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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구경은 언제나 재미있다. 어딜가나 그 나라의 모습과 살아가는 사람들의 냄새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시장이기 때문이었는데 라오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는 항상 관광지나 유적지보다는 시장구경을 더 선호했다.


루앙프라방에는 천막만 놓고 물건을 팔고 있었던 야시장이 있었다. 루앙프라방도 라오스의 제 2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굉장히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어렵지않게 찾을 수 있다. 이 시장은 저녁쯤부터 시작되는데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주로 관광객이었다. 철저하게 외국인을 대상으로 했던 시장처럼 보였다.


슈퍼에서 약간의 돈만 환전하고 어두워진 거리를 나섰다. 가로등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더 어둡기만 했다. 조금은 으슥할 법도 한데 라오스에서는 그런 느낌은 거의 없었다. 너무 도시가 작아서 일까?


조금만 걷다보면 나오는 곳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물건을 팔고 있었던 야시장이었다. 물론 조금만 둘러보면 알겠지만 똑같은 물건을 파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쉽게 지루해질 수도 있는데 그래도 간간히 원하는 물건을 만나서 흥정에 돌입하게 되면 몰입도가 최고조가 된다.


재밌는 곳이었다. 밤마다 이곳에서 라오스 사람들과 직접 만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말이 통하건 안 통하건 사람들과 대화도 하고, 계산기를 두들기며 흥정을 하는 것마저 라오스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날 평소에 안 하던 충동구매로 목걸이를 2개나 사버렸다. 물론 3달러 달라는 목걸이를 1달러로 깎아서 구입하긴 했다.


지나가다가 본 어린 소녀는 너무 싹싹해서 나이를 물어봤더니 고작해야 12살이라고 했다. 사진 찍고 나서야 키도 작고 정말 아직 어린아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물건을 사며 흥정할 때는 전혀 12살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어린아이치고 말을 너무 잘해서 안 믿었지만 사실 흥정을 하면서도 안 된다고 하면서도 옆에 다른 돗자리에 앉아있던 엄마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보며 우리를 상대했던 것이다.   


귀여워 보이는 아이와 사진 찍자고 하니까 좋다고 했다. 어두워서 사진이 좀 제대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싹싹하고 귀여웠던 아이였다. 우린 루앙프라방에 있는 동안 하루에도 몇 번이고 이곳에 가서 구경했다. 비록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야시장이긴 했지만 물건 값을 깎는 재미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만나는게 재미있었다.

만약 루앙프라방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이곳에서 꼭 사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다른 곳에 가면 이런 시장을 찾기가 무척 힘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