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난 지 3달,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3달 동안 저는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 우크라이나, 몰도바를 거쳐 지금은 루마니아에 있는데 간혹 여행 경비가 얼마나 들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왜 궁금한지는 알 수 없으나 딱히 제가 공개 못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사용한 돈은 무조건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들어오는 돈은 없으니 몰라도 되지만 나간 돈은 확실히 알아야죠. 가끔 귀찮아서 몰아서 기록할 때가 많지만 하나도 빠짐없이 엑셀로 나라별 지출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말이죠. 다만 엑셀 파일을 그냥 올릴 수 없으니 아래에 나라별 지출 내역을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러시아(Russia)
여행기간 : 2014.09.22 ~ 2014.10.06 (15일)
총지출 : 17,397루블 / 469,707원
일평균지출 : 1,160루블 / 31,314원
러시아에서는 교통비에 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이동하는 기차는 약 23만원 정도 들었고, 모스크바에서 바쿠까지 이동하는 기차는 15만원 정도 들었는데 이 금액만 합쳐도 전체 지출의 81%나 됩니다. 물론 기차 안에서 각각 7일간, 3일간 지냈기 때문에 숙박비는 따로 들지 않았지만요. 대신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모스크바에서는 돈을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카우치서핑을 이용해 3일간 지냈고, 전전전 회사 선배를 만나 많이 얻어 먹어 돈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아제르바이잔(Azerbaijan)
여행기간 : 2014.10.07 ~ 2014.10.10 (4일)
총지출 : 125마나트 / 158,393원
일평균지출 : 31마나트 / 39,598원
물가가 비싼 나라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체류한 기간도 얼마 되지 않고, 딱히 쓴 돈도 많지 않습니다. 다만 국경에서 비자 문제로 걸려 기차에서 내리고,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등 예상치 못한 지출이 이어졌습니다.
조지아(Georgia)
여행기간 : 2014.10.10 ~ 2014.10.19 (10일)
총지출 : 704라리 / 427,522원
일평균지출 : 70라리 / 42,752원
생각보다 많이 썼습니다. 그 이유로는 물가가 싸다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전혀 싸지 않았고, 투어나 택시를 이용해 여행을 했기 때문입니다. 예레반행 기차도 비쌌고요. 딱히 한 것도 없는데 여러모로 돈을 많이 썼던 나라입니다.
아르메니아(Armenia) +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
여행기간 : 2014.10.20 ~ 2014.11.07 (19일)
총지출 : 131,247드람 / 340,717원
일평균지출 : 6,907드람 / 17,932원
아르메니아 물가가 조지아보다 저렴하다는 점도 있지만, 카우치서핑으로 만난 벤과 빅토리아 집에서 무려 10일간 묵었던 게 돈을 아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만약 인터넷만 되었다면, 술을 적당히 마셨다면 돈을 더 아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르메니아 남부와 나고르노카라바흐 여행에서는 히치하이킹으로 다니기도 했고, 딱히 돈을 쓸만한 곳이 없어 지출이 많지 않았습니다.
조지아(Georgia)
여행기간 : 2014.11.07 ~ 2014.11.19 (13일)
총지출 : 573라리 / 34,7811원
일평균지출 44라리 / 26,755원
다시 돌아온 조지아에선 그냥 멍하니 있다가 동네만 돌아다녀서 그런지 큰 돈을 쓰진 않았네요. 다만 우크라이나행 페리를 예약할 때 300라리가 들어 돈을 많이 쓴 것처럼 보입니다.
우크라이나(Ukrine)
여행기간 : 2014.11.19 ~ 2014.11.27 (8일)
총지출 : 1,955그리브냐 / 138,842원
일평균지출 : 244그리브냐 / 17,355원
딱히 돈을 쓸 일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막판에 돈이 너무 남아 스테이크를 사먹은 게 지출의 큰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몰도바(Moldova)
여행기간 : 2014.11.27 ~ 2014.12.10 (12일)
총지출 : 1,944레이 / 143,144원
일평균지출 : 162레이 / 11,926원
7년 만에 만난 엘레나 집에서 12일이나 묵어서 돈을 많이 아낄 수 있었습니다. 크리코바 와이너리 투어가 300레이로 단일 항목으로는 가장 큰 지출이었습니다.
트란스니스트리아(Transnistria)
여행기간 : 2014.12.05 ~ 2014.12.07 (3일)
총지출 : 1,006루블 / 98,877원
일평균지출 : 336루블 / 32,959원
몰도바와 다른 화폐인 트란스니스트리아 루블(PRB)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로 계산했습니다. 정확한 환율 계산은 어려워 대충 1루블에 100원으로 기록했습니다. 그리 비싼 동네는 아니지만 숙박비와 거주등록비로 500루블 들어 많이 쓴 것처럼 느껴집니다. 외국인도 거의 없으니 당연히 저렴한 호스텔도 없어 어쩔 수 없는 지출이긴 했습니다.
[여행경비 절약하는 방법]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여행을 하고 있지만 각자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여행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1. 저렴한 숙소 검색은 필수
적어도 ‘배낭여행자’라면 저렴한 숙소 찾는데 여러 수단을 사용해야 합니다. 꼭 숙소를 예약하지 않더라도 어느 곳이 저렴한지 검색해 봐야 하고, 간혹 숙소 예약사이트에서만 할인을 해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꼭 확인을 해보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카우치서핑, 에어비앤비 등 다른 방법으로도 숙박을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2. 쇼핑은 노노노
쇼핑은 하지 않습니다. 정말 필요한 게 있다면 모를까 기념품 같은 건 절대 구입하지 않습니다. 특히 장기 여행자라면 이런 건 전부 짐이 됩니다. (근데 간식거리는 맨날 산다)
3. 음식은 만들어 먹기
밥 먹는데 돈이 많이 든다면 장보고 만들어 먹으면 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빵을 사서 먹고, 파스타를 해먹는 게 돈이 훨씬 적게 듭니다.
4. 편하지 않게 이동하기
새로운 나라에 도착하면 가장 어렵다고 느껴지는 게 대중교통입니다. 지하철, 버스, 트램, 트롤리 버스 등 잠깐 머무는 여행자에겐 멘붕의 요소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교통수단이 택시보다 저렴한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큰 도시가 아니라면 걸어 다녀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좀 불편한 이동이 결국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5. 아끼자
아끼고 또 아끼는 게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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