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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월정리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고래가 될 카페’라는 독특한 이름의 카페를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꼭 이 카페가 아니더라도 이 주변 바다가 아름다워 저절로 멈춰 서게 될 것이다.


고래가 될 카페는 카페치고는 꾸며진 게 거의 없다. 세련되고 아름다운 카페를 생각했다면 곤란하다. 오히려 너무 투박하다 싶을 정도로 꾸며진 게 없다. 그나마 벽에 그려진 그림과 전시된 몇 개의 작품이 카페 분위기를 살려주고 있었다.


메뉴판도 참 단순하다. 삐뚤삐뚤 쓴 글자만 본다면 그냥 대충 만든 것 같다. ‘월정 블루우 레모네이드’, ‘두근두근 레몽 에이드’, ‘댄씽 죠르바’, ‘귤꽃 소복 사르르’ 등  이름이 참 재미있다. 난 이름도 참 독특한 ‘아이 니드 썬샤인’을 골랐다. 사실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음료를 주문하고, 카페를 살짝 돌아봤다. 고래가 될 카페에서 온 사람들은 대부분 밖에 있다. 시원한 바다를 배경을 바라보며 마실 수 있는 곳인데 안에서 있는 건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다.


바닥이나 벽이 정돈된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사람들이 좋아하나 보다. 흡사 창고 느낌도 나는데 주변에는 재미있는 문구와 그림이 있다.


고래가 될 카페에서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은 벽에 구멍이 뚫린 자리다.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뚫린 벽을 통해 바깥을 바라볼 수 있다. 저 구멍이 바로 액자와 같다. 물론 그냥 밖으로 나가도 되지만 구멍을 통해서 바깥을 바라보는 게 훨씬 재미있다.


바깥에 놓인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를 응용해 안에서 바깥으로 사진을 찍는 프레임도 가능하다.


내가 주문한 아이 니드 썬샤인은 바나나 쉐이크가 나왔다. 바나나 쉐이크에 올려진 달달한 무언가가 있는데 이걸 섞어서 마시면 된다. 살짝 걸쭉한 느낌이지만, 잘 섞어 마시니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고래가 될 카페는 외형만 보면 투박하지만, 자유로운 느낌을 가득 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마침 날씨까지 좋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내가 한 것이라곤 그저 앉아서 주변을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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