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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버스 티켓도 예매했고, 다음날 구찌터널 투어도 예약했으니 호치민 시내를 구경하러 걸었다. 지도상에는 주요 볼거리는 데탐거리에서 그리 멀지 않아 걸어 다녀도 충분히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소위 관광지라고 불리는 곳이 다 붙어 있었는데 덕분에 하나만 찾아가도 주변에 있는 다른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은 유난히 한국 제품들이 자주 보이고,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나라였다. 동남아에서 초고속으로 성정하는 국가이다보니 외국계 기업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 기업이 절반 정도일 정도로 많았다.

원래는 인민위원회 청사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지도를 잘못봐서인지 자꾸 이상한 길로 갔다. 걸어서 30분이면 갈 줄 알았는데 골목과 골목 지나가다 예상치도 못하게 벤탄시장을 먼저 발견했다. 어디든 먼저 발견했으니 벤탄시장부터 들어가 봤다.


벤탄시장은 큰 건물 안에 상점이 들어서 있는 곳으로 해산물, 야채, 옷을 비롯해서 기념품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시장 자체는 작지는 않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먹음직 스럽게 생겼던 게들이 가지런하게 누워 있었다.


끼니를 때우거나 간식거리를 파는 음식점도 있었는데 워낙 더웠기 때문에 뭘 먹고 싶지는 않았다. 거대한 건물 안이었지만 냉방시설은 잘 갖춰져 있지 않아서 너무 더웠다. 벤탄시장을 천천히 둘러봤지만 눈에 들어오는 그런 물건은 없어 구입하지는 않았다.


벤탄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인민위원회청사였는데 역시 호치민 아저씨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베트남에서는 어느 건물에서든지 호치민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건물은 정부기관이기 때문에 내부 공개를 하고 있지 않다고 해서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바로 옆에는 시민극장이 보였다. 19세기 말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건물 자체는 깔끔했고, 공연을 위한 장소답게 멋스럽게 생겼다.


시민 극장 바로 앞에는 사진을 전시해놨는데 베트남어로 쓰여 있어 뭐가 뭔지 전혀 모르겠다. 확실히 호치민에서 가장 화려한 번화가가 동코이 거리라 그런지 주변에 백화점이나 유명 브랜드 매장이 간간히 보였다.


다시 조금 걸어가자 5분도 안되서 성모마리아 교회가 보였다. 두개의 첨탑이 우뚝 솟은 가톨릭 성당 앞에는 성모마리아 상이 서 있었다.


성모마리아 교회 바로 맞은편에는 중앙 우체국이 있었는데 뭔가 기념될만한 것을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성모마리아 교회를 보다가 중앙 우체국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중앙 우체국에도 호치민 아저씨의 초상화가 보인다. 호치민이 얼마나 국민적인 영웅이었으면 어딜가도 호치민이 보일까? 정말 대단했다.

우체국은 양 옆으로 창구가 보였고, 입구에서 왼쪽에는 기념품 매장이 있었다. 베트남 역시 더운 나라였고 호치민은 베트남에서 남부 지방에 있던 도시였기 때문에 걷다보면 지치게 된다. 그래서 시원했던 우체국에서 잠시 쉬면서 구경도 좀 할겸 기념품 매장에 들어가 봤다.


베트남의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는 묘하게 사람을 끌리하는 매력이 있다. 중국의 치파오랑 비슷한데 치파오보다는 노출이 없었어도 여성의 매력을 살려주던 옷이라고 느꼈다.

기념품 가게에서 이것 저것 둘러보다가 매장 아저씨와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시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깎아달라는 말이 통할리가 없지만 깎아달라는 말을 베트남에서는 어떻게 발음을 되는지 알려달라고 하자 친절하게도 이 아저씨는 나에게 여러 차례 알려줬다. 다만 성조가 있었던 베트남어는 아무리 들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어 도저히 따라할 수 없었다. 나는 베트남어를 조금 배우다가 눈에 들어온 작은 베트남 인형 2개를 구입했다.


다시 나와서 성모마리아 교회 바로 앞에 갔다. 교회 문은 닫혀있는 듯 보였고, 로마의 건축양식처럼 보이는 성모마리아 교회는 단순했지만 아름다워 보였다.


호치민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였던 통일궁으로 이동하는 도중 재밌는 것을 발견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은 모르지만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대전지역의 큰 백화점이었는데 이 백화점의 차량이 여기에 있었던 것이었다. 너무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갤러리아 타임월드 버스를 몇 번 더 보게 되었다.


통일궁으로 가다 너무 더워 거리에서 팔던 음료수 앞에 멈춰섰다. 할머니는 영어를 못했기 때문에 바로 옆에 있던 아저씨가 통역을 해주었다. 아이스커피 한잔에 1만동이었으니 조금 비쌌지만 너무 덥고 목말라서 사먹었다. 진한 커피 원액과 연유를 섞은 후에 얼음으로 채워넣으면 진하고 달콤한 베트남 커피가 완성된다. 처음 먹었을 때는 동남아 커피가 너무 진하고 달아서 커피같지도 않았지만 나중에는 더울 때마다 이 달달한 커피를 찾을만큼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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