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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지나올 때마다 꼭 들리는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시장이다. 루앙프라방에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형성되어있었다. 배낭여행도 여행이다. 여행하면 볼거리, 먹거리, 그리고 쇼핑이 빠질 수가 없는 법이다. 물론 가난한 배낭여행의 경우 쇼핑은 거의 힘들긴 하지만 이곳에서는 다들 몇 개씩은 샀다.


저녁이 되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천막도 치고, 돗자리를 깔며 장사 준비를 시작한다. 장사하는 사람 중에서는 어린 아이도 있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가족들이 다른 돗자리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어린아이들 어찌나 장사를 잘하는지 깎아달라고 해도 힘들다. 그리고 말도 너무 잘해 귀엽기까지 했다.


옷은 다 똑같은 종류를 팔고 있어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수 많은 돗자리에서 똑같은 옷을 팔고 있으니 흥미를 잃기가 쉬웠다. 간혹 틀린 옷, 티셔츠를 팔기도 했지만 대부분 비슷한 종류를 팔았다. 여기에 팔고 있던 바지는 편해보여서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다음 도시가면 또 팔겠지라는 생각에 안 샀다. 근데 이 바지 여기 밖에 없었다. 라오스에서 물건 사고자 한다면 루앙프라방에서 사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도시로 가면 이런 시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이곳은 더 활기차게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구경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시장은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사실 흥정하는 재미가 더 있었다. 그래서인지 루앙프라방에 있는 동안에는 매일밤 여기에 왔다.

흥정이 어렵다고? 절대 그렇지 않다. 오로지 영어로 숫자만 말할 수 있다면 당신은 흥정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곳은 영어로 숫자를 할 수 없더라도 흥정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물건 가격을 물어보면 항상 옆에 비치된 계산기를 꺼내들고 숫자를 입력해준다. 그럼 지긋이 C버튼을 누르고, 더 낮은 가격을 눌러 보여준다. 기겁을 하는 아줌마의 표정이 재밌다. 다시 또 지우고 새로운 가격을 제시하면 또 낮은 가격을 눌러 보여준다. 여기서 양보를 하게되면 지게되는 싸움이다.

흥정을 통해서 싸게 물건을 구입하면 좋겠지만 간혹 이 경우에 어글리 코리안을 볼 수도 있다. 따라서 흥정을 하면서 절대 서로 기분이 상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독특한 형태의 우산이나 나무로 만든 조각 등 관광객들이 흥미를 끌만한건 다 팔고 있었다.


조개에 직접 그림을 그려 팔고 있었던 흥미로운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구경하는 순간에도 옆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정말 사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아무래도 부서질것 같아 관리상의 어려움으로 망설이다가 결국 사지 않았다.


다시 계산기를 집어들고 흥정에 돌입해볼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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