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에서 둘째 날, 우리는 아침을 대충 때우고 차이나타운 역사박물관을 구경하러 갔다. 차이나타운은 참 신기했다. 밤에는 그렇게 화려하고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낮이 되니 사람들의 흔적도 없었고, 상점들도 거의 대부분 닫혀 있었다. 어쨋든 우리가 찾아간 역사박물관은 어떻게 해서 중국인들이 싱가폴에 정착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던 박물관이었다.
한참을 구경하다 승우는 누군가를 발견했고, 아는 사람인 것 같다며 그쪽으로 다가갔다. 정말 놀랍게도 그 분들은 승우가 군대 있을 때 간부님들이었고, 마침 싱가폴에 출장 목적으로 오셨던 것이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지만 잠시 뒤에 그 분들은 우리에게 점심은 먹었냐고 물어보면서 점심을 같이 먹자고 제안을 하셨다.
차이나타운 내 어느 식당에 들어가서 딤섬을 얻어 먹을 수 있었는데 우리의 여행 일정을 들으시고는 더 많이 먹으라고 계속 주문하셨다. 물론 나와 관련이 있는 분들은 아니었지만 다른 나라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무척 신기하기만 했다.
이 분들과 헤어진 뒤에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며 MRT노선을 보는데 리틀인디아Litte India가 눈에 띄었다. 그래서 리틀 인디아로 다음 장소를 정하고는 MRT를 타고 이동했다.
리틀인디아에 내리자마자 이전에 봤던 장소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풍경에 살짝 놀랐다. 비록 내가 인도를 가보지는 못했지만 리틀 인디아에 와 보니 정말 인도같았다. 이곳은 싱가폴 인도계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던 곳이었다.
리틀인디아에 도착하고 들었던 첫느낌은 바로 지저분하다였다. 싱가폴의 깔끔한 이미지와는 반대로 건물은 지저분해 보였고, 바닥에는 쓰레기들이 나뒹굴었다. 차이나타운보다 훨씬 이질적인 느낌이라고 할까? 인도를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이곳에 있으니 인도 같았다. 냄새부터 틀렸는데 거리에는 카레 냄새가 가득했고, 사람들도 외형도 확연하게 구분이 되었다.
그렇다고 이곳이 싫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한 나라에 이렇게 분위기가 다른 곳이 여러 군데있다는 게 무척이나 신기했다. 아예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아 여기가 정말 싱가폴이 맞는지 몇 번이고 생각할 정도였다.
싱가폴에 와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항상 차보다는 사람이 먼저였다는 것이다. 그냥 조그만 길을 건너려고 차들이 지나가길 기다리는데 항상 차들이 먼저 멈추고 건너라고 손짓을 해주었다. 사실 차도 얼마 안 다니는 그런 곳이었는데, 일부러 멈추고 건너라는 말을 들으니까 굉장히 놀라웠다. 하지만 리틀인디아는 달랐다. 항상 차가 먼저였다.
아저씨 빨간불이예요! 싱가폴에서 신호 위반하는 사람도 처음 봤다.
리틀인디아가 거의 끝날 무렵에는 도로에 무언가 깔아 놓고는 파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있어 뭘 파는지 궁금한 나머지 가까이 가보았는데 이건 대체 팔려고 내놨는지 아니면 쓸모없는 물건을 처리하려고 나왔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냥 집 안에 있는 쓸만해 보이는 모든 것들을 가지고 나온 듯 했다. 정말 팔리기는 할까?
정말 궁금했다. 실제로 파는 것을 살펴 보면 휴대폰 배터리, 신발, 인형, 전기 콘센트 뿐만 아니라 몇 십 년은 족히 돼 보였던 라디오, 공구상자, 오래된 게임기 등 참 별의 별 물건이 있었다.
어찌되었든 리틀인디아에서 걸어다니니 전혀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아 참 기분이 묘했다. 그냥 거리를 걸어다니면서 리틀인디아의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튼튼한 다리 가지고 리틀인디아 한바퀴 돌고, 다시 싱가폴의 도심쪽으로 걸어나갔는데 덥긴 무지 더웠다.
나중에 알고보니 리틀인디아에 싼 숙소가 많다고 들었다. 이러한 정보가 없었으니 리틀 인디아쪽으로 가보질 않아 숙소를 구하지 못했던 것이다. 리틀 인디아에 싼 숙소가 몰려있다는데 실제로 가격이 어느정도 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안드로이드 어플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 출시로 인해 기존 동남아 배낭여행 글을 전부 수정, 재발행하고 있습니다. 여행기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가다듬기 때문에 약간의 분위기는 바뀔 수 있습니다. 07년도 사진과 글이라 많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어플을 위해 대대적으로 수정을 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는 유저분들은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을 다운(http://durl.kr/2u2u8) 받으시면 쉽게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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