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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할까?
짧다고는 할 수 없지만 1년간 해외에서 지내다 어제밤 한국에 도착했다. 밤이라 한국이 변한지 안 변한지도 잘 구분이 되질 않았다. 다만 인천공항에 내린 순간부터 기나긴 여정이 끝나는구나라는 후련하면서도 섭섭한 마음이 교차했다.

어제 밤 내달려 11시에 대전에 도착했다. 곧장 집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특별한 점은 잘 모르겠다. 그냥 택시비 기본료가 2300원이라는 점 빼고. 오늘 낮에는 잠깐 집 앞 대학가 거리를 나갔는데 방학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한가했다. 어쨋든 이 곳도 몇 몇 상점이 변하긴 했지만 여전해 보였다.


지난 1년간 홍콩과 마카오를 국가로 취급하면 6개국을 돌고 들어왔는데 그 동안 지내온 수 많은 이야기들이 내 머리속을 맴돌고 있다. 작년 여름 떠났을 때는 정말 단순한 루트라고 생각될 정도로 어학연수의 개념으로 필리핀에서 시작했다. 물론 애초에 필리핀 어학연수가 내 전부가 아니었고, 단지 일부에 불과했을 뿐이었다. 호주까지 건너가는 과정도 역시 조금은 평범했다. 요즘에야 워낙 한국 사람들이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로 오는 까닭에 그리 특별한 경험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간 있었던 일들은 과연 평범하지 않았다. 게다가 난 한국으로 바로 들어오지 않았고 태국행을 선택했다.

춥고 무력하게 지내던 멜번 생활을 접고 배낭을 메고 떠나기 시작했다. 케언즈로 곧바로 향했고, 시드니로 날아와서는 이틀 뒤에 출국을 해버렸다. 그리고 날아간 곳은 홍콩 하지만 난 홍콩에서 불과 3시간만에 또 출국을 했다. 그렇게 태국과 캄보디아를 날아간 뒤 홍콩으로 돌아와서 홍콩과 마카오에서 짧게나마 지냈다. 비록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녔지만 나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더 가벼웠다. 그건 아마도 자유를 느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아직은 머리 속이 복잡해서 무엇부터 펼쳐놔야 할지 모르겠다. 블로그도 1년간 방치에 가깝게 버려져 있었고, 한국에서 해야할 일, 외국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해야 할 일 등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제 마음을 조금은 가라앉히고 다시 또 달려가련다. 달리고 달렸지만 이제 또 다른 시작일 뿐이라고 혼잣말을 한다. 내가 몇 번이고 읽었던 책(한국에 오자마자 또 읽고 있다) '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의 저자 사와키 고타로가 말했다. '진지하게 한번 미쳐보고 싶었다' 라고 나 역시 앞으로도 계속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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