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치앙마이로 올라가기로 했다. 계속 방콕에서 술만 마시다간 내가 여행을 떠나온건지 술마시러 온 건지 알 수가 없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치앙마이를 07년도에도 가보긴 했지만 그 당시에는 트레킹만 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가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것 같았다. 혹시나 시간이 좀 있다면 근처 다른 도시도 가보고 싶었다. 여권이 미얀마 대사관에 있어서 좀 불안하긴 했지만 어디론가는 이동해야 할 것 같았다.
여행자 버스를 타는 곳으로 가니 아직 버스는 도착하지 않았다. 다른 여행자 역시 전부 도착한 것이 아니어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나는 바닥에 철푸덕 주저 앉아버렸다.
그냥 기다리기 심심해서 그런지 내 옆에 있던 일본인과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고 갔다.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라면 이렇게 다른 여행자와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혼자하는 여행 심심하고 외로웠던 것은 당연하지만 그만큼 다른 여행자와의 만남이 쉬웠다.
내 바로 앞에는 버스 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있었는데 자신이 2PM의 닉쿤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했다. 그 소리를 듣고 옆에 있던 여자들은 아주 기겁을 했지만 말이다.
내가 마구 웃으면서 한국말은 할 줄 아냐고 물어보니 그냥 다짜고짜 2PM이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웃고 떠드는 도중에 뒤에서 한국말이 들려 쳐다봤는데 한국인 2분이 계셔서 인사를 했다. "치앙마이에는 트레킹하러 가시나요?"라고 물어본 나의 질문에 시작된 우리들의 대화는 버스에 타고서도 그치지 않았다. 이 분들은 태국과 캄보디아 배낭여행을 하는 도중이셨는데 캄보디아에서 엄청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배낭여행이 익숙치 않다고 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분은 많은 나라를 다니셨었다.
자연스럽게 내가 알고 있는 치앙마이 트레킹을 알려주기도 했고, 여행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에겐 약 3년 전에 동남아 배낭여행을 하면서 이미 많이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분들도 재미있게 들어주셔서 쉬지 않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버스는 어두워진 방콕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자리가 좀 여유로웠고 나는 혼자 앉아서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신기했던 점은 버스 뒤쪽에는 한국인이 대거 탑승했다는 점이었다. 내 뒤에는 한 여자분과 남자분이 있었는데 버스에서처음 만난듯 보였고, 앞에는 어머니와 아들이 여행을 하시고 계셨고, 내 옆에는 아까 버스를 타기전부터 이야기를 나누었던 남자분과 여자분이 계셨다. 잠시 뒤에 아주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내 옆에 계신 분들은 커플이 아니라 삼촌과 조카의 여행이었다. 너무 동안이라 너무 깜짝 놀랐다.
방콕을 빠져나간 한참 뒤인 약 2시간 뒤에는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다. 그 곳에서 빵 종류와 음료수만 하나 샀다. 야간에 이동하는 버스라서 먹을게 많이 필요없다는 점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나는 미얀마 여행을 가야 했기 때문에 돈을 아껴야 했다. 원래 가지고 온 돈도 별로 없었거니와 미얀마에서는 ATM도 없어서 혹시라도 여유 자금이 없다면 큰 일이 생길 수가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의 물가가 어느정도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혹시나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었다.
다시 버스에 올라탄 뒤에는 또 옆에 계신 분들과 한참동안 이야기를 했다. 혼자 여행하는 나로써는 긴 여행길에 심심하지 않아서 무척 좋았다. 치앙마이로 가는 버스는 심하게 덜컹거렸는데 나도 문득 원래 치앙마이로 가는 도로가 이렇게 좋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캄보디아나 라오스에 비하면 시원하게 뚫려있긴 했지만 말이다.
새벽 1시쯤 되었나 다시 작은 휴게소 앞에 버스는 멈춰섰다.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07년도 치앙마이에 갔을 때도 이곳에서 쉬었던 기억이 났다. 약간 출출하다는 생각에 10밧짜리 호빵처럼 생긴 것을 사먹었다. 테이블에 앉아서 삼촌, 조카 여행자와 이야기도 하고 파인애플도 같이 먹었다.
앗... 그제서야 느낀 것은 26일은 내 생일이었다. 내가 오늘이 생일이라고 얘기를 하니 깜짝 놀라면서 생일 축하한다고 하셨다.
이상하게 동남아의 버스들은 한밤중에도 에어컨을 끄지 않았다. 덕분에 치앙마이로 가는 새벽 내내 추위와 싸워야 했다. 그래도 버스에 올라타기 전에 겉옷을 준비했기 때문에 조금은 다행이었다고 할까?
비몽사몽 잠이 깬 시각은 새벽 6시였고, 바로 그 때가 치앙마이에 도착한 시각이었다. 아무리 태국이 더운 나라이긴 했어도 12월의 새벽이었고, 북쪽이라 그런지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썽태우(치앙마이에서 버스라고 볼 수 있는 교통수단)를 탔고, 나는 트레킹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삼촌, 조카 여행자와는 헤어져 다른 썽태우를 타고 치앙마이 중심지로 갔다.
잠시 뒤에 도착한 곳에서 한국 사람끼리 걸어서 갔는데 나도 그 뒤를 따라갔다. 그들과 함께 썽태우를 타고 한인 게스트하우스였던 '미소네'로 갔다.
오랜만에 바라본 치앙마이의 해자를 보니 옛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하지만 아무리 치앙마이에 와 본적이 있더라고 하더라도 바로 라오스로 넘어간 나로써는 치앙마이의 지리가 익숙치 않았다.
이제서야 해는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미소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지만 너무 이른 시각이라 체크인을 할 수가 없었다. 여기를 떠나 다른 곳을 갈까도 생각했지만 우선 하루만이라도 지내고 나중에 지리가 익숙해지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생각했다.
마침 우리 말고도 이 곳에 도착한 다른 사람들도 있어서 함께 아침이나 먹으러 갔다. 나는 버스 안에서 만났던 내 뒤에 앉은 남자와 여자분과 함께 걸으며 짤막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 분들은 치앙마이를 빨리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했다.
밥을 먹고 난 후 이 분들은 미소네에서 잠깐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은 뒤에 곧바로 치앙마이 버스터미널로 떠나셨다. 얼핏 여자분이 교수님이라는 소리에 깜짝 놀랐는데 역시 이 분도 상당히 동안이셨다. 어쨋든 내 주위에 모든 한국인들은 다들 떠났다.
하지만 체크인을 하고 방 안으로 들어오니 한국인 3분이 계셨다. 그 중에 2분은 떠날 계획이셨고, 1분은 나이가 있으셨던 아저씨였다. 어쩌다보니 이 아저씨가 알고 있던 사람들과 함께 치앙마이를 돌아다니기로 하긴 했는데 문득 치앙마이에 있던 은희누나한테 연락을 하지 않았던게 생각났다. 처음에는 같이 간다고 했다가 우선 은희누나한테 연락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공중전화를 찾아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기가 돈을 너무 빨리 먹어서 동전이 금방 떨어졌다. 하는 수 없이 돌아와서 게스트하우스의 전화를 썼다. 은희누나는 왜 거기까지 갔냐면서 뭐라고 하긴 했지만 온다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은희누나를 만나기로 해서 결국 그 분들과는 같이 돌아다니지 않기로 했다.
6개월 전에 깐짜나부리 투어를 하면서 만났던 누나를 치앙마이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여행은 인연을 만들고, 그 인연이 계속 이어지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있다. 근데 누나는 왜 이렇게 안 오는건지 한참이나 기다렸다.
여행자 버스를 타는 곳으로 가니 아직 버스는 도착하지 않았다. 다른 여행자 역시 전부 도착한 것이 아니어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나는 바닥에 철푸덕 주저 앉아버렸다.
그냥 기다리기 심심해서 그런지 내 옆에 있던 일본인과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고 갔다.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라면 이렇게 다른 여행자와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혼자하는 여행 심심하고 외로웠던 것은 당연하지만 그만큼 다른 여행자와의 만남이 쉬웠다.
내 바로 앞에는 버스 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있었는데 자신이 2PM의 닉쿤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했다. 그 소리를 듣고 옆에 있던 여자들은 아주 기겁을 했지만 말이다.
내가 마구 웃으면서 한국말은 할 줄 아냐고 물어보니 그냥 다짜고짜 2PM이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웃고 떠드는 도중에 뒤에서 한국말이 들려 쳐다봤는데 한국인 2분이 계셔서 인사를 했다. "치앙마이에는 트레킹하러 가시나요?"라고 물어본 나의 질문에 시작된 우리들의 대화는 버스에 타고서도 그치지 않았다. 이 분들은 태국과 캄보디아 배낭여행을 하는 도중이셨는데 캄보디아에서 엄청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배낭여행이 익숙치 않다고 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분은 많은 나라를 다니셨었다.
자연스럽게 내가 알고 있는 치앙마이 트레킹을 알려주기도 했고, 여행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에겐 약 3년 전에 동남아 배낭여행을 하면서 이미 많이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분들도 재미있게 들어주셔서 쉬지 않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버스는 어두워진 방콕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자리가 좀 여유로웠고 나는 혼자 앉아서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신기했던 점은 버스 뒤쪽에는 한국인이 대거 탑승했다는 점이었다. 내 뒤에는 한 여자분과 남자분이 있었는데 버스에서처음 만난듯 보였고, 앞에는 어머니와 아들이 여행을 하시고 계셨고, 내 옆에는 아까 버스를 타기전부터 이야기를 나누었던 남자분과 여자분이 계셨다. 잠시 뒤에 아주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내 옆에 계신 분들은 커플이 아니라 삼촌과 조카의 여행이었다. 너무 동안이라 너무 깜짝 놀랐다.
방콕을 빠져나간 한참 뒤인 약 2시간 뒤에는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다. 그 곳에서 빵 종류와 음료수만 하나 샀다. 야간에 이동하는 버스라서 먹을게 많이 필요없다는 점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나는 미얀마 여행을 가야 했기 때문에 돈을 아껴야 했다. 원래 가지고 온 돈도 별로 없었거니와 미얀마에서는 ATM도 없어서 혹시라도 여유 자금이 없다면 큰 일이 생길 수가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의 물가가 어느정도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혹시나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었다.
다시 버스에 올라탄 뒤에는 또 옆에 계신 분들과 한참동안 이야기를 했다. 혼자 여행하는 나로써는 긴 여행길에 심심하지 않아서 무척 좋았다. 치앙마이로 가는 버스는 심하게 덜컹거렸는데 나도 문득 원래 치앙마이로 가는 도로가 이렇게 좋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캄보디아나 라오스에 비하면 시원하게 뚫려있긴 했지만 말이다.
새벽 1시쯤 되었나 다시 작은 휴게소 앞에 버스는 멈춰섰다.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07년도 치앙마이에 갔을 때도 이곳에서 쉬었던 기억이 났다. 약간 출출하다는 생각에 10밧짜리 호빵처럼 생긴 것을 사먹었다. 테이블에 앉아서 삼촌, 조카 여행자와 이야기도 하고 파인애플도 같이 먹었다.
앗... 그제서야 느낀 것은 26일은 내 생일이었다. 내가 오늘이 생일이라고 얘기를 하니 깜짝 놀라면서 생일 축하한다고 하셨다.
이상하게 동남아의 버스들은 한밤중에도 에어컨을 끄지 않았다. 덕분에 치앙마이로 가는 새벽 내내 추위와 싸워야 했다. 그래도 버스에 올라타기 전에 겉옷을 준비했기 때문에 조금은 다행이었다고 할까?
비몽사몽 잠이 깬 시각은 새벽 6시였고, 바로 그 때가 치앙마이에 도착한 시각이었다. 아무리 태국이 더운 나라이긴 했어도 12월의 새벽이었고, 북쪽이라 그런지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썽태우(치앙마이에서 버스라고 볼 수 있는 교통수단)를 탔고, 나는 트레킹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삼촌, 조카 여행자와는 헤어져 다른 썽태우를 타고 치앙마이 중심지로 갔다.
잠시 뒤에 도착한 곳에서 한국 사람끼리 걸어서 갔는데 나도 그 뒤를 따라갔다. 그들과 함께 썽태우를 타고 한인 게스트하우스였던 '미소네'로 갔다.
오랜만에 바라본 치앙마이의 해자를 보니 옛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하지만 아무리 치앙마이에 와 본적이 있더라고 하더라도 바로 라오스로 넘어간 나로써는 치앙마이의 지리가 익숙치 않았다.
이제서야 해는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미소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지만 너무 이른 시각이라 체크인을 할 수가 없었다. 여기를 떠나 다른 곳을 갈까도 생각했지만 우선 하루만이라도 지내고 나중에 지리가 익숙해지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생각했다.
마침 우리 말고도 이 곳에 도착한 다른 사람들도 있어서 함께 아침이나 먹으러 갔다. 나는 버스 안에서 만났던 내 뒤에 앉은 남자와 여자분과 함께 걸으며 짤막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 분들은 치앙마이를 빨리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했다.
밥을 먹고 난 후 이 분들은 미소네에서 잠깐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은 뒤에 곧바로 치앙마이 버스터미널로 떠나셨다. 얼핏 여자분이 교수님이라는 소리에 깜짝 놀랐는데 역시 이 분도 상당히 동안이셨다. 어쨋든 내 주위에 모든 한국인들은 다들 떠났다.
하지만 체크인을 하고 방 안으로 들어오니 한국인 3분이 계셨다. 그 중에 2분은 떠날 계획이셨고, 1분은 나이가 있으셨던 아저씨였다. 어쩌다보니 이 아저씨가 알고 있던 사람들과 함께 치앙마이를 돌아다니기로 하긴 했는데 문득 치앙마이에 있던 은희누나한테 연락을 하지 않았던게 생각났다. 처음에는 같이 간다고 했다가 우선 은희누나한테 연락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공중전화를 찾아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기가 돈을 너무 빨리 먹어서 동전이 금방 떨어졌다. 하는 수 없이 돌아와서 게스트하우스의 전화를 썼다. 은희누나는 왜 거기까지 갔냐면서 뭐라고 하긴 했지만 온다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은희누나를 만나기로 해서 결국 그 분들과는 같이 돌아다니지 않기로 했다.
6개월 전에 깐짜나부리 투어를 하면서 만났던 누나를 치앙마이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여행은 인연을 만들고, 그 인연이 계속 이어지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있다. 근데 누나는 왜 이렇게 안 오는건지 한참이나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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