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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여행자들이라면 꼭 한번 들어가 보는 곳이 '태사랑' 홈페이지다. 그래서인지 신기하게도 우리 모두 태사랑에서 가장 눈에 띄던 '70밧으로 하루 보트 투어하기'를 인쇄해 왔었다. 결국 다같이 모여 이 보트투어를 하게 되었다.
 
엘레나, 아르좀, 승우, 상민이형, 선영누나와 함께 보트를 타기 위해 우선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사실 이건 보트 투어가 아니라 태국인들의 교통수단인데 짜오프라야강을 이동하는 유람선보다 저렴하고 외곽지역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재미있는 여행 방법이었던 셈이다.


짜오프라야강은 항상 흙색이었다. 이물질도 많이 떠다니는데 원래 색이 저런것인지 아니면 더러워서 저런 색을 띠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처음 봤을 때는 이 강은 왜 이렇게 더럽냐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라오스에서 메콩강을 보니 원래 저런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수많은 수상버스와 쓰레기로 깨끗하지는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보트가 오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30분정도 기다리다가 보트에 올라탔다. 그런데 우리 외에도 보트 뒤쪽에는 다수의 한국인이 있었다. 아마 이 분들도 태사랑에서 보고  이 보트에 올라 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외에는 진짜 보트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현지인이었을테고 그들은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이 이 보트에 올라탄 이유를 잘 모를거다.


보트가 출발하자 정말 시원하게 달렸다. 물도 조금씩 튀기면서 빠르게 달렸는데 기분도 들뜨고 신났다. 짜오프라야강에서 운하쪽으로 빠져서 계속 달렸다. 운하쪽에는 집들이 있었는데 이 보트는 일일이 사람들을 집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수상 가옥이 많이 보였는데 이곳을 보트를 타며 지나가니 우리만의 투어가 시작된 것 같았다.


이렇게 가까이 집에 다가가 보트에 있는 사람들을 내려다 줬다. 보트에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내리기 시작했는데 그 모습이 참 평화롭고 소박하게 느껴졌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보트투어는 정말 오래 걸렸다. 무려 1시간정도 보트를 타고 종점에 도착했을 때는 우리와 뒤쪽에 탔던 한국인밖에 없었다. 꽤나 먼곳까지 온 것이다.


보트에서 내리자마자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던 것은 바로 꼬치였다.

영어를 잘 못하는 아이가 팔고 있었는데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손가락을 펼쳐 5밧이라고 알려줬다. 5밧이면 너무 싸다고 생각했는데 이 꼬치들이전부 5밧이냐고 물어보니 전부 5밧이라고 했다. 우리는 꼬치 2개씩 집어 먹었다. 아무리 싸도 보통 10밧정도 하는데 여기에서는 5밧 밖에 안 하니까 너무 좋았다. 또 옆으로 가보니 오징어꼬치도 팔았는데 그건 10밧이었다. 먹는거에 정신팔려서 마구 먹기 시작했다.

이제 태사랑이 시키는데로 버스를 타고 다시 보트를 타고 돌아가면 되었는데 버스정류장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출발하면 늦지 않게 카오산로드에 도착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버스비는 6밧이었다. 출발하고 5분도 되지 않아 창밖에 시장이 보였다. 우리는 서로 시장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내릴까 망설이는 것도 잠시 이미 다들 버스에서 내리고 있었다. 이런 재미도 있어야 되는거 아니겠냐며 다들 뛰어 내린 것이다. 5분 만에 내려서 버스비가 아깝긴 했지만 흥미거리를 안겨주는 모험의 비용이라 생각하면 비싸지는 않았다.


두리안을 팔고 있는 아줌마가 보였다. 한 번 두리안을 먹어볼까 해서 가격을 물어보니 포장된건 50밧이라고 했다. 많이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이거 40밧으로 깎아달라고 애교도 부리고, 재미있는 농담도 한 끝에 두리안을 40밧에 손에 넣었다.

처음 먹어본 두리안의 맛은 크림같이 부드러웠는데 딱히 맛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근데 두리안이라고 하면 냄새 고약하기로 악명이 높은데 이상하게 적응이 되서 그런가 냄새는 별로 강렬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동남아 과일의 이라고 하니 한번 먹어봐야 한다며 시도했던 것이다.


그런 후에는 소세지 파는 곳으로 가서 남은 두리안도 주면서 5밧에 사 먹었다. 저녁을 아직 먹지도 않았는데 벌써 배불렀다. 우리는 구입한 과일도 먹으면서 시장을 구경했다.


갑자기 코끼리를 데리고 나타난 사람이 있었다. 10밧에 자신의 코끼리 먹이를 주라는 것이었는데 보통 이런 것은 돈 아까워서 하지 않는데 아르좀은 얼른 돈을 주고 먹이를 건네 받았다. 새끼 코끼리로 보였는데 한번에 먹이를 2개씩 먹고는 인사까지 했다. 그리고 쓰레도 처리해 갔는데 무척 신기했다.

이곳이 어딘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방콕의 외곽은 확실해 보였다. 오히려 시장에 있던 사람들은 우리들이 시장에 등장하니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굉장히 신기해 했다.

한 바퀴를 돌다보니 생선을 굽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는 저기에서 새우를 구워 먹으면 맛있겠다고 생각했다. 생선 굽는데 얼마냐고 물어보니 10밧이라고 했다.


그래서 바로 옆에 있었던 생선가게에 가서 새우를 열심히 깎아 80밧에 샀다. 우리는 새우 한 봉지를 사가지고 와서 구워달라고 부탁했다.


10분이 넘게 땀을 흘리면서 구워줬는데 돈을 받지 않는 것이었다. 무슨 영문인가 몰라하고 있는데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막 웃었다. 우리는 어리둥절해 있었는데 새우는 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냥 공짜라고 했다.


아마도 생선을 구워주는 것은 돈을 받는 것 같은데 우리처럼 다른 곳에서 새우 사가지고 와서 구워 달라고 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던 모양이다. 무척 웃겼던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땀을 흘려가며 새우를 구워줬는데 너무 미안해서 먹을 것도 주고, 엘레나는 안 받으려는 돈을 억지로 쥐어주었다.

새우를 사서 시장 옆에 있던 편의점에 가서 음료수를 샀다. 두리안을 먹고 술을 먹으면 몸에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 일부러 콜라를 마셨는데 아르좀만 두리안을 안 먹었기에 혼자 맥주 마셨다. 엄청 시원한 콜라와 새우를 까먹으니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시장에서 장도 보고 노는 동안 많이 어두워져서 돌아가야할 것 같았다. 더 늦다가는 아예 돌아가지도 못할 것 같았는데 우리는 얼른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그리고는 3밧짜리 강만 건너는 보트를 타고 이동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카오산로드로 가는 버스를 물어서 돌아올 수 있었다.

태사랑이 시키는 데로 시작한 일정이었는데 결국에는 우리 마음대로 움직였다. 태사랑에는 70밧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우리는 66밧을 썼으니 조금 더 저렴한 여정이었다고 해야 할까?  물론 이것저것 집어먹은 까닭에 돈을 더 썼지만 실제로는 다같이 사먹었기 때문에 그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어떻게 될지 예측 불가능했지만 사실 우리에게는 보트투어보다 더 재밌었던 시장구경을 하고 돌아온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