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를 떠나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던 곳은 나가사키였다. JR패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이라면 열차를 이용해 넘어가는 것이 당연했지만 나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나가사키로 이동했다. 비록 JR패스를 거의 사용할 수는 없지만 구마모토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시마바라로 이동한 뒤 다시 그곳에서 열차를 이용해 나가사키까지 이동하는 방법이었다. 좀 쉽고 편한 방법으로 나가사키로 이동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운치가 제법있는 시마바라 및 운젠을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이날 무지하게 뛰어다녔다. 구마모토성에서 호텔로 이동할 때, 호텔에서 배낭을 챙겨들고 곧바로 버스터미널로 뛰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도 시마바라나 운젠에서도 열심히 뛰어다녔다. 쉬엄쉬엄 다닐 수 있는 여행일거라 생각했는데 시간에 쫓기는 여행자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구마모토 항구에서 탈 수 있는 페리는 2종류가 있었는데 그중에서 내가 타려고 했던 것은 11시 10분 페리였다. 대충 계산을 해봐도 12시쯤에 도착을 해야 운젠도 둘러볼 수 있을테고, 나가사키까지 이동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구마모토 항구까지 11시 전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열심히 뛸 수밖에 없었다.
정말 힘들었다. 땀이 범벅이 된 상태로 21번 버스정류장에 겨우 5분을 남겨놓고 도착할 수 있었다.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나는 혹시나 싶어서 옆에 계신 할머니께 물어봤는데 구마모토 항구로 가는 버스가 잠시 뒤에 도착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가끔 내가 일본어를 어떻게 하며, 어떻게 물어봤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그리 어렵지 않다. 페리 시간표가 적혀있는 작은 종이를 내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할머니께 보여줬을 뿐이다.
구마모토 항구로 가는 버스는 9시 55분에 있었고, 10시에는 아예 없었다. 때문에 나는 아침부터 이리 서둘렀던 것이다. 자칫하다간 시마바라로 오후에 넘어가게 되면 모든 일정이 틀어져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헥헥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며 기다리고 있으니 버스가 왔다. 버스의 뒷문으로 들어가 정리권을 뽑으니 당연히 1이라는 숫자가 써있었다. 구마모토에서 구마모토 항구까지 버스요금은 480엔이었다.
물론 구마모토 항구까지 멀기도 멀었지만 아침부터 너무 열심히 뛰어다녔더니 정신없이 졸기 시작했다. 거의 기절했다 싶을 정도로 졸았는데 정신을 차렸을 때는 구마모토 항구였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허겁지겁 정리권과 동전을 넣고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다.
페리를 타는데 하필이면 비가 오기시작했다. 아직도 졸음이 완전히 깨지 않아 멍한 상태로 터미널로 향했다.
페리 출발 직전에 도착했기 때문에 서둘러 표를 끊었다. 구마모토에서 시마바라까지 운행하는 고속페리의 요금은 800엔이었다.
페리를 탈 수 있는 보딩 게이트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소형 페리가 아니라서 크게 흔들리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이런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은 내가 멀미가 있어서가 아니다. 예전에 홍콩에서 마카오로 넘어갈 때 배가 무지하게 흔들려서 사방에서 구역질하는 소리에 고통스러웠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마바라로 건너가는 고속페리는 불과 30분만에 도착하기 때문에 그럴 염려도 없었지만 내 생각보다 내부도 더 커서 확실히 괜한 걱정이었다.
페리의 내부는 상당히 아늑했다. 일반적인 좌석 외에도 창가에는 카페를 연상케 하는 자리가 있었으며 2층으로 올라가면 둘러 앉을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었다. 내 생각보다 꽤 고급스러운데? 일본에서는 이상하게 열차를 타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페리도 텅텅 빈 채로 운행이 되어서 조금 사치스러울 정도로 넓게 느껴졌다. 고속페리였지만 슬그머니 움직임이 느껴졌다. 이제 출발하나 보다.
밖으로 나가보니 약간 쌀쌀함이 느껴졌지만 다행히 비는 그쳤다. 불어오는 바람소리에 섞여 어디에선가 '부웅'하는 배의 고동소리가 들렸다.
'그래. 여행은 이런 맛도 있는 법이지.'
사람들의 먹이에 눈독들인 갈매기가 사방에서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새우과자를 들고 나와서 갈매기에게 포식을 시켜주며 즐거워했다. 갈매기가 워낙 많아서 정신이 없긴 했지만 아이와 함께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니 무척 보기 좋았다. 난 어느새 아이의 손에 있는 새우과자를 잽싸게 뺏어가는 갈매기의 모습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렸다.
사실 갈매기가 벌떼처럼 몰려오는 모습은 정신없기도 한데 아이와 함께 갈매기에게 과자를 주는 모습은 이상하게 그림같았다.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탬프는 여기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잠시 후 난 다시 만난 갈매기들의 환영속에 시마바라에 도착했다. 어쩐지 시골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지만 앞으로의 여정이 더 기대가 되던 순간이었다.
* 구마모토에서 시마바라, 운젠, 나가사키까지 이동하는 방법 총정리 - http://www.likewind.net/837
나는 이날 무지하게 뛰어다녔다. 구마모토성에서 호텔로 이동할 때, 호텔에서 배낭을 챙겨들고 곧바로 버스터미널로 뛰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도 시마바라나 운젠에서도 열심히 뛰어다녔다. 쉬엄쉬엄 다닐 수 있는 여행일거라 생각했는데 시간에 쫓기는 여행자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구마모토 항구에서 탈 수 있는 페리는 2종류가 있었는데 그중에서 내가 타려고 했던 것은 11시 10분 페리였다. 대충 계산을 해봐도 12시쯤에 도착을 해야 운젠도 둘러볼 수 있을테고, 나가사키까지 이동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구마모토 항구까지 11시 전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열심히 뛸 수밖에 없었다.
정말 힘들었다. 땀이 범벅이 된 상태로 21번 버스정류장에 겨우 5분을 남겨놓고 도착할 수 있었다.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나는 혹시나 싶어서 옆에 계신 할머니께 물어봤는데 구마모토 항구로 가는 버스가 잠시 뒤에 도착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가끔 내가 일본어를 어떻게 하며, 어떻게 물어봤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그리 어렵지 않다. 페리 시간표가 적혀있는 작은 종이를 내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할머니께 보여줬을 뿐이다.
구마모토 항구로 가는 버스는 9시 55분에 있었고, 10시에는 아예 없었다. 때문에 나는 아침부터 이리 서둘렀던 것이다. 자칫하다간 시마바라로 오후에 넘어가게 되면 모든 일정이 틀어져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헥헥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며 기다리고 있으니 버스가 왔다. 버스의 뒷문으로 들어가 정리권을 뽑으니 당연히 1이라는 숫자가 써있었다. 구마모토에서 구마모토 항구까지 버스요금은 480엔이었다.
물론 구마모토 항구까지 멀기도 멀었지만 아침부터 너무 열심히 뛰어다녔더니 정신없이 졸기 시작했다. 거의 기절했다 싶을 정도로 졸았는데 정신을 차렸을 때는 구마모토 항구였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허겁지겁 정리권과 동전을 넣고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다.
페리를 타는데 하필이면 비가 오기시작했다. 아직도 졸음이 완전히 깨지 않아 멍한 상태로 터미널로 향했다.
페리 출발 직전에 도착했기 때문에 서둘러 표를 끊었다. 구마모토에서 시마바라까지 운행하는 고속페리의 요금은 800엔이었다.
페리를 탈 수 있는 보딩 게이트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소형 페리가 아니라서 크게 흔들리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이런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은 내가 멀미가 있어서가 아니다. 예전에 홍콩에서 마카오로 넘어갈 때 배가 무지하게 흔들려서 사방에서 구역질하는 소리에 고통스러웠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마바라로 건너가는 고속페리는 불과 30분만에 도착하기 때문에 그럴 염려도 없었지만 내 생각보다 내부도 더 커서 확실히 괜한 걱정이었다.
페리의 내부는 상당히 아늑했다. 일반적인 좌석 외에도 창가에는 카페를 연상케 하는 자리가 있었으며 2층으로 올라가면 둘러 앉을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었다. 내 생각보다 꽤 고급스러운데? 일본에서는 이상하게 열차를 타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페리도 텅텅 빈 채로 운행이 되어서 조금 사치스러울 정도로 넓게 느껴졌다. 고속페리였지만 슬그머니 움직임이 느껴졌다. 이제 출발하나 보다.
밖으로 나가보니 약간 쌀쌀함이 느껴졌지만 다행히 비는 그쳤다. 불어오는 바람소리에 섞여 어디에선가 '부웅'하는 배의 고동소리가 들렸다.
'그래. 여행은 이런 맛도 있는 법이지.'
사람들의 먹이에 눈독들인 갈매기가 사방에서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새우과자를 들고 나와서 갈매기에게 포식을 시켜주며 즐거워했다. 갈매기가 워낙 많아서 정신이 없긴 했지만 아이와 함께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니 무척 보기 좋았다. 난 어느새 아이의 손에 있는 새우과자를 잽싸게 뺏어가는 갈매기의 모습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렸다.
사실 갈매기가 벌떼처럼 몰려오는 모습은 정신없기도 한데 아이와 함께 갈매기에게 과자를 주는 모습은 이상하게 그림같았다.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탬프는 여기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잠시 후 난 다시 만난 갈매기들의 환영속에 시마바라에 도착했다. 어쩐지 시골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지만 앞으로의 여정이 더 기대가 되던 순간이었다.
* 구마모토에서 시마바라, 운젠, 나가사키까지 이동하는 방법 총정리 - http://www.likewind.net/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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