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멋지긴 했지만 쉐더공 파고다에서 내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시간을 잡아먹었다. 지도를 펴고 살펴보니 쉐더공 파고다에서 가장 가깝게 보였던 곳은 차욱타지(짜욱타지) 파고다였다. 가이드북에서도 거대한 불상이 있다고 하는 것으로 보니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여겨졌다.
올라갈 때와는 다른 계단으로 쉐더공 파고다를 내려와서는 차욱타지 파고다의 방향으로 향했다. 근데 이정표나, 거리 이름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미얀마에서 이 길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다른 사람에게 직접 물어봤지만 역시나 알 수가 없고, 거리도 너무 먼거 같았다. 분명 지도상에는 걸어서도 충분히 다닐 수 있을거 같았지만 실제로는 더 복잡하고 멀었던 것이다.
이미 저녁 시간도 다가와서 해가 질거 같았기 때문에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아주 가까운 거리라서 1000짯이면 될 줄 알았지만 거의 기본 요금으로 1000짯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500짯(약 1500원)에 흥정을 했다. 차욱타지 파고다는 택시를 타고서는 10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지만 아마 걸어서는 꽤 오래 걸렸을 거다.
택시 아저씨는 나를 태우고는 이것 저것 말을 시키기도 하고, 다른 관광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결국 그가 원한 것은 내가 이 택시를 타고 다른 곳으로 또 이동할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도 꽤 친절했던 아저씨였는데 차욱타지 파고다에 도착한 뒤에 신발을 맡기는 곳까지 따라와서는 안내해줬다. 물론 "택시를 이용할 생각이라면 내가 기다려줄께"라는 말을 별개로 사양했다.
차욱타지 파고다에 들어서자마자 나를 맞이했던 것은 거대한 와불상이었다. 이와 비슷한 형태의 와불상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했다. 2007년도에 태국 방콕의 왓포에 갔을 때 보았던 황금빛 불상과 비교가 되었다. 실제로 어느 불상이 더 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와 비교될 정도로 무척 거대했다.
생각보다 관광객도 많지 않았고 미얀마인들도 많지 않았다.
차욱타지 파고다의 거대한 불상에서는 사진을 찍는 장소가 따로 있었다. 부처상의 발바닥쪽으로 가면 바닥에 판도 있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작은 계단도 있었다. 물론 나는 혼자였기 때문에 관광을 온 어느 동양인에게 부탁을 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정말 거대하긴 하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정보에 따르면 길이가 65.8m이고 높이는 17.6m라고 한다. 단순히 거대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고 표정이나 옷의 주름 등이 너무나 사실적이었던 불상이었다.
역시나 거대했던 발바닥에는 불교 관련된 그림이 그려진듯 보였다.
와불상 뒤로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는데 이렇게 뒷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다.
불상 옆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작은 부처상에 물을 붓고 계셨다. 미얀마에서만 볼 수 있었던 아주 독특했던 장면인데 부처상이나 자신의 상징 동물상에 물을 여러번 붓는 의식이 있었다.
사실 차욱타지 파고다의 경우는 이 와불상이 전부라고 할 수 있었다. 와불상을 둘러보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이외에 다른 특별한 것도 없었다. 하지만이 누워있는 부처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방문해 볼만한 곳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이상하게 이 곳만큼은 무료였다. 특히 공원까지도 유료였던 미얀마에서 이런 장소가 무료라는 점은 주목해 볼 필요가 있었다.
차욱타지 파고다의 벽이나 기둥에 기부를 한 사람이나 단체의 명단이 적혀져 있었는데 간간히 한국어도 보였다.
맡겨놨던 슬리퍼를 되찾고 아래로 내려갔다. 차욱타지 파고다에서 내려가던 계단에는 몇 개 되지는 않았지만 작은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제는 해가 슬슬 저물고 있었으니 저녁이나 먹으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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