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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의 가장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에스플러네이드Esplanade로 찾아가니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유난히 덥게 느껴졌던 싱가폴의 날씨였는데 항상 이곳에서는 탁트이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을 수 있어 기분까지 시원해지곤 했다.


가만히 앉아 더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리니 싱가폴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단지 야경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앉아서 아무 생각없이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내가 7시간을 날아와서 싱가폴에 있는 것도 신기했고, 내 주변에는 온통 외국인들만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다른 나라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었다. 화려하게 점점 밝아지고 있는 건물의 불빛속에 유유히 흐르는 싱가폴의 강을 바라보며 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질릴 때까지 이 곳에서 앉아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우리는 좀 질린다 싶을 때쯤 강 건너편을 보니 머라이언 공원Merlion Park이 보이길래 다리를 건너갔다. 


머라이언 공원은 꽤나 가까운 곳에 있었다. 이곳에 가기전만 하더라도 머라이언 공원이 어디 있는지 몰랐는데 그냥 에스플러네이드에 도착해보니 바로 반대편에서 있었던 것이다. 근데 머라이언 공원은 공원이라고 하기에는 좀 민망하게 녹지대가 아닌 그냥 보도블럭 위에 머라이언 한 마리가 하루종일 물을 뿜고 있는 곳이다. 얘는 힘들지도 않은지 낮이고 밤이고 계속 물만 뿜어대고 있었다.


머라이언 공원에 오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진 찍느라 정신 없었다. 싱가폴 사람인지 아니면 외국 관광객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지만 사실 별것도 없는 이 곳에서 야경과 머라이언 한 마리가 많은 사람들을 모여들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나 역시 조금은 엽기스럽게 생긴 머라이언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열심히 눌러댔다. 카메라로 열심히 찍어대다가 다시 강바람 맞으면서 철푸덕 주저 앉아버리고는 지나가는 사람들 관찰하거나 강만 멍하니 바라보곤 했다. 그랬다. 그냥 이곳에서 뭔가를 보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닌 그냥 바람 쐬러 오는 장소 같아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아마 몇시간이고 앉아 있었던 것 같다.


차이나타운으로 돌아갈 때는 MRT를 타기 위해 에스플러네이드 내부를 통해 가고 있었는데 작은 공연을 하고 있었다. 어떤 노래인지도 전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하고 있었고, 우리 역시 가던 길을 멈추고 바라보았다. 노래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 즐거워보였다. 사람들은 조용히 관람을 하다가도 곡이 끝나면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짧은 공연이 끝나고 MRT타고 돌아오는 길에 빵집에서 S$ 1에 빵 한개라는 것을 보고 얼른 들어가 2개 샀다. 빵이 싸다며 좋아했는데 이런 사소한 즐거움을 얻기 위해 나는 여행을 떠나려고 했구나 라는 생각이 비로소 들기 시작했다.





안드로이드 어플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 출시로 인해 기존 동남아 배낭여행 글을 전부 수정, 재발행하고 있습니다. 여행기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가다듬기 때문에 약간의 분위기는 바뀔 수 있습니다. 07년도 사진과 글이라 많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어플을 위해 대대적으로 수정을 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는 유저분들은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을 다운(http://durl.kr/2u2u8) 받으시면 쉽게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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