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플러네이드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갔다. 2007년 동남아 배낭여행 이후 오랜만에 찾은 에스플러네이드역인데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 당시 MRT를 타고 이곳에 와서 야경도 보고, 근처를 걸어 다녔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마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때의 추억을 곱씹을 수 있는 것 같았다.
싱가폴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시간을 때우기 가장 좋은 에스플러네이드와 클락키를 선택했다. 강바람을 맞으며 걷다가 배고프면 근처에서 점심이나 해결하자는 그런 생각으로 에스플러네이드로 갔던 것이다.
원래 에스플러네이드가 있는 쪽으로 나가면 되는데 출구를 찾다가 나온 곳은 바로 선텍시티 앞이었다. 방금 전만해도 MRT의 냉방에 얼어 죽을 것만 같았는데 밖으로 나오니 찌는 듯한 더위가 엄습해왔다. 조금 덥지만 밖을 걸어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에스플러네이드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다가 시티투어 버스를 보게 됐다.
갑자기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싶어졌다. 여태까지 여행을 하면서 시티투어 버스를 탄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관심이 생긴 것이다. 사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시티투어 버스가 떡하니 보여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가폴이 처음도 아니라서 굳이 시티투어를 할 필요는 없었으나 일단 걷지 않고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을 것 같았다. 버스에 올라타서 아저씨에게 한 바퀴 도는데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보니 1시간 정도면 된다고 했다. 딱 적당했다.
가격은 15S$었다. 이 시티투어 버스가 특이한 점이라면 한 번 티켓을 구입하면 하루 종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꼭 선텍시티 앞에서 타지 않더라도 시티투어 버스가 지나다니는 정류장이라면 언제든지 탈 수 있다. 그러니까 시티투어의 역할 뿐만 아니라 주요 관광지를 돌아다니기에도 유용한 교통수단이었다.
시티투어 버스의 2층은 시원하게 개방되어 있어 주변을 살펴보기에 참 좋았다. 싱가폴이 작은 도시이긴 했어도 오랜만에 보는데도 어디가 어디인지 다 기억이 났다.
버스는 먼저 싱가폴의 작은 인도, 리틀인디아로 향했다. 물론, 이곳도 예전에 다 걸었던 곳이라 낯설지 않았다.
시티투어를 함께 탔던 사람들은 나만 빼고 전부 서양인이었다. 유난히 노부부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 점도 독특했다.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느낀점이라면 생각보다 내가 많은 장소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배낭여행을 할 때 고작해야 2박 3일만 머물렀지만 열심히 걸어다녀서 그런지 낯설은 건물은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옛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심지어 어느 빌딩 앞 분수대에서 앉아서 쉬던 기억까지 떠올랐으니 말이다.
위험하니까 앉으라고 해도 꼭 일어서서 사진을 찍는 아저씨들이 있다. 아무튼 시티투어 버스는 본격적으로 빌딩숲을 달리기 시작했다. 높게 솟은 싱가폴의 마천루는 홍콩의 화려함에는 떨어지지만 제법 멋스럽다.
4년 전에는 없었는데 배가 올려진 독특한 형태의 빌딩이 보였다. 아마 저 빌딩이 오랜만에 찾은 싱가폴에서 유일하게 보는 변화였다. 잠시 후 노점으로 가득한 클락키도 지나갔다.
차이나타운도 지나갔다. 싱가폴 인구의 대부분이 중국인이라 차이나타운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싱가폴 내에도 차이나타운은 있다.
4년 전, 동남아 배낭여행을 시작하던 첫날 차이나타운에서 엄청나게 헤매다가 숙소를 잡았다. 아무런 계획도 없었던 탓에 낯선 땅에서 헤매긴 했지만 모든 게 신기하고 즐거웠다. 심지어 노동자들로 보이는 싸구려 여관이라도 상관없었다. 겨우 숙소를 잡고 차이나타운의 먹자 골목에서 5S$ 싸구려 족발과 함께 마신 타이거 맥주의 맛은 어찌나 끝내주던지 아직도 그 맛을 잊지 못한다. 당시에는 기대했던 배낭여행을 실제로 하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시티투어 버스는 다시 선텍시티로 돌아왔다. 한 바퀴를 다 돈 것이다. 1시간이 소요되긴 했지만 생각보다는 짧은 구간을 돌고 있었다.
시티투어 버스를 내리고 나서야 알게 되었지만 내가 탔던 것은 히포(Hippo)로 시내 중심으로 돌아보는 버스였고, 그 옆에는 덕투어(Ducktours)라는 강과 육지를 넘나드는 수륙양용 차량이 있었다.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수륙양용이라 강도 들어가보는 덕투어가 더 재미있어 보인다. 미리 알았더라도 덕투어를 이용해 보는 건데 조금 아쉬웠다.
점심은 선텍시티 내부에 있던 푸드코트에서 해결했다. 어느 것을 먹을까 고민했지만 이내 반찬을 고를 수 있는 밥을 먹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주변에는 온통 직장인들로 가득해 조금 신기한 분위기 속에서 밥을 먹게 되었다. 심지어 어떤 남자는 자리가 없어서 내 앞 자리에 합석한 채로 밥을 먹게 되었다. 아무튼 반찬을 몇 개 고르지 않았지만 충분히 배부르고, 맛있었던 점심이었다.
싱가폴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시간을 때우기 가장 좋은 에스플러네이드와 클락키를 선택했다. 강바람을 맞으며 걷다가 배고프면 근처에서 점심이나 해결하자는 그런 생각으로 에스플러네이드로 갔던 것이다.
원래 에스플러네이드가 있는 쪽으로 나가면 되는데 출구를 찾다가 나온 곳은 바로 선텍시티 앞이었다. 방금 전만해도 MRT의 냉방에 얼어 죽을 것만 같았는데 밖으로 나오니 찌는 듯한 더위가 엄습해왔다. 조금 덥지만 밖을 걸어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에스플러네이드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다가 시티투어 버스를 보게 됐다.
갑자기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싶어졌다. 여태까지 여행을 하면서 시티투어 버스를 탄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관심이 생긴 것이다. 사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시티투어 버스가 떡하니 보여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가폴이 처음도 아니라서 굳이 시티투어를 할 필요는 없었으나 일단 걷지 않고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을 것 같았다. 버스에 올라타서 아저씨에게 한 바퀴 도는데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보니 1시간 정도면 된다고 했다. 딱 적당했다.
가격은 15S$었다. 이 시티투어 버스가 특이한 점이라면 한 번 티켓을 구입하면 하루 종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꼭 선텍시티 앞에서 타지 않더라도 시티투어 버스가 지나다니는 정류장이라면 언제든지 탈 수 있다. 그러니까 시티투어의 역할 뿐만 아니라 주요 관광지를 돌아다니기에도 유용한 교통수단이었다.
시티투어 버스의 2층은 시원하게 개방되어 있어 주변을 살펴보기에 참 좋았다. 싱가폴이 작은 도시이긴 했어도 오랜만에 보는데도 어디가 어디인지 다 기억이 났다.
버스는 먼저 싱가폴의 작은 인도, 리틀인디아로 향했다. 물론, 이곳도 예전에 다 걸었던 곳이라 낯설지 않았다.
시티투어를 함께 탔던 사람들은 나만 빼고 전부 서양인이었다. 유난히 노부부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 점도 독특했다.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느낀점이라면 생각보다 내가 많은 장소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배낭여행을 할 때 고작해야 2박 3일만 머물렀지만 열심히 걸어다녀서 그런지 낯설은 건물은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옛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심지어 어느 빌딩 앞 분수대에서 앉아서 쉬던 기억까지 떠올랐으니 말이다.
위험하니까 앉으라고 해도 꼭 일어서서 사진을 찍는 아저씨들이 있다. 아무튼 시티투어 버스는 본격적으로 빌딩숲을 달리기 시작했다. 높게 솟은 싱가폴의 마천루는 홍콩의 화려함에는 떨어지지만 제법 멋스럽다.
4년 전에는 없었는데 배가 올려진 독특한 형태의 빌딩이 보였다. 아마 저 빌딩이 오랜만에 찾은 싱가폴에서 유일하게 보는 변화였다. 잠시 후 노점으로 가득한 클락키도 지나갔다.
차이나타운도 지나갔다. 싱가폴 인구의 대부분이 중국인이라 차이나타운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싱가폴 내에도 차이나타운은 있다.
4년 전, 동남아 배낭여행을 시작하던 첫날 차이나타운에서 엄청나게 헤매다가 숙소를 잡았다. 아무런 계획도 없었던 탓에 낯선 땅에서 헤매긴 했지만 모든 게 신기하고 즐거웠다. 심지어 노동자들로 보이는 싸구려 여관이라도 상관없었다. 겨우 숙소를 잡고 차이나타운의 먹자 골목에서 5S$ 싸구려 족발과 함께 마신 타이거 맥주의 맛은 어찌나 끝내주던지 아직도 그 맛을 잊지 못한다. 당시에는 기대했던 배낭여행을 실제로 하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시티투어 버스는 다시 선텍시티로 돌아왔다. 한 바퀴를 다 돈 것이다. 1시간이 소요되긴 했지만 생각보다는 짧은 구간을 돌고 있었다.
시티투어 버스를 내리고 나서야 알게 되었지만 내가 탔던 것은 히포(Hippo)로 시내 중심으로 돌아보는 버스였고, 그 옆에는 덕투어(Ducktours)라는 강과 육지를 넘나드는 수륙양용 차량이 있었다.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수륙양용이라 강도 들어가보는 덕투어가 더 재미있어 보인다. 미리 알았더라도 덕투어를 이용해 보는 건데 조금 아쉬웠다.
점심은 선텍시티 내부에 있던 푸드코트에서 해결했다. 어느 것을 먹을까 고민했지만 이내 반찬을 고를 수 있는 밥을 먹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주변에는 온통 직장인들로 가득해 조금 신기한 분위기 속에서 밥을 먹게 되었다. 심지어 어떤 남자는 자리가 없어서 내 앞 자리에 합석한 채로 밥을 먹게 되었다. 아무튼 반찬을 몇 개 고르지 않았지만 충분히 배부르고, 맛있었던 점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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