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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스부르크 → 프랑크푸르트, 히치하이킹 8시간


원래 다른 나라에서는 작은 도시일수록 히치하이킹하기 쉬운데 독일은 이상하게 더 어려운 느낌이다. 라벤스부르크(Ravensburg) 지도를 봤을 때는 대충 30번 도로로 나가는 길목에서 하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히치를 하려면 차가 멈출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럴 공간이 없었다. 한참을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32번 도로 끝으로 가서 진입하는 차를 잡기로 결심했다. 사실 이렇게 허비한 시간만 해도 1시간이나 됐다.


첫 번째 차는 그리 멀리가지 못했고 대신 더 좋은 히치포인트인 울름(Ulm) 가는 방향의 휴게소 앞까지 데려다줬다. 고작 20km만 왔지만 확실히 히치하이킹하기엔 더 좋아 보였다. 여기서 10분 정도 기다리다가 너무 춥고 배고파서 휴게소에 들어가 커피와 빵을 흡입했다. 갈 길이 멀어 몸만 녹이고 나와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는데 1분 만에 어떤 아저씨가 날 불러 태워줬다. 이 차를 타고 울름을 지나 아우토반에 들어선 후 큰 주유소 앞까지 갔다.


세 번째 차는 30분 정도 기다린 후 잡을 수 있었다. 20대 때 자신도 히치하이킹으로 인도까지 여행했다는 로널드 아저씨는 머리는 거의 없었지만 인상은 무척 좋았다. 이 차를 타고 슈투트가르트(Stuttgart)를 지났고, 하일브른(Heilbronn) 근처에서 내려줬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1시간이 지나 1시간 반이 지나도 히치를 할 수 없었던 거다. 간혹 멈췄던 차가 있었지만 프랑크푸르트(Frankfrut)로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방향으로 프랑크푸르트를 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날씨는 춥고, 해는 떨어지기 직전이라 낙담하던 그때 한 대의 차가 내 앞에 멈춰 섰다. 정말 내가 엄청나게 운이 좋은지 몰라도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차였다. 이 친구는 작년까지 세계여행을 했고, 그때 자신도 히치하이킹을 하며 기다린 경험이 있어서 날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부터 독일에서 히치하이킹을 할 때는 기다리지 말고, 사람들에게 직접 묻는 게 더 빠를 거라 했다.


어쨌든 굉장히 힘들었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 라벤스부르크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갈 수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 본, 버스 4시간


곧바로 다음날 본(Bonn)으로 이동했다. 몸도 피곤하고, 본까지 그리 멀지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낫겠다 싶어 버스를 이용했다. 독일은 버스회사가 많아 어느 버스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격도, 이동경로도 달라진다. 내가 선택한 건 플릭스(Flixbus)였는데 돈을 지불하고 나서 승차권을 한참 쳐다본 후에야 소요시간이 4시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환불할까 하다가 시간이 너무 애매해 그냥 탔다.


버스는 엄청나게 느렸고, 여러 도시를 지나쳤다. 원래 프랑크푸르트에서 본까지는 1시간이나 1시간 반이면 가는 거리인데 4시간 걸려 저녁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그냥 시티투어 버스를 탔다고 편하게 생각했다. 가격은 8유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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