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에 재밌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혹은 인생의 선배를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 어떨까? 그러면 제가 떠날 여행에 대해 도움을 받거나, 독특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거나, 조언이나 충고를 듣거나, 그냥 그것도 아니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시시콜콜 잡담을 하는 것조차도 분명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커피를 사달라고 페이스북에 올렸고, 가까운 분들은 그냥 연락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정말 많은 분들이 커피(술이 더 많았지만…)를 사주시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사실 올릴 때만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만남에 응할까 내심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한달 반 동안 20분 넘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제가 평소 자주 볼 수 없는 분들을 대상으로 세었을 때만 그렇고,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거의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술을 마셨을 정도니까요.
커피, 술, 그리고 밥을 사주시면서 여러 위치에 계신 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부터 현실적인 조언까지, 전부 저에겐 열렬한 지지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어떤 ‘도움’을 기대했던 것보다도 사람과의 ‘만남’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었던 만큼 전 충분히 만족합니다. 제가 이 만남을 통해 무얼 하겠다는 건 아니었으니까요. 프로젝트라고 불렀지만 실제로는 그냥 별 대단할 것도 없는 그저 개인적인 목표였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만남 뿐만 아니라 여행 잘 다녀오라며 지갑, SD 메모리, 이어폰, 파우치, 침낭, 신발 등 선물도 많이 받았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저는 그 동안 몰랐던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행은 맨 몸으로 떠나지만, 든든한 우군을 만난 것처럼 기분이 좋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더불어 시간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한 분들도 많은데(그 중에는 선물만 보내주신 분도), 역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위 사진에는 없지만 친구, 직장 선배의 경우도 많이 챙겨줬는데 그저 감사하다는 말만 전해 무척 죄송하네요.
즐거웠습니다.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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