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한국으로, 1년 여정의 마침표를 찍다! 설렜다. 약 1년 동안 해외에서 지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의미일 테지만 그래도 기대감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한국으로 들어가면 나는 학교로 돌아가 마지막 학기 수업을 듣는 또 '복학생'의 삶이 기다리고 있었고, 당장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형국이었다. 뭐, 그건 어떻게든 되겠지. 점심쯤에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되지만 홍콩을 좀 더 느끼고 싶은 마음에 매우 일찍 일어나서 거리를 걷고 싶었다. 늘 느끼는 것이었지만 청킹맨션 앞에 나오면 마치 차원이 다른 세상에 나온 기분이 느껴졌다. 침사추이 거리를 한 바퀴 돌았다. 매일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걸었던 거리였는데 막상 떠나려고 보니 구석구석 돌아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골목에 들어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몰려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홍콩에서의 마지막 밤, 그리고 침사추이 야경 마땅히 할 게 없었던 나는 아무 트램이나 잡아탔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트램이었지만 그냥 홍콩에서 트램을 한 번 타보고 싶었다. 트램에 타자마자 2층으로 올라갔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의자의 대부분이 젖어 있었다. 홍콩의 트램은 외관으로 봐도 그렇겠지만 실제로도 상당히 좁았다. 좌석에 앉아 홍콩의 도심을 구경했다. 잠시 후 무지막지하게 소나기가 쏟아지니 사람들이 허겁지겁 문을 닫기 시작했다. 창문은 아래로 내려져있는데 그걸 위로 잡아 올리면 닫힌다. 근데 쉽게 닫히지는 않았다. 비를 맞으면서 창문을 닫아도 문제였던 건 내부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후덥지근할 정도로 더워졌다. 겉보기에는 트램 타는 게 재미있을 것 같은데 생각만큼 쾌적하지는 않았다. 홍콩에서 가장 멋있었던 빌딩은 단연 중국은행타워(China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심심했던 웨스턴마켓 홍콩도 돌아다녀봤고, 마카오도 갔다 왔으니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을 했다. 일단 무작정 나가기로 결심을 하고, 사람이 간신히 서있을 정도로 좁은 화장실에서 샤워를 했다. 나갈 채비를 한 뒤 카운터로 가서 내일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 네팔 친구들은 나에게 예약할 필요는 전혀 없다면서 청킹맨션 앞 버스 정류장에서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고 했다. 간단했다. 코앞이 한국인 것처럼 느껴졌다. 벌써 나의 여정이 끝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우선 밖으로 나갔다. 그냥 침사추이 거리를 걷다가 기념품 가게가 보이 길래 구경했다. 평소에 기념품은 전혀 구입하지 않는 나였지만 의외로 홍콩에서 돈이 남아서 어쩔 수 없이 돈을 써야했다. 비싼 물건은 사지 않고 그냥 간단한 기념품..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벽만 남아있는 세계문화유산, 성 바울 성당 마카오는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처음 지도를 봤을 때는 넓게 퍼져있는 관광지를 어떻게 돌아보나 했는데 사실 걸어서도 거의 대부분의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을 정도였다. 내가 마카오에서 본격적으로 돌아다닌 때가 점심 이후로 어쩌면 조금 늦은 시각부터 돌아다녔는데 그럼에도 충분했다. 로우 카우 저택(Lou Kau Mansion)이라고 하는데 1889년에 건설된 중국 상인의 집이라고 한다. 마카오는 도시 전체가 유적지라고 할 정도로 세계문화유산으로 가득했는데 이 로우 카우 저택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냥 내 느낌으로는 오래된 집이라는 것 밖에 모르겠다. 마카오 구 시가지를 걷다 보면 뭐든지 다 유적지 같아 보였다. 세나도 광장을 지나면 관광객들이 무척 많다. 이 근처에 유명 관광지가 특히 많았는데 사실 지도가 없..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마카오 세나도광장에는 물결이 보인다 가이드북 하나 없이 떠돌아다녔던 여행은 사실 평소보다 더 고생스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었다. 길을 잘 몰라서 헤매다가도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닐 수 있어 좋았고, 예상치 못했던 명소가 나타나면 새로운 장소에 대한 즐거움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런 비슷한 이유로 마카오도 가보고 싶어졌다.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은 공항에서 가지고 왔던 지도 한 장뿐이었는데 구룡반도(Kowloon)에서 출발하는 뱃길 중에 마카오행(To Macau)이 보였다. 분명 마카오까지는 가까울 거라는 예상만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무작정 선착장으로 향했다. 아침에 홍콩섬을 바라보니 구름이 자욱해서 그런지 더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청킹맨션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고는 하지만 걸어서는 시간이 꽤 걸렸다. 시원하게 펼쳐진 ..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스타페리를 타고 홍콩섬에서 구룡반도로 '2.2불의 호화로운 항해' 지겹도록 봤던 홍콩의 야경이었지만 빅토리아 피크에서 내려오는데 나의 눈은 창밖에 펼쳐진 멋진 야경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다시 홍콩의 한 가운데에 멈춰선 나는 어디론가 가야 했다. 거의 누군가에게 떠밀리듯 언덕에서 아래로 내려갔다. 여전히 홍콩의 거리가 무척 복잡하다고 느껴졌다. 지도를 봐도 도무지 감이 안 잡히는 까닭에 늦은 시각까지도 거리를 헤매고 있었다. 홍콩은 어느 은행에서 발행했는지에 따라 지폐의 그림이 다른 매우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중국은행이 발행한 홍콩 20달러에는 바로 이 중국은행타워가 그려져 있었다. 아주 독특했던 건물로 그냥 겉모습만으로도 이목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사선으로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밤에도 미래형 건물처럼 보인다. 물론 이 빌딩도 상당히 높긴 했지만..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백만불짜리 홍콩 야경을 위해 25불을 아끼다 스카이 테라스에서 홍콩의 끝내주는 경치를 보는 것도 지겨워질 때쯤 느낀 것이지만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이곳을 온 탓에 가장 큰 볼거리였던 야경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있었다. 아직은 해가 지려면 좀 더 있어야 했는데 막연하게 스카이 테라스에 있는 것보다는 안에 들어가서 다른 거라도 구경하려고 했다. 그때 마침 한 관광객이 안내원에게 다가가 화장실에 가려고 하는데 안에 들어가야 하냐고 물었는데 화장실은 안에만 있고, 그보다도 안에 들어가면 다시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서 입장료를 또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럴수가!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입장료를 또 내야 한다는 그 말 때문에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시간은 흘러 계속 보는 것으로는 지겨워졌고, 몸도 너무 피곤해서 그냥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남들..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우연히 찾아간 홍콩의 쉼터, 보타닉 가든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에서 올라와 바로 좌측으로 가다가, 아래쪽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이곳에서는 사람의 발걸음이 많지 않은지 홍콩 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조용했다. 풍경도 그냥 산 위에서 저 아래 도심지의 전망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실제로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 꼭대기는 상당히 높은 곳이라 어느정도 맞는 말이기도 했다. 고가 도로가 나와 적잖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있었다. 나는 점점 이상한 길로 걸어가는 듯 했다. 무슨 홍콩의 구석진 곳을 탐험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도 없는 곳만 골라서 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아래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언젠가 중심지가 나오겠지 생각하고 걸었는데, '홍콩 보타닉 가든' 이정표를 보고 새로운 종착지로 삼아버렸다. 잠시 뒤에 도착한 곳..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