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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브금부터 깔게요. 지금 제 상황에 딱 맞네요. 여기 겁 많고 소심한 여행자, 세계를 향해 떠납니다. 행운을 빌어주세요.


(BGM) 페퍼톤스 – 행운을 빌어줘요


안녕 고마웠어
짧았던 너와 나의 계절
끝은 또 하나의 시작

잔뜩 배낭을 멘
작은 어깨를 두드린다
이젠 떠나야 할 시간

숨가쁜 시간의 강을 건너
엇갈린 축의 바람이 분다
오 그대 작은 별이 되기를
망설였던 나의 서툰 노래 이젠 할 수 있어

행운을 빌어줘요
웃음을 보여줘요
눈물은 흘리지 않을게, 굿바이
뒤돌아 서지마요
쉼없이 달려가요
노래가 멈추지 않도록
수많은 이야기
끝없는 모험만이
그대와 함께이길

"행운을 빌어요"

 
항상 꿈꿔왔던 여행입니다. 저는 오늘 드넓은 세상을 향해 떠납니다! 아주 오랫동안 생각했기 때문에 ‘그날’이 오게 된다면 멋지게 알려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날이 왔음에도 지금 제 머릿속은 무지하게 복잡해서 마치 주머니 속에서 꺼낸 이어폰처럼 엉켜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쉽게 글이 써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기대하던 순간인데 말이죠. 생각해보면 여행을 떠나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그럼에도 저는 오늘부터 내딛는 발걸음의 의미를 모두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나를 찾는 여행이라느니,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식의 그 따위 허접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저 하고 싶은 그 여행 자체를 위해 떠나겠습니다. 사실 공자왈 맹자왈 늘어놓는 것 자체가 너무 재수 없잖아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여행이라 저도 어디로 갈지 잘 모르겠습니다.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일 생각입니다. 제가 그렇게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는 타입도 아니고, 장기 여행을 하는데 그런 건 무의미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삽질을 하게 될 지 두렵군요.


그럼에도 대충 큰 그림을 소개하자면 출발지는 러시아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차를 타고 모스크바를 거쳐 유라시아 대륙의 끝자락까지 횡단해 보겠습니다. 당장 내일 어디서 잠을 자야 할지, 카드 결제가 되질 않아 열차도 예약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책이 없지만 일단 가보겠습니다. 저는 과연 아프리카까지 갈 수 있을까요?


어떻게든 되겠죠. 사람은 꿈을 꿀 수 있는 동물이잖아요. 그 꿈을 찾기 위해 떠납니다. 길바닥에서 생존하는 모습 자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 글을 읽는 분과 길 위에서 만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앞으로 여행 중에 실시간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올라오는 콘텐츠가 마음에 들거나 제 여행을 지지해 주실 분은 후원 페이지(http://likewind.net/1123)를 눌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배 안에서 김동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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