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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밧짜리 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 왓아룬으로 향했다. 날씨도 흐린데다가 비까지 왔으니 배가 운행할까 생각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듯 많은 배들이 오고가고 있었다. 강은 더욱 요동치며 출렁거렸지만 이정도의 비는 태국에서 아무렇지도 않은가 보다.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왓아룬이 보였다. 저 뾰족한 탑이 '새벽의 사원'이라고 하는 왓아룬이었다. 흐린 날씨와 더불어 흙색 짜오프라야강이 있는 이곳에서 우뚝 솟아있던 왓아룬을 바라봤는데 무척 신비롭게 느껴졌다.


왓아룬인줄 알고 들어간 곳은 왓아룬이 아니었다. 그래도 여기도 사원인듯 보여서 주변을 둘러 보기로 했다. 그때 어떤 여인이 볼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 촬영을 하는지 옆에서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다. 계속 미소를 지으며 걸어가는 장면을 계속해서 반복하며 찍고 있었다.


나랑 상민이형 계속 쳐다봤다. 나머지 일행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 여자분이 뭐하는지가 더 궁금했다. 계속해서 촬영하고 있었는데 잠시 쉬는 타이밍에 상민이형은 사진을 같이 찍어도 되냐고 물어봤다. 여자 분은 굉장히 친절하게도 좋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사진도 찍고 옆에서 구경하기를 계속하다가 한참 후 우리만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머지 사람들은 왓아룬에 갔을거라 생각해서 얼른 왓아룬을 찾아갔다. 입장료 20밧을 내자마자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또 다시 우리는 처마밑으로 숨어야 했다. 어떻게 입장료를 내자마자 비가 쏟아진단 말인가. 우리는 비에 쫄딱 젖었고, 온몸이 찝찝한 상태였다.

비는 도무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대충봐도 30분이면 그칠 비가 아니었다. 결국 왓아룬을 구경하는 것을 포기하고 일행을 찾으려고 했는데 선영누나는 공항으로 가야할 시간이라 어차피 그들은 선착장으로 가지 않았을까 싶어 비를 맞으며 선착장까지 뛰어 갔다. 우리는 그저 입장료를 내고 왓아룬을 구경도 못했던 게 너무 아까웠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잠시 후 아르좀과 승우 그리고 선영누나가 뛰어왔다. 왓아룬을 봤냐고 물어보니 끝까지 올라가서 다 봤다고 했다. 결국 우리만 못 본 것이다. 비때문에 왓아룬을 못 봤다고 생각을 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여인을 넋놓고 보지 않았다면 왓아룬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착장에는 우리처럼 비를 피해 있었던 고양이 삼형제도 있었다. 의자밑에 나란히 숨어있는 모습이 웃기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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