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서 사진이 주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근에는 카메라의 성능이 워낙 좋아 대충 찍어도 잘 나오는 편이지만, 역시 사진은 노력을 해야 더 잘 찍을 수 있는 법.
그런데 딱히 노력을 많이 하지 않아도 카메라의 모드를 이용해 재미있고 괜찮은 사진을 건질 수 있는 방법이 꽤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소니 카메라의 경우 색감이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줄 수 있는 촬영모드가 여러 개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했던 모드가 바로 미니어처 모드였다. 물론 포토샵 후보정을 통해 미니어처처럼 보이는 사진을 만들 수 있지만 현장에서 간단히 모드만 변경해 미니어처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다면 더 간편하고 유용하다.
미니어처 모드로 사진을 몇 장 찍어보니 날씨가 흐리거나 피사체가 명확할 때 찍으면 더 좋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래도 미니어처 모드로 찍게 되면 미니어처가 되는 지점(꼭 가운데가 아니더라도)은 선명해지고 나머지 부분은 흐려져 사진의 효과가 극대화가 되고, 장난감처럼 보이는 효과를 위해 채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테말라 세묵참페이를 여행할 때가 딱 그랬다. 비가 와서 날씨가 무척 흐렸고, 사진을 찍어도 신비로운 호수의 모습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전망대에서 내려가기 전에 미니어처 모드로 한 번 찍어봤는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결과물이 좋게 나왔다.
여행을 하면서 남들이 가는 곳에서 남들과 똑같은 사진을 찍는 것보다 여행지의 주요 건축물, 그리고 풍경을 미니어처 모드로 담으면 훨씬 더 재미있다. 똑같은 풍경도 미니어처 모드로 촬영하게 되면 확연히 다른 이색적인 사진으로 만들 수 있으니 내가 미니어처 촬영모드를 가장 좋아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산티아고, 칠레
바쿠, 아제르바이잔
트빌리시, 조지아
아나누리 요새, 조지아
카파도키아(괴레메), 터키
시그나기, 조지아
스베티스테판, 몬테네그로
세묵참페이, 과테말라
두브로브니크, 크로아티아
트빌리시, 조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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