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인트라무로스가 뭔지도 몰랐고, 어디가 주요 관광지인지도 모른 채 걸어 다녔다. 간혹 삐끼 아저씨들이 트라이시클을 이용해 가이드를 해주겠다고 나에게 접근했지만, 손을 내저으며 거부했다.
아무튼 그렇게 걷다가 독특해 보이는 교회를 발견했다. 학생들이 우르르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니 틀림없는 관광지라 여겼다. 바로 여기가 인트라무로스를 오기 전에 살짝 들었던 성 어거스틴 교회(성 어거스틴 대성당, San Agustin Church)였던 것이다.
성 어거스틴 교회의 입장료는 100페소였다.
입구에는 커다란 종이 보였다. 이 종을 구경하면서 주변을 살펴보고 있을 때 커다란 덩치를 가진 외국인과 마주하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는데 내가 한국인이라는 말에 무척 반가워했다. 곧바로 그 남자는 한국에서도 잠시 지냈다는 이야기를 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역을 나에게 이야기하는데 꼬인 발음으로 말해서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었다. 게다가 기억도 가물가물 했던 것 같았다. 그래도 열심히 설명을 하다가 결국 미군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용산’이냐고 말하니 그제야 용산이라고 좋아했다.
그게 계기가 되었는지 그 자리에서 몇 십 분간 대화를 했는데 그가 하와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휴가로 필리핀에 왔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이제 막 성 어거스틴 교회에 들어왔기 때문에 각자 내부를 감상하기 위해 헤어졌다. 그는 아주 짧은 대화에도 즐거웠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성 어거스틴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고 찾아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눈에 보이는 데로 감상했다. 아무래도 교회(우리로 치면 가톨릭 성당)이라 종교적 색채가 묻어나는 커다란 그림이 벽면을 가득 채웠다.
필리핀의 경우 스페인이 통치하면서 가톨릭이 전파된 경우라 그와 관련된 그림도 있는 것 같다.
성 어거스틴 교회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양쪽 벽면에 그림으로 가득 채운 1층을 한 바퀴 돌고 나서야 이 교회가 기본적으로 정방형 구조에 가운데를 비워두고 건물을 올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운데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공터였다. 어차피 나갈 생각도 없긴 했지만 경비원이 나갈 수 없다고 문을 닫으며 제지를 했다. 성 어거스틴 교회는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아니면 중요 유적지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곳곳에서 경비원이 배치되어 있었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도 매우 한정적이었다.
이번에는 2층으로 올라갔다. 역시 커다란 그림이 벽면에 걸려 있었다. 꼭 종교적으로 바라보지 않더라도 무척 익숙한 ‘최후의 만찬’도 보였다.
애초에 성 어거스틴이 뭔지도 모르고 찾아왔으니 그냥 발 가는 데로 헤매다 보니 예배당의 2층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정말 거대했던 파이프 오르간이었다. 지금도 예배를 연주를 하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이렇게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만 봐도 예배당의 웅장함과 엄숙함이 느껴지는 듯 했다.
아래를 내려다 봤다. 무슨 양식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옛 가톨릭 성당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성당이 참 멋스러웠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필리핀 여행을 많이 다니지는 않았어도 백 년이나 되는 교회들이 참 많고, 잘 보존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예배당을 나와 2층의 구석구석 돌아봤는데 어떤 방에 가니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만 같은 목각 인형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사진 촬영 금지 구역이라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했는데 어두운 곳에서 인형을 마주하니 정말 섬뜩할 정도였다. 인형을 살짝 건드리면 움직이지 않을지 혼자 해괴한 상상에 빠졌다.
충분히, 그리고 여유있게 성 어거스틴 교회를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난 밖으로 나갔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었다. 사실 교회를 구경하는 것은 그리 재미없는 일이긴 한데 성 어거스틴 교회는 박물관처럼 다양한 전시물을 갖추고 있어서 볼만했다.
역시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성 어거스틴 교회는 1571년부터 지어지기 시작한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건축 교회이고,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또한, 2차 세계대전의 폭격이나 여러 차례의 지진에도 파괴되지 않았는데 반대로 마닐라 대성당의 경우 화재, 지진 등으로 인해 건물이 소실돼 무려 7차례나 재건축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때문에 필리핀에서는 성 어거스틴 교회를 '기적의 교회'라고 부르며, 마닐라에서 가장 신성시 된다고 한다.
아무튼 그렇게 걷다가 독특해 보이는 교회를 발견했다. 학생들이 우르르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니 틀림없는 관광지라 여겼다. 바로 여기가 인트라무로스를 오기 전에 살짝 들었던 성 어거스틴 교회(성 어거스틴 대성당, San Agustin Church)였던 것이다.
성 어거스틴 교회의 입장료는 100페소였다.
입구에는 커다란 종이 보였다. 이 종을 구경하면서 주변을 살펴보고 있을 때 커다란 덩치를 가진 외국인과 마주하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는데 내가 한국인이라는 말에 무척 반가워했다. 곧바로 그 남자는 한국에서도 잠시 지냈다는 이야기를 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역을 나에게 이야기하는데 꼬인 발음으로 말해서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었다. 게다가 기억도 가물가물 했던 것 같았다. 그래도 열심히 설명을 하다가 결국 미군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용산’이냐고 말하니 그제야 용산이라고 좋아했다.
그게 계기가 되었는지 그 자리에서 몇 십 분간 대화를 했는데 그가 하와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휴가로 필리핀에 왔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이제 막 성 어거스틴 교회에 들어왔기 때문에 각자 내부를 감상하기 위해 헤어졌다. 그는 아주 짧은 대화에도 즐거웠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성 어거스틴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고 찾아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눈에 보이는 데로 감상했다. 아무래도 교회(우리로 치면 가톨릭 성당)이라 종교적 색채가 묻어나는 커다란 그림이 벽면을 가득 채웠다.
필리핀의 경우 스페인이 통치하면서 가톨릭이 전파된 경우라 그와 관련된 그림도 있는 것 같다.
성 어거스틴 교회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양쪽 벽면에 그림으로 가득 채운 1층을 한 바퀴 돌고 나서야 이 교회가 기본적으로 정방형 구조에 가운데를 비워두고 건물을 올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운데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공터였다. 어차피 나갈 생각도 없긴 했지만 경비원이 나갈 수 없다고 문을 닫으며 제지를 했다. 성 어거스틴 교회는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아니면 중요 유적지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곳곳에서 경비원이 배치되어 있었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도 매우 한정적이었다.
이번에는 2층으로 올라갔다. 역시 커다란 그림이 벽면에 걸려 있었다. 꼭 종교적으로 바라보지 않더라도 무척 익숙한 ‘최후의 만찬’도 보였다.
애초에 성 어거스틴이 뭔지도 모르고 찾아왔으니 그냥 발 가는 데로 헤매다 보니 예배당의 2층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정말 거대했던 파이프 오르간이었다. 지금도 예배를 연주를 하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이렇게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만 봐도 예배당의 웅장함과 엄숙함이 느껴지는 듯 했다.
아래를 내려다 봤다. 무슨 양식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옛 가톨릭 성당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성당이 참 멋스러웠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필리핀 여행을 많이 다니지는 않았어도 백 년이나 되는 교회들이 참 많고, 잘 보존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예배당을 나와 2층의 구석구석 돌아봤는데 어떤 방에 가니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만 같은 목각 인형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사진 촬영 금지 구역이라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했는데 어두운 곳에서 인형을 마주하니 정말 섬뜩할 정도였다. 인형을 살짝 건드리면 움직이지 않을지 혼자 해괴한 상상에 빠졌다.
충분히, 그리고 여유있게 성 어거스틴 교회를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난 밖으로 나갔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었다. 사실 교회를 구경하는 것은 그리 재미없는 일이긴 한데 성 어거스틴 교회는 박물관처럼 다양한 전시물을 갖추고 있어서 볼만했다.
역시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성 어거스틴 교회는 1571년부터 지어지기 시작한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건축 교회이고,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또한, 2차 세계대전의 폭격이나 여러 차례의 지진에도 파괴되지 않았는데 반대로 마닐라 대성당의 경우 화재, 지진 등으로 인해 건물이 소실돼 무려 7차례나 재건축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때문에 필리핀에서는 성 어거스틴 교회를 '기적의 교회'라고 부르며, 마닐라에서 가장 신성시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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