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또. 또. 맨날 들었던 그 말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보고 중국 사람이냐고 묻는다. 특히 러시아어권에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다 보니 ‘키타이’가 중국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아시아에 얼마나 많은 나라가 있는데, 게다가 동아시아엔 일본도 한국도 있는데 전부 중국이냐고 물으니 기분이 당연히 좋을리 없다. 때문에 중국 사람이냐고 물을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카레야, 카레야!”라고 강력하게 응수했다. 물론 웃으면서.
몇 달 뒤,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햄버거를 먹는데 바로 옆에 있던 어린 친구들이 우리(나와 캐나다인 매튜)에게 관심을 보였다. 아무래도 여행자가 많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아시아인으로 보이는 그들을 향해 나도 모르게 이 말을 꺼냈다.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그 말을.
“중국 사람입니까?”
“아뇨, 저희는 베트남 사람이에요.”
너무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말이라 이미 주워 담을 수도 없고. 난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그렇게 싫어한다고 했던 말을 내가 할 줄 몰랐다.
오해마시라. 중국인을 싫어하는 것도, 악감정이 있는 것도 절대 아니다. 그저 아시아인이라고 해서 꼭 중국인이 아닐 수도 있는데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게 싫었던 거다. 서양인이라고 미국인만 있는 것이 아니 듯이.
난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중국 사람입니까?”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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