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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이 어두워졌을 때 치앙콩에 도착했다. 계속 버스 안에만 있어서 그런지 우리는 배가 너무 고프고 지쳐있는 상태였다. 얼른 버스에서 내려 밥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버스에서 내리니 비는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고, 정말 약간의 불빛만 있을뿐 너무 조용했다. 생애 처음으로 도착한 국경도시였는데 모든 국경은 이런 느낌일까?

심지어  버스를 내렸을 때도 외국인은 별로 없었다. 이제 치앙콩에 도착했으니 어디론가 이동해야 했다. 음산하기까지 했던 분위기를 얼른 벗어나고 싶었다. 물론 허기진 배를 달래는 것도 큰문제였다. 치앙콩이 국경도시이긴 하지만 국경마을이라고 하는게 맞을 만큼 작은 곳이었는데 지도를 살펴보면서 우선 숙소가 몰려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어둑어둑해서 보이지도 않았던 탓도 있지만 특별한 건물이 없어 방향감각을 찾는데 꽤 애를 먹었다. 그나마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서 우리가 가는 이 방향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은 다행이었다.

조금 걷다보니 마을을 형성하고 있는 입구 근방에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이상했던 점은 가게란 가게는 벌써 다 닫았다는 것이었다. 겨우 9시정도 밖에 되지 않았던 시각으로 기억하는데 거리는 상당히 어두웠고, 가게는 전부 닫아서 음침함을 더했다.

그때 어떤 차가 지나가다가 멈추더니 우리에게 어디로 가냐고 물어봤다. 우리는 메콩리버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고 있다고 했더니 자신이 그곳을 안다고 하면서 태워주겠다고 했다. 공짜로 태워준다고 하니 약간의 의심을 하고 난 뒤에 트럭같았던 차량에 올라탔다.

비가 온 탓에 아무데나 앉을 수는 없었지만 빨리 도착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메콩리버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 뒤 방이 있냐고 물어보니 전부 다 찼다고 하는 것이었다. 여기가 국경이라 방이 전부 없는 것인지 걱정하며 옆에 있던 게스트하우스로 갔는데 너무 쉽게 방을 구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국경도시이고 국경을 넘어가려는 외국인이 항상 있다보니 이 주변에는 전부 게스트하우스였다. 가격은 트윈룸이 150밧으로 확실히 방콕보다는 저렴한 편이었다.


게스트하우스 2층에서 바라본 거리는 확실히 너무 조용해 보였다. 체크인을 하고 게스트하우스 1층에 있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동남아 여행하면서 가장 무난한 음식인 볶음밥을 먹었는데 매우 맛있었다. 비록 양이 적었지만 여태까지 먹었던 볶음밥 중에서 가장 맛있었을 정도였다. 밥을 먹고난 후 다음날 라오스를 넘어가는 길을 알아보기 위해 야간탐색을 했다. 얼핏 듣기로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가로등도 거의 없는 음침한 거리를 걸어가는데 개들이 계속 짖었다. 길거리에서 누워 있었던 개들은 우리가 오면 마구 짖어댔는데 그렇다고 덤벼드는 것도 아니었다. 가까이 가면 뒤로 내빼면서 짖기만 할 뿐이었다. 정말 어둡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태국의 국경까지 확인한 후 돌아왔다. 다음날 라오스에서 먹을 과자와 음료수와 같은 간식거리를 한가득 사서 말이다.


돌아오는 길은 바라본 하늘은 구름 때문에 달빛을 가릴 정도로 어두웠다. 조용한 국경도시 치앙콩의 분위기를 만들어주던 그런 밤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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