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다공 파고다는 양곤에서만 가장 유명한 사원이 아니라 미얀마 전체에서 3대 사원이라고 불리는 아주 유명한 사원이었다. 또한 지난 미얀마 민주화 운동 때는 스님들이 이 곳에서부터 거리 행진을 시작했기 때문에 항상 민주화 운동의 성지라고 불리기도 한다.
계단의 끝에 올라가니 곧바로 안내원의 부름에 따라 입장권을 구입하게 되었다. 쉐다공 파고다 역시 외국인들에게만 요금을 부과하는 곳으로 무려 5달러나 했다. 요금은 미국 달러 혹은 미얀마 화폐였던 짯으로 지불이 가능했다. 나는 짯은 최대한 아끼려고 미국 달러로 냈다.
이 종이 티켓을 건네주고는 스티커를 내 옷에다가 붙였는데 이는 혹시라도 요금을 내지 않고 들어오는 외국인을 쉽게 구별하기 위함인듯 보였다. 쉐다공 파고다는 양곤에서 가장 비싼 요금인 5달러였지만 사실 하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너무 멋진 곳이었다.
그냥 커다란 불탑만 하나 있을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쉐다공 파고다는 내 생각보다 정말 넓은 곳이었다. 가장 중심부에는 높이만 무려 98미터에 이르는 쉐다공 파고다가 자리잡고 있었고 그 주변으로 수 많은 황금빛 건물이나 불탑이 솟아 있었다.
미얀마의 모든 사원들처럼 쉐다공 파고다도 맨발로 다녀야 했는데 조금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맨질 맨질한 대리석같은 재질로 바닥이 깔려 있어서 걸어다니는데 정말 좋았다. 사실 미얀마를 여행하면서 흙바닥 위에서 맨발로 다닌 적이 많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쉐다공은 확실히 독특한 장소였다.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쉐다공 파고다는 높이와 규모면에서 이미 나를 압도했다.
가운데 있는 불탑 외에도 이렇게 작은 불탑도 군데 군데에서 볼 수 있었다.
미얀마 사원을 갔을 때 가장 신기했던 점은 바로 부처상 뒤에 보였던 화려한 LED였다. 전혀 어울리지 않은 이 모습에 조금은 이상하게 여겨지기까지 했는데 미얀마의 대부분에 사원에서 이렇게 화려한 LED 후광이 있는 부처상을 볼 수 있었다.
나는 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할 생각도 하지 않고, 계속 같은 자리에 서서 이 탑을 바라봤다. 원래는 대부분의 관광지를 다 둘러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지만 어차피 자유로운 여행이라 마음에 들었던 이 장소에서 꽤 오랫동안 머물게 되었던 것이다.
쉐다공 파고다는 여전히 탑을 세우는 것이 진행중이었다. 하긴 대부분의 미얀마 사원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탑이나 사원 내부의 부처상에 금붙이나 보석을 계속해서 덧붙이는 작업을 하는데 쉐더공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미얀마의 경제 수준은 UN이 정한 최빈국에 속할 정도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는데 그들은 파고다를 세우는 일에 대해서는 전혀 아깝다고 여기지 않았다. 그것이 세계 불교의 중심지라 불리는 미얀마의 불심이다.
종을 쳐 볼 수도 있었다.
바닥에 주저 앉아서 이 거대한 탑을 바라보며 기도를 하는 모습을 통해 그들의 불교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강한지를 엿볼 수 있었다. 아니 그들에게 있어서 불교는 종교라기 보다는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어느 건물 안에 들어가니 재미있는 부처상이 보였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커다란 부처상인줄 알았는데 가운데에 있는 줄을 잡아당기면 위에 있는 커다란 부채가 펄럭였다. 그러니까 이 부처님을 시원하게 부채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별거 아니긴 했지만 부채질 한다는게 너무 재미있는 생각같아서 나도 몇 번 잡아 당겨봤다.
무슨 의식이 진행이 되는듯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원래는 1시간이면 충분할것 같았던 쉐더공 파고다는 2시간이 훌쩍 넘었지만 자리를 뜨지 못했다. 그냥 그늘에 앉아 쉬기도 하고,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도 했다.
황금빛으로 번쩍이는(실제로 황금과 보석들로 장식이 되어있다) 쉐더공 파고다에 왔는데 기념 사진을 남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만 마땅히 사진을 찍어달라고 할 사람이 없어서 카메라만 들고 한참을 두리번 거렸다. 혼자 돌아다니는 외국인 한 명을 붙잡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니 흔쾌히 응해줬고, 나 역시 그를 찍어줬다.
거대한 종 아래에 사람들이 들어가 있기도 했다. 저기 아래에 뭐가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왜 부처상에 검은색 페인트 칠을 하는지 모르겠다.
기도하는 미얀마인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아주 작은 와불상도 있었다.
낮에 본 황금빛 쉐다공 파고다도 정말 멋졌지만 분명 밤에 오면 훨씬 더 멋질거라고 생각했다. 미얀마에 도착한 첫 날에 택시를 타고 시내에 오면서 쉐다공 파고다의 황금빛을 바라봤을 때 남았던 기억이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에 밤에 꼭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미얀마 사원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장면을 발견했다. 아주 작은 부처상이나 혹은 동물 조각상에 물을 붓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목욕을 시켜주는 것인지 아니면 차가운 물로 시원하게 해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바라보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재미있다고 여겨졌다.
또 다른 외국인이 나를 찍어줬다.
기부를 하는 사무실은 따로 있었는데 쉐다공 파고다를 위해 돈을 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미얀마 사람들에게 각별한 의미인 파고다를 세우는 일에는 모든 사람들이 앞장선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보다. 미얀마에서 종교가 어떤 의미인지 나 역시 어떤지는 모른다. 하지만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일렬로 늘어서 있는 통에 향을 집어 넣고 있었다.
일렬로 늘어서서 빗질을 하는 재미있는 장면도 구경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미얀마의 극심한 경제난인데도 불구하고 파고다 세우는 일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미얀마에 가보고나니 그들의 종교는 정말 생활의 일부였다. 불교를 빼놓고는 미얀마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 파고다 세우는 일은 그들의 표현 방법이었던 것이고, 더 높게 세우고 황금을 더 많이 붙여서 빛나게 하는 것은 현세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공덕이라고 여긴 것이다.
미얀마가 다른 나라에 비해 순수하다고 하는 것은 다른 나라와 접촉을 거의 하지 않은 폐쇄적인 환경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이 믿는 테레바다 불교 때문이기도 하다. 현세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과거에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믿기 때문에 악행을 저지르는 것을 스스로 두려워 한다. 그래서 미얀마인들의 심성이 착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어쨋든 미얀마 불교 3대 성지라 불리는 쉐다공 파고다는 꼭 가봐야 하는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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