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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으로 스팸을 넣어 만든 라면을 끓여먹었다. 항상 우리조는 요리에서 제외되는게 너무 이상할정도로 다른조만 한다. 아무튼 1조의 스팸넣어 만든 라면은 일품이었다. 매일 밋밋한 음식만 먹다가 얼큰한 라면국물의 맛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필리핀 음식이 맛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매운맛은 전혀 없다는게 우리로서는 그리웠던 것이다.

항상 우리조는 이렇게 요리에서 제외되곤 했다 ^^


어두워지자 우리는 아이들에게 줄 선물들과 기증품들을 들고 San Vinsante Community Stage로 향했다. 우리한테는 별거 아닌 메모지와 펜, 장난감, 인라인스케이트(이건 ... 나도 갖고싶다), 인형 등을 가지고 갔다. 이제 마을에서 우리가 지나가기만 하면 수많은 아이들이 따라온다. 우리가 박스를 들고 이동하자 아이들이 졸졸 따라오기 시작했는데, 직접 길을 안내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우리는 올랑고에 익숙해져있었던 것이다.


수 많은 아이들이 몰려왔다. 아이들에게 기증품들을 나눠주기 위해 게임을 했는데 춤추다가 다른 사람 무릎에 앉기, 머리에 토마토 올려놓고 춤추기, 종이 위에서 춤추기, 메시지 전달 등 다양한 게임을 했는데 사실 난 이때 너무 졸리기만 했다. 게임 진행도 느린느린 진행되기도 했고, 감기약이 아닌 다친 다리약을 먹고 난 후인데도 뭔가 비몽사몽 정신이 없었다. 코리나가 나에게 물사주고 약 챙겨서 먹이고 했는데 난 뒤에서 게임하는거 구경만 했다.



바나나 빨리 먹기 게임도 했다. 아이들은 무척 재밌어한것 같았다.



우리가 나눠줬던 메모지와 펜
아이들은 이걸가지고 우리에게 와서 사인해달라고 하기도 했고,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어달라고 했다. 무슨 우리가 연예인이 된 것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 꼭짓점 댄스도 했다.




다시 또 이동해서 아이들에게 조그만 선물을 주었는데 아이들은 엄청 많은데 나눠줄 건 별로 없고 거의 던지다시피 나눠줬다. 슬픈 생각이 들었다.


 

San Vinsante Community Stage로 가니 오늘도 댄스파티가 벌어졌다. 비몽사몽 정신이 없는데 춤 출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그냥 졸리기만 했다. 계속 졸다가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얘네들은 비가 오는데도 뭐가 이렇게 신나서 계속 춤을 추는 건지.

그러다가 잠이 깨었는데 그때 간지남이 다가와서 나에게 계속 말걸었다. 맥주 한잔 하지 않겠냐, 춤추자, 아니면 게이 불러줄까? 이런식으로 말이다. 결국 그러다가 간지남과 춤을 추게 되었는데 역시 비몽사몽으로 나가게 되었다. 간지남이 아까전부터 여자 흉내를 내면서 춤을 추는걸 봐서 나도 따라했더니 아주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우리 팀원은 물론 다른 사람들까지 엄청 웃었다. 그리고 몇번을 계속 추었는데 데비(Davie)가 이제 그만추라고 발 다쳤으니까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 괜찮기는 했는데 옆에서 너무 걱정해주니까 그냥 가만히 앉아있었다. 이러는 동안에 간지남이나 에너자이저가 와서 나한테 같이 춤추자고 얘기했는데 데비가 지금 발 상태가 안 좋다고 중간에서 짤라 말했다.

베이스캠프로 돌아와서도 데비가 약을 발라주었고(간호학 전공) 피곤한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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