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 도미토리 33솔(10달러)
- 깨끗한 시설, 빠른 인터넷
- 주방이 있어 조리가능
- 미라플로레스에 위치
- 고양이 한 마리
2년 넘게 여행하면서 한인이 운영하는 숙소에 묵은 적은 딱 3번 밖에 없는데 그 3번 다 남미였다. 리마에서도 한인민박에서 묵게 되었는데 여러 사람들이 추천해 준 곳이 바로 ‘숙소’다. 조금 특이하게도 이름이 없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도 리마의 이름 없는 숙소라고 소개하고 있다.
간판은 없지만 초인종에 있는 태극기를 보고 찾을 수 있다.
위치는 여행자들에게 가장 안전하고 깨끗한 동네인 미라플로레스 지구에 있다. 리마에는 버스 회사마다 터미널이 다르긴 하지만 보통 택시를 타면 미라플로레스까지 20~30분 정도 걸린다. 요금은 시간마다 다르긴 하지만 가장 정체가 심한 저녁 때는 14솔을 냈다. 위치는 아주 좋다고도, 아주 나쁘다고도 할 수 없지만 그걸 충분히 감수할 정도로 숙소가 괜찮고, 리마가 꽤 큰 도시라 처음에는 미라플로레스에서 먼저 적응한 후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 되기 때문에 사실 큰 문제도 아니다.
숙소는 무척 깨끗하다. 아주 넓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비좁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여러 공간이 있다. 대부분 방에서 누워 있을 테지만(나만 그런가) 거실과 주방이 넓어 여러 사람이 이용할 수 있을 정도다. 도미토리는 1박에 33솔이었다.
한인민박이라 주방에서 마음껏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리마에 있을 때는 나는 라면을 끓인 것을 제외하고는 요리를 하지 않았으나 사장님 덕분에 아름다운 한식을 여러 번 먹었다.
사장님도 여행자라서 그런지 다른 여행자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가끔 저녁도 같이 먹고, 술도 같이 마셨다.
주방은 기본적인 조리기구를 다 갖추고 있어 불편함이 전혀 없다.
이름 없는 이 숙소의 마스코트인 작은 고양이 ‘꾸이’가 있다. 페루나 에콰도르 지역에서 흔한 요리가 기니피그를 굽거나 익혀 먹는 꾸이인데, 이 고양이 이름이 그 꾸이가 맞다. 어쩐지 지글지글 익고 있는 꾸이가 생각나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지만 왠지 어울린다.
남미에서만 6개월 넘게 여행하면서 여기처럼 깔끔하고 편안했던 숙소도 드물었다. 게다가 인터넷도 무지 빨랐고. 물론 다른 숙소에서도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자와 잘 어울리는 편이지만 여기서는 한국인들과 지내면서 한국 음식을 먹으니 더 편했던 것 같다. 게다가 사장님도 여행자나 다름 없어 여행자를 잘 이해하고, 챙겨주려고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남미를 여행하는 배낭여행자 대부분은 리마를 들리게 되는데 처음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이나 오래 여행한 사람이나 집처럼 느껴져 푹 쉬다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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