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해, 아르메니아 사람을 믿으면 안 돼"
처음엔 그 이상했던 숙소도 하루가 지나니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침대가 넓으니까 이란 남자와 침대를 같이 써도 괜찮다고 웃으며 말할 땐 황당하기만 했는데 주인장 미카일도 생각보다 훨씬 친근했다. 그렇다고 배낭여행자에게 마냥 추천해주긴 참 뭐한 곳이다. 침대 6개만 있는 작은 숙소엔 독일인 1명, 헝가리인 1명, 중국인 1명, 에콰도르인 1명, 폴란드인 2명이 머물고 있었다. 독일인 필립과 헝가리인 커팅카와는 조금 친해졌을 뿐, 딱히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냈던 건 아니다. 오전에는 국경에서 통역해줬던 루스란과 만나기로 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허탕만 쳤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연락이 되던 사이인데 그 이후로는 연락이 되질 않는다.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못 나온 건지, 약속을 지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