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 츠텐카쿠 방향으로 계속 걷던 도중 또 다시 흥미로운 장소를 발견했다. 한눈에 봐도 특별해 보이는 건물이 언덕 위에 있었는데 그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었다. 당연히 어떤 곳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평소에도 여행을 하면 아무데나 들어가는 편이라 그런지 내 발걸음은 자연스레 사람들의 뒤를 따라가게 되었다.
입구에는 커다란 상이 눈에 띄었다. 신사라면 커다란 도리이가 입구를 지키고 있을 텐데 여기는 신사가 아닌 걸까? 당시엔 지도가 없어 이곳의 이름조차 몰랐는데 나중에 살펴보니 잇신지 절(一心寺, Isshinji Temple)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절이라면 조금 신성시되는 곳일 텐데 난 흥분되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뭐랄까. 때로는 유명한 관광지를 보는 것보다 그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게 훨씬 배낭여행자답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의 일상을 방해할 생각은 없다. 그저 우리와는 다른 문화를 보고, 느끼는 것이 좋을 뿐이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은 정말 많았다. 들어가자마자 넓은 공터가, 그리고 가운데는 가장 중심으로 보이는 불당이 있었다. 사실 불당이나 건축물을 열심히 살펴보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방금 전에 들렀던 조용했던 신사와 또 다른 분위기라 무척 신기했다. 곳곳에서는 향냄새가 가득하고,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꼭 어느 시민공원에 온 느낌이었다. 주변에는 나이가 지긋하게 잡수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았지만 간혹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과 손을 잡고 절에 온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여기가 어딘지 모르니 주변을 살펴보다가 좌측에 납골당을 보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도시 한 가운데에도 납골당이 있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여기에는 절 내부에 그들의 안식처가 있었던 것이다. 납골당도 그냥 들어갈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카메라를 들고 신기하다는 식으로 사진을 찍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절의 분위기는 독특했다. 분명 절이긴 한데 동전을 던지는 함이나 한편에 마련된 물처럼 여러 요소들이 일본 신사의 모습 그대로였다. 일본식 사원이라고 볼 수 있는 신사와 불교식의 절이 뒤섞인 모습이라고 할까? 그래서인지 난 잇신지를 신사로 부르면 되는 줄 알았다.
동전을 던지고, 합장을 하며 소원을 비는 모습은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인 것 같다. 난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그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여태까지 일본의 종교적인 모습을 잘 몰랐기 때문에 더 신기하게 바라봤는지도 모르겠다. 때문에 평소에는 그냥 지나칠 법도 한데 나도 100엔을 던져 넣었다. 물론 합장을 하며 소원을 비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냥 마음의 평안을 얻고자 하는 그들의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스미요시타이샤 신사를 갔을 때도 그랬지만 신사에 가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물의 용도가 궁금했다. 절이었지만 잇신지에서도 물이 흐르고 있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약수처럼 마시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한참을 살펴보니 일본 사람들은 아무도 물을 마시지 않았다.
좀 오랜 관찰 결과 내린 결론이라면 손을 씻고, 입안을 헹구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그런 행위가 신사나 절에 들어갈 때 자신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인가 보다.
다른 쪽으로 이동하니 여기는 향을 태우고, 초를 태우는 모습이 보였다. 필리핀 카톨릭에서는 양초를 태우는 식으로 소원을 빌기도 하지만 대게 불교에서 향을 태우고, 양초를 태우는 경우가 많다. 신자는 아니지만 보통 자신의 이름으로 양초나 향을 사고, 소원을 적은 뒤 태우게 된다.
향을 태우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향을 세수를 하는 것처럼 얼굴로 가져가거나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향의 냄새를 맡으면 길이 온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신기한 풍경이라 좀처럼 잊혀 지지 않았다.
이곳은 향냄새가 가득할 뿐만 아니라 연기로 시야가 가려지기 일수였지만 난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않았다. 종교적으로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일본 사람들의 일상을 지켜보는데 시간가는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주변을 지켜보기만 하고 있을 때 옆에 강아지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어떤 아주머니의 유모차에 앉아있던 강아지였는데 아주 차분하게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귀엽다는 생각에 쓰다듬으니 아주머니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내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는 이제는 익숙한 그 질문을 하셨다.
“히토리?(혼자야?)”
혼자 여행을 왔냐는 뭐 그런 의미인데 생각보다 자주 이런 질문을 받는다. 몇 개 알지도 못하는 일본어를 다 동원해 가면서 잠깐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는 난 잇신지에서 나왔는데 생각해보면 예정에도 없던 잇신지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비록 화려하거나 유명한 관광지라고는 할 수 없지만 오히려 그들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지켜볼 수 있어서 다른 곳보다 훨씬 흥미로웠던 장소였다.
입구에는 커다란 상이 눈에 띄었다. 신사라면 커다란 도리이가 입구를 지키고 있을 텐데 여기는 신사가 아닌 걸까? 당시엔 지도가 없어 이곳의 이름조차 몰랐는데 나중에 살펴보니 잇신지 절(一心寺, Isshinji Temple)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절이라면 조금 신성시되는 곳일 텐데 난 흥분되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뭐랄까. 때로는 유명한 관광지를 보는 것보다 그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게 훨씬 배낭여행자답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의 일상을 방해할 생각은 없다. 그저 우리와는 다른 문화를 보고, 느끼는 것이 좋을 뿐이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은 정말 많았다. 들어가자마자 넓은 공터가, 그리고 가운데는 가장 중심으로 보이는 불당이 있었다. 사실 불당이나 건축물을 열심히 살펴보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방금 전에 들렀던 조용했던 신사와 또 다른 분위기라 무척 신기했다. 곳곳에서는 향냄새가 가득하고,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꼭 어느 시민공원에 온 느낌이었다. 주변에는 나이가 지긋하게 잡수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았지만 간혹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과 손을 잡고 절에 온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여기가 어딘지 모르니 주변을 살펴보다가 좌측에 납골당을 보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도시 한 가운데에도 납골당이 있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여기에는 절 내부에 그들의 안식처가 있었던 것이다. 납골당도 그냥 들어갈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카메라를 들고 신기하다는 식으로 사진을 찍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절의 분위기는 독특했다. 분명 절이긴 한데 동전을 던지는 함이나 한편에 마련된 물처럼 여러 요소들이 일본 신사의 모습 그대로였다. 일본식 사원이라고 볼 수 있는 신사와 불교식의 절이 뒤섞인 모습이라고 할까? 그래서인지 난 잇신지를 신사로 부르면 되는 줄 알았다.
동전을 던지고, 합장을 하며 소원을 비는 모습은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인 것 같다. 난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그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여태까지 일본의 종교적인 모습을 잘 몰랐기 때문에 더 신기하게 바라봤는지도 모르겠다. 때문에 평소에는 그냥 지나칠 법도 한데 나도 100엔을 던져 넣었다. 물론 합장을 하며 소원을 비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냥 마음의 평안을 얻고자 하는 그들의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스미요시타이샤 신사를 갔을 때도 그랬지만 신사에 가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물의 용도가 궁금했다. 절이었지만 잇신지에서도 물이 흐르고 있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약수처럼 마시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한참을 살펴보니 일본 사람들은 아무도 물을 마시지 않았다.
좀 오랜 관찰 결과 내린 결론이라면 손을 씻고, 입안을 헹구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그런 행위가 신사나 절에 들어갈 때 자신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인가 보다.
다른 쪽으로 이동하니 여기는 향을 태우고, 초를 태우는 모습이 보였다. 필리핀 카톨릭에서는 양초를 태우는 식으로 소원을 빌기도 하지만 대게 불교에서 향을 태우고, 양초를 태우는 경우가 많다. 신자는 아니지만 보통 자신의 이름으로 양초나 향을 사고, 소원을 적은 뒤 태우게 된다.
향을 태우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향을 세수를 하는 것처럼 얼굴로 가져가거나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향의 냄새를 맡으면 길이 온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신기한 풍경이라 좀처럼 잊혀 지지 않았다.
이곳은 향냄새가 가득할 뿐만 아니라 연기로 시야가 가려지기 일수였지만 난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않았다. 종교적으로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일본 사람들의 일상을 지켜보는데 시간가는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주변을 지켜보기만 하고 있을 때 옆에 강아지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어떤 아주머니의 유모차에 앉아있던 강아지였는데 아주 차분하게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귀엽다는 생각에 쓰다듬으니 아주머니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내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는 이제는 익숙한 그 질문을 하셨다.
“히토리?(혼자야?)”
혼자 여행을 왔냐는 뭐 그런 의미인데 생각보다 자주 이런 질문을 받는다. 몇 개 알지도 못하는 일본어를 다 동원해 가면서 잠깐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는 난 잇신지에서 나왔는데 생각해보면 예정에도 없던 잇신지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비록 화려하거나 유명한 관광지라고는 할 수 없지만 오히려 그들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지켜볼 수 있어서 다른 곳보다 훨씬 흥미로웠던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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