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투박하다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오사카의 시내를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어 여행자라면 한 번 들러볼만한 곳이다. 대낮에 전망대를 올라가는 것은 좀 내키지 않았지만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츠텐카쿠는 전망대를 보지 않는 것은 아쉬움을 남길 수 있는 일이다. 게다가 막상 달리 할 일도 없는데 전망대 구경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 츠텐카쿠 전망대로 바로 올라가려고 했으나 마침 점심때라서 허기를 먼저 해결하기로 했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배고픔에 신세카이를 돌았건만 적당한 식당을 찾지 못했다. 그냥 혼자서 먹을 수 있는 조용한 식당을 원할 뿐인데 여기는 전부 시끌벅적하고, 사람도 많았다. 게다가 난 어제 여기에서 꼬치튀김을 먹었는데 아무리 맛있더라고 해도 또 먹고 싶지는 않았다.
메뉴판을 보고 무얼 먹을까 고민을 했지만 무슨 말인지 몰라 주문조차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영어 메뉴판이 있었다. 하지만 영어 메뉴판이라고 하더라도 생선의 이름만 보고 주문하기는 쉽지 않았다. 옆에 계신 여자 분이 나를 보고는 도와주려고 했는데 결국에는 점심 특선(1500엔)으로 골랐다.
점심이 나오기 전까지 옆의 여자와 대화를 하게 되었다. 나보다는 나이가 많은 이모뻘로 보였는데 휴일이었음에도 일을 하는 도중에 먹는 점심이라고 했다. 내가 일본어를 모르는 것처럼 비록 한국어를 잘 몰랐지만 나에게 뭔가 대화를 계속 시도했다. 심지어 휴대폰으로 검색해서 한국어로 말을 하기도 했다.
나에게 일본 배우를 아냐고 물어봤는데 딱히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나마 일본 사람을 만나면 항상 우려먹을 수 있는 드라마 ‘트릭’의 나카마 유키에 정도밖에 없었는데 확실히 유명하긴 유명한지 이름을 대자 무척 좋아했다. 난 한술 더 떠서 “돈토코이!”(트릭의 남자 주인공은 겁이 무척 많은데 항상 남들 앞에서는 당당한척 외치는 말, 뜻은 덤벼라!)라고 말을 하니 완전 빵 터졌다.
내가 스시를 다 먹으니 옆에서 여자 분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더니 “맛있어요?”라고 한국어로 얘기했다. 아까처럼 한국어 회화를 찾아 나에게 말을 건 모양이다. 난 화답하는 것처럼 일본어로 맛있었다고 얘기했다. 당시 분위기는 서로 농담도 주고받았는데 확실히 새로운 사람과 만나 즐겁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라도 즐겁기 마련이다. 사실 그게 여행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이곳의 스시도 참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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