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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체크아웃하고 숙소를 알아보러 돌아다녔는데 정말 괜찮은 숙소 찾기가 힘들었다. 겨우 꼭대기층에 있던 10달러짜리 작은 방을 체크인하고 비코트래블에 가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버스 티켓을 예매했다.

비코트래블 사장님이 너무 친절해서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그정도로 너무 잘해주셨는데 찾아 갈 때마다 시원한 얼음 물 한 병씩 주시는데 너무 감사했다. 한국인은 손님에게 물 한잔 대접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주신 물만 3~4번이었던 것 같다. 덕분에 하노이에서 물은 거의 사지 않았다. 


전날 신청해놓은 중국비자를 찾으러 중국대사관으로 향했다. 아파트인지 모를 빼곡한 건물이 무척이나 답답해 보였다.


이곳으로 정말 기차가 지나가는지 무척 궁금했다. 이런 집 앞에 기찻길이 있다니 만약 지나간다면 그 소음은 어떻게 감당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연하게 기찻길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기차는 지나다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대용으로 빵집에서 샀던 빵인데 가격이 3개에 6천동으로 매우 저렴했다. 빵 몇 개 집어먹으면서 중국대사관까지 걸어갔다.


중국대사관에 도착하니 너무나 쉽게 여권을 받게 되었다. 여권에 중국 비자가 붙어있게 되었고 이제 중국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만약 중국 비자만 한국에서 미리 받았더라면 베트남의 가장 유명한 광광지인 하롱베이도 볼 수 있었을텐데 그렇지 못해너무도 아쉬웠다.


다시 구 시가지로 돌아왔다. 사실 이곳은 대낮이 되기 시작하면 엄청나게 복잡해졌다. 좁은 골목 사이에는 사람도 오토바이도 너무 많아 처음 이곳에 온다면 헤매기 딱 좋았다.


잠시 인터넷을 하려고 PC방에 들어왔는데 대부분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놀랍게도 거의 대부분이 한국 게임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게임들도 꽤 많았는데 가장 많이 하던 게임은 오디션이었고, 그 외에도 열혈강호, BnB도 하고 있었다. 게임에 빠져있는 모습이 꼭 한국 아이들 같아 보였다.


내가 앉았던 PC의 데스크탑 화면이었는데 아이콘만 봐도 절반은 한국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숙소에 돌아와 잠시 쉬다가 비코트래블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다금바리 회를 먹으러 갔다. 걸어서 가기엔 조금 멀었기 때문에 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했다. 오토바이 택시는 베트남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아마도 복잡한 도로 사정때문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른 나라는 대부분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오토바이 옆에 뭘 붙이거나 개조해서 사람들을 앉게라도 했는데 베트남에서는 그냥 뒷자리에 올라타는 택시였다.

타는 방법은 다른건 없었고 오토바이를 타기 전에 장소를 말하고 흥정에 돌입한 뒤 뒤에 올라타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었다. 명함 뒤에 있었던 지도를 보여주며 장소를 말했더니 2만동이라고 부르던 것을 1만 5천동으로 깎아 갈 수 있었다.


다금바리 회를 하는 곳은  한인업소였는데 점심 때여서 그런지 너무도 한적했다. 여러 종류의 반찬이 나왔는데  딱 한국 음심점 그대로였다. 메뉴도 한글로 적혀있고 직원들도 약간의 한국어를 할 줄 알았다. 


계란찜도 나왔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다금바리다. 난생 처음 먹어보는 다금바리 회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 밖에 없는 비싼 어종이라고 한다. 다금바리 회의 가격은 30달러였는데 여태까지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비쌌다. 하지만 우리 여행의 막바지이기도 했고, 돈도 남아서 그랬는지 조금은 과하게 쓰게 되었다. 그래도 한국에 가면 3만원이 아니라 30만원일꺼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먹었다.

맛은 글쎄? 그냥 잘 모르겠다. 너무 기대한 탓인지 맛은 그냥 비슷한 것 같았다. 맛있긴 했는데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순식간에 해치워 버렸다. (간혹 베트남 등지에서 먹을 수 있는 다금바리는 제주도의 다금바리와 비슷한 어종일 뿐 다금바리는 아니라는 이야기도 많다.)


회를 다 먹고나면 마지막으로 매운탕과 함께 밥 한 공기를 먹으면 된다. 매운탕은 베트남의 야채를 넣어서 그런지 오묘한 맛이 난다.


다시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구 시가지로 돌아왔는데 이 기사 아저씨 무척 친절했다. 한국 사람이라니까 한국 말로 "안녕하세요" 라는 말을 하길래 난 "신 짜오"라고 대답해 주었다. 항상 미소를 가지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은 소위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정이 느껴졌다.


근처 백화점과 비슷한 쇼핑센터가 있길래 구경하러 들어갔다.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었다. 신기한건 보통 아래에 마트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는 마지막 층에 마트가 있었다.


역시 우리는 무작정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누구인지는 모르는 동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던 가족들도 지켜봤다. 이제는 오토바이로 가득찬 도로가 익숙해졌다.

거리를 걷다가 지칠 때에는 호안끼엠 호수로 가서 앉아 있다가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봤다. 이제 우리는 중국으로 건너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