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립소를 보고 카오산로드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10시가 넘었다. 하지만 카오산로드에서는 이제 ‘겨우’ 10시를 의미할 뿐이다.
카오산로드에서 다시 줄리안형과 만났다. 줄리안형을 소개하자면 불가리아계 호주인이다. 4년 전 태국에서 만난 이후로 한국에서도 몇 번 만나고, 이번에 태국에서 만날 정도로 인연이 이어지게 되었는데, 더 재밌는 사실은 한국말을 무척 잘한다는 점이다.
이미 줄리안형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어 자연스럽게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어디서 만났는지 모를 싱가포르 여자와 함께 수다를 떨게 되었고, 한참 후에는 자신의 친구라는 네덜란드 남자도 합석하게 되었다. 라이브 공연을 하는 바에서 맥주를 한 병씩만 시켜놓고 오랫동안 시간을 때웠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 맥주를 한 잔 더 하기로 했다. 갑작스럽게 합류한 네덜란드 남자도 좋다고 했다.
내가 먼저 무작정 나가자고 했지만 항상 이럴 때마다 갈 데를 찾지 못해서 방황하곤 한다. 그저 시끄럽지 않은 장소를 찾고 싶었던 건데, 하긴 생각해보면 카오산로드에서 시끄럽지 않은 장소를 찾는다는 건 그야말로 모순이다. 대체 여기서 시끄럽지 않은 곳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짧은 여행이지만 함께 했던 연준이와 줄리안형, 그리고 갑작스럽게 만난 두 사람. 카오산로드 한복판에서 방황하다 결국 시끄러운 음악이 바로 옆에서 흘러나오던 노점에 앉게 되었다. 옛날에도 여기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한국 사람을 만났던 기억이 있는데 바로 그 자리였다. 시끄러운 장소를 피해서 왔는데 여긴 더 시끄러웠다.
사람은 무지하게 많고,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정신이 없었지만 이게 카오산로드의 매력이니 그러려니 했다. 어차피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런 정신없음도 그리울테니깐.
가볍게(?) 맥주를 더 마셨다. 시끄러운 와중에도 옆에 앉았던 네덜란드 친구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네덜란드어도 몇 마디 배웠다. 몇 마디 들었을 뿐인데도 영어보다 더 발음하기는 쉬운 것 같았다.
잠시 후 이 두 친구는 내일 일정도 있고, 피곤하다며 먼저 들어갔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좀 더 있었지만, 경찰 아저씨의 출동으로 노점에서 일어났다. 새벽 1시쯤으로 기억되는데 원래도 경찰이 이렇게 새벽에 등장 했었나 의문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마시다 남은 맥주잔을 들고 카오산로드를 걸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일부는 춤을 추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른 어떤 여행자 거리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 아닌가 싶다.
한쪽에는 조용히 맥주를 마시는 무리도 있고, 맥주를 마시다 말고 마사지를 받는 무리도 볼 수 있었다.
줄리안형이 갑자기 노점 앞에 멈춰서 닭꼬치를 샀다. 하나 뺏어 먹어봤는데 나름 간식용으로 괜찮았다.
플라스틱 맥주잔을 들고 거리를 걷는데 기분이 무척 좋았다.
케밥을 팔던 여자와 사진을 찍기도 하고, 거리에서 술에 취한 무리와 갑작스럽게 어울리기도 했다. 난 어떤 핀란드 여행자와 술잔을 들고 한참 이야기를 했는데 비록 술에 취한 상태라 해도 아무나 어울릴 수 있는 건 언제나 즐겁다. 물론 카오산로드라 가능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태국식 죽을 먹으러 가기로 했기 때문에 이들과는 대충 인사하고 헤어졌다.
서양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새벽 1시가 넘었는데도 여전히 노점이 운영 중이다. 죽은 카오산로드 뒤편에 있는 노점 밀집 지역에서 판다. 이미 한국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이라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한국식 죽과는 다르게 조금 더 부드럽고 고기 덩어리가 들어있다. 여기에 게란을 추가해서 먹으면 딱 좋다. 옆에는 간장이 있으니 싱거우면 살짝 넣어서 먹으면 된다. 생강도 있지만 맛이 너무 세서 보통은 넣지 않는다.
적당히 허기진 상태에서 먹는 죽이라 더욱 맛있었다.
새벽 2시가 넘어서 줄리안형과 헤어졌다. 시간이 좀 더 많았다면 파타야로 놀러가도 재밌었을 것 같은데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마사지를 받는 사람이 있다. 대단하다.
우리는 람부뜨리 거리로 이동해 다시 맥주를 마셨다. 마지막 밤이기도 해서 이대로 들어가기엔 너무 허전했다. 대충 맥주 한잔을 놓고 마시는데 문제는 이날 정말 추웠다. 낮에는 선선해서 좋았는데 새벽이 되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추워졌다. 몇 번 방콕을 여행했어도 이렇게 추운 날씨는 처음이었다. 몸이 떨릴 정도여서 도저히 오래 있기가 힘들었다.
들어가야 했다. 물론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 맥주도 계속 마셨으니 더 이상 아쉬워할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방콕에 맥주 마시러 간다고 했을 정도로 별다른 목적도 없었는데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갔다.
카오산로드에서 다시 줄리안형과 만났다. 줄리안형을 소개하자면 불가리아계 호주인이다. 4년 전 태국에서 만난 이후로 한국에서도 몇 번 만나고, 이번에 태국에서 만날 정도로 인연이 이어지게 되었는데, 더 재밌는 사실은 한국말을 무척 잘한다는 점이다.
이미 줄리안형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어 자연스럽게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어디서 만났는지 모를 싱가포르 여자와 함께 수다를 떨게 되었고, 한참 후에는 자신의 친구라는 네덜란드 남자도 합석하게 되었다. 라이브 공연을 하는 바에서 맥주를 한 병씩만 시켜놓고 오랫동안 시간을 때웠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 맥주를 한 잔 더 하기로 했다. 갑작스럽게 합류한 네덜란드 남자도 좋다고 했다.
내가 먼저 무작정 나가자고 했지만 항상 이럴 때마다 갈 데를 찾지 못해서 방황하곤 한다. 그저 시끄럽지 않은 장소를 찾고 싶었던 건데, 하긴 생각해보면 카오산로드에서 시끄럽지 않은 장소를 찾는다는 건 그야말로 모순이다. 대체 여기서 시끄럽지 않은 곳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짧은 여행이지만 함께 했던 연준이와 줄리안형, 그리고 갑작스럽게 만난 두 사람. 카오산로드 한복판에서 방황하다 결국 시끄러운 음악이 바로 옆에서 흘러나오던 노점에 앉게 되었다. 옛날에도 여기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한국 사람을 만났던 기억이 있는데 바로 그 자리였다. 시끄러운 장소를 피해서 왔는데 여긴 더 시끄러웠다.
사람은 무지하게 많고,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정신이 없었지만 이게 카오산로드의 매력이니 그러려니 했다. 어차피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런 정신없음도 그리울테니깐.
가볍게(?) 맥주를 더 마셨다. 시끄러운 와중에도 옆에 앉았던 네덜란드 친구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네덜란드어도 몇 마디 배웠다. 몇 마디 들었을 뿐인데도 영어보다 더 발음하기는 쉬운 것 같았다.
잠시 후 이 두 친구는 내일 일정도 있고, 피곤하다며 먼저 들어갔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좀 더 있었지만, 경찰 아저씨의 출동으로 노점에서 일어났다. 새벽 1시쯤으로 기억되는데 원래도 경찰이 이렇게 새벽에 등장 했었나 의문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마시다 남은 맥주잔을 들고 카오산로드를 걸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일부는 춤을 추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른 어떤 여행자 거리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 아닌가 싶다.
한쪽에는 조용히 맥주를 마시는 무리도 있고, 맥주를 마시다 말고 마사지를 받는 무리도 볼 수 있었다.
줄리안형이 갑자기 노점 앞에 멈춰서 닭꼬치를 샀다. 하나 뺏어 먹어봤는데 나름 간식용으로 괜찮았다.
플라스틱 맥주잔을 들고 거리를 걷는데 기분이 무척 좋았다.
케밥을 팔던 여자와 사진을 찍기도 하고, 거리에서 술에 취한 무리와 갑작스럽게 어울리기도 했다. 난 어떤 핀란드 여행자와 술잔을 들고 한참 이야기를 했는데 비록 술에 취한 상태라 해도 아무나 어울릴 수 있는 건 언제나 즐겁다. 물론 카오산로드라 가능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태국식 죽을 먹으러 가기로 했기 때문에 이들과는 대충 인사하고 헤어졌다.
서양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새벽 1시가 넘었는데도 여전히 노점이 운영 중이다. 죽은 카오산로드 뒤편에 있는 노점 밀집 지역에서 판다. 이미 한국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이라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한국식 죽과는 다르게 조금 더 부드럽고 고기 덩어리가 들어있다. 여기에 게란을 추가해서 먹으면 딱 좋다. 옆에는 간장이 있으니 싱거우면 살짝 넣어서 먹으면 된다. 생강도 있지만 맛이 너무 세서 보통은 넣지 않는다.
적당히 허기진 상태에서 먹는 죽이라 더욱 맛있었다.
새벽 2시가 넘어서 줄리안형과 헤어졌다. 시간이 좀 더 많았다면 파타야로 놀러가도 재밌었을 것 같은데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마사지를 받는 사람이 있다. 대단하다.
우리는 람부뜨리 거리로 이동해 다시 맥주를 마셨다. 마지막 밤이기도 해서 이대로 들어가기엔 너무 허전했다. 대충 맥주 한잔을 놓고 마시는데 문제는 이날 정말 추웠다. 낮에는 선선해서 좋았는데 새벽이 되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추워졌다. 몇 번 방콕을 여행했어도 이렇게 추운 날씨는 처음이었다. 몸이 떨릴 정도여서 도저히 오래 있기가 힘들었다.
들어가야 했다. 물론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 맥주도 계속 마셨으니 더 이상 아쉬워할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방콕에 맥주 마시러 간다고 했을 정도로 별다른 목적도 없었는데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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