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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로 추정되는 섬들이 보이고, 싱가폴에 곧 있으면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은 싱가폴에서부터 계속 북쪽으로 올라갈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싱가폴로 정한 이유는 바로 아시아 최남단이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싱가폴에 도착했다. 홍콩과 비슷하게 현대화되고 깨끗한 공항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화장실이 무척 깨끗했다. 사실 외국 공항이라는 가 본 곳은 필리핀과 홍콩, 싱가폴이 전부였고, 동남아 배낭여행에서는 싱가폴을 지나간 이후 공항 근처도 가보지 못했으니까 나라의 공항을 전부 볼 수 없어 어느 곳이 좋은지는 알 수가 없다. 그래도 홍콩과 싱가폴은 객관적인 기준에서 봐도 규모뿐만 아니라 참 깨끗하고 좋았던 공항이었던 것 같다.

떨렸던 입국심사가 의외로 간단하게 통과되자 뭔가 으쓱해지는 기분이 났다. 사실은 엄청 겁먹었으면서 아무 일이 없자 역시 괜찮다며 겉으로는 태연하게 심사대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속으로는 너무 좋았다.

그나저나 입국심사대를 빠져나오긴 했는데 이제 어디로 가야하지? 정말 대책 없었던 상황이었다. 우선 저녁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숙소 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였다. 우리는 제대로 된 지도도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항에 비치된 지도를 집어서 살펴본 뒤 무작정 오챠드로드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나가는 길은 대체 어디지?


정말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는데 공항에 와서 여행의 시작이라고 좋아하던 것도 잠시 어디로 가야 MRT를 탈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결국 공항의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알려줬다. 그 방향으로 따라 가보니 MRT처럼 보이던 전철이 보였다.

그런데 여기는 MRT 표를 파는 곳이 없는 것이었다. 그냥 MRT가 접근해오고 사람들이 타길래 그냥 따라 탔다. 근데 이거 조금 이동하더니 그냥 바로 멈줬다. 그리고는 내려보니 여전히 공항이었다. 안내를 따라가니 여긴 제2터미널이었다. 그래서 다시 타고 제1터미널로 돌아왔다. 공항을 빠져나갈 줄 몰라서 이리 저리 헤매고 있었던 것이었다.

다시 공항 안내데스크에 가서 우리 MRT타고 싶은데 어디로 가냐고 하니까 아까 거기로 가라고 얘기해주었다. MRT 얘기를 하니 제2터미널에 가면 MRT 타는 곳이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완전 바보처럼 제대로 찾아고도 되돌아 왔던 것이었다. 


다시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제 2터미널로 가보니 아까는 보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MRT라는 선명한 표지판이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MRT 타러 내려왔다. MRT를 타기 위해서는 표를 사야하는데 그래도 사전에 알아본 지식으로 이지링크(EZ link)카드를 사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지링크카드를 사기 위해 무인승차권발급기를 한참 동안 노려보고 있었다.

어떻게 구입을 하는지 알아보고 있는데 낯선 아저씨가 와서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우리는 이지링크카드를 구입하고 싶다고 하자 그건 카운터에 가서 구입하면 된다고 했다.  이 아저씨는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에만 멈추지 않고 친절하게도 직원에게 우리가 이지링크카드를 구입할 것이라고 얘기해주고 떠났다. 처음 만난 외국인은 참 친절했다.

이지 링크카드를 구입(15싱가폴달러)하고 MRT를 타러 갔다. 이지링크카드의 사용법은 우리나라와 똑같다. MRT를 탈 때 찍고 내릴 때 찍으면 자동으로 카드에서 돈이 차감된다. 환승도 가능하며, 버스에서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


MRT 를 타고 이제 드디어 도심으로 가는구나! 싱가폴 도심지를 바라보며 공항에서 가져온 책자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역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우루루 다 내리는 것이 아닌가? 이건 대체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이 되지 않아서 모든 사람이 다 내릴때까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MRT 노선을 보니 지금 이 MRT는 오로지 창이공항에서 왕복으로만 움직이고 있었고, 노선은 같지만 다른 MRT로 갈아타야 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정말 문이 닫히기 직전에 얼른 내렸다. 공항에서 헤매고 MRT에서 헤매다가 싱가폴에서의 첫날 벌써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하루종일 비행기에만 있다가 싱가폴에 도착하니 무지하게 더운 날씨, 그리고 어이없게도 이런 막막함까지 겹치니 힘들긴 힘들었다.

앞으로 여행은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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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어플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 출시로 인해 기존 동남아 배낭여행 글을 전부 수정, 재발행하고 있습니다. 여행기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가다듬기 때문에 약간의 분위기는 바뀔 수 있습니다. 07년도 사진과 글이라 많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어플을 위해 대대적으로 수정을 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는 유저분들은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을 다운(http://durl.kr/2u2u8) 받으시면 쉽게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