에겐 없었다. 이른 아침 다리를 건너는데 어찌나 덥던지 점점 뒤에 메고 있던 노트북이 압박으로 다가왔다. 자꾸 그러면 안 되는데 고작 돈이 없다는 이유로 호주에 괜히 왔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호주에서 내딛 나의 거침없는 첫발은 기대감과 설레임보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는 뜻이었다. 브리즈번강도 색깔이 태국의 짜오프라야강과 다를바 없어 보였다. 들은 이야기로 최근에 비가 많이 와서 저렇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