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는 결코 작은 섬이 아니다. 내가 여행을 떠날 때는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냥 걸어서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섬인줄 알았다. 오키나와를 구성하는 전체 면적은 상당히 크며, 가장 큰 도시인 나하도 인구 40만의 규모가 있었던 곳이었다. 게다가 섬을 여행하려면 배를 타거나 렌터카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여러모로 배낭여행자에게는 별로 좋은 곳은 아니었다.
지리 - 오키나와 중심지는 나하
오키나와는 국내에서 3시간 이내로 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일본의 영토이기는 하지만 본토와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고, 거리상으로는 오히려 대만과 더 가깝다. 국내에서는 서울과 부산에서 아시아나 항공 직항으로 취항하고 있어서 오키나와까지는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키나와 배낭여행이 얼마나 대책없게 시작했는지는 바로 오키나와에 도착하고나서야 알았다. 정말 작은 섬인줄 알았던 오키나와인데 본섬만 하더라도 규모가 꽤 크고, 가장 큰 도시인 나하도 걸어서 다니기엔 힘든 곳이었다. 아무튼 오키나와 공항이 있는 곳은 바로 나하이고, 오키나와 여행의 모든 시작점이자 주요 활동무대는 나하이다.
역사 - 130년 전에는 류큐왕국
오키나와는 과거 중국을 섬기는 하나의 왕국, 즉 류큐시대가 있었다. 그 이후 일본이 오키나와를 점령했고, 메이지 유신 때는 강제로 오키나와 현으로 편입되었다. 2차세계대전을 기점으로 미국이 점령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1972년에 일본에 반환되었다. 이처럼 오키나와의 역사와 류큐왕국을 조금 알고 간다면 여행을 하는데 더 많은 것을 둘러보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류큐왕국의 역사를 대표하는 장소로 바로 슈리성과 옥릉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오키나와를 가기 전만 하더라도 류큐왕국이나 본토에서 떨어져 있는 지리적인 부분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많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생각만큼 다른 색깔이 보이지는 않았다. 가이드북이나 다른 자료에서 차이가 많다고 설명했기 때문에 기대를 했었는데 내 눈으로 보기엔 그냥 똑같았다.
교통 - 렌터카 여행이 최적
배낭여행자에게 오키나와 여행이 적합하지 않다고 하는 이유는 바로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일찍이 미군이 오키나와를 점령하면서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이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렌터카 없이는 다니기 힘든 곳이 되었다. 실제로 일본의 시골 지역처럼 대중교통으로는 여러모로 힘든 면이 많았고, 가격도 무척 비싼 편이었다.
오키나와에 와서 나하 시내만 둘러본다는 것도 무척 아쉬운 일인 만큼 북쪽의 주요 관광지인 만자모나 츄라우미 수족관과 같은 필수코스는 렌터카를 이용해서 가보는 것이 좋다. 물론 버스를 이용해서 가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고, 2명 이상이라면 렌터카가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 오키나와에서는 나하에서 출발해서 만자모, 츄라우미 수족관, 파인애플 농장 등을 둘러보는 투어버스가 있다.
숙소 -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많다는 것은 장점
오키나와가 신기했던 점은 이상하게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많았다는 것이다. 살인적인 일본의 물가를 생각할 때 배낭여행자에게는 정말 희소식이 아닐 수가 없다. 가장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는 1000엔짜리도 있었다. 실제로 내가 머물렀던 미에바시역 근처에는 1000엔 대의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몇 군데 있었다.
물론 게스트하우스이기 때문에 좋은 시설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일본인들로 가득한 곳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에 더 좋다는 장점도 있다.
섬 - 가장 많이 가는 곳은 게라마 열도의 자마미 섬
아마 오키나와를 가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바다를 보기 위함이 대부분일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본토와 떨어져 있고, 사람이 적은 섬이 많아 자연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청정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섬과 해변이 많이 있지만 실제로 이 많은 섬을 다 둘러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부분은 나하에서 가장 가까운 게라마 열도로 많이 가는 편이고 그중에서도 자마미 섬으로 가장 많이 간다. 하지만 나는 자마미 섬이 아닌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이유로 토카시키 섬을 선택했고, 토카시키 섬에서 아하렌 비치를 갔다. 아하렌 비치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는 불운을 겪었다.
※ 배는 쾌속선과 보통선이 있는데 토카시키 섬까지 가는 보통선 왕복편은 3080엔(+100엔 항구세)이었고,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추천 여행지 - 슈리성, 국제거리, 츄라우미 수족관
오키나와를 솔직히 평가하자면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별로 없고, 그렇다고 해변의 아름다움은 남태평양이나 동남아의 해변에 비하면 많이 부족해 보였다. 그렇다고 배낭여행자가 여행하기 좋은 여건이냐면 또 그것도 아니니 마냥 추천해주기 좋은 여행지는 아니긴 아니었다. 비록 짧은 시간(3박 4일) 오키나와를 머물러서 모든 것을 다 파악할 수는 없지만 그중에서 괜찮은 장소를 꼽는다면 슈리성, 국제거리, 츄라우미 수족관 정도가 되겠다.
1. 슈리성
사실 슈리성 자체도 굉장히 큰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다른 성과 마찬가지로 슈리성도 복원이 되어 인공미가 넘치고, 왕국의 성이라고 보기엔 규모가 그리 큰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류큐왕국이 있었던 오키나와에 와서 슈리성을 지나친다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얼마 남지 않은 류큐왕국을 엿볼 수 있는 유산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슈리성 보다는 슈리성 입구 앞에서 했던 공연을 추천한다. 공연은 류큐왕국의 전통춤이라고는 하는데 독특한 의상부터 절제된 춤까지 무척 기묘한 느낌이 들지만 인상깊게 관람을 했다. 이 공연은 매일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 한해서만 하고, 공연시간은 11:00, 14:00, 16:00 3차례에 걸쳐서 약 30분간 한다. 게다가 무료이니 슈리성을 간다면 꼭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히려 800엔 내고 들어간 슈리성보다 더 괜찮았다.
※ 슈리성의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왕조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는 옥릉이 있는데 비추천한다. 입장료 300엔(모노레일 1일패스가 있으면 60엔 할인)으로 비교적 저렴하다고 할 수 있으나 내부를 관람할 수도 없고, 그저 발굴된 유물을 따로 전시한 것 외에는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혹해서 들어가지 말기를 바란다.
2. 고쿠사이 거리(국제거리)
나하 시내에 머문다면 가장 쉽게 가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름이 국제거리라서 외국인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죄다 일본인들 뿐이었다. 원래 오키나와가 국제적으로 인기있는 지역이라기 보다는 자국 내에서 인기있는 여행지라서 그런지 일본인 여행자들로 넘쳐났다.
국제거리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기념품 가게들이 있어 쇼핑하는 즐거움이 있다. 오키나와의 특산품 과자를 먹어보거나 기념이 될만한 것들을 구입하기에 아주 좋고, 그냥 구경하기에도 아주 재미있는 거리였다. 나하의 밤거리에서 가장 화려한 곳이기도 했다.
3. 츄라우미 수족관
오키나와에서 꼭 가봐야 하는 곳으로 츄라우미 수족관이 있길래 처음에는 웃어 넘겼는데 실제로 가장 볼만했던 곳이었다. 세계최대규모의 수족관(현재는 2위)으로 정말 거대함을 자랑했고, 무엇보다도 고래상어를 사육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츄라우미 수족관은 마치 영화관의 거대한 스크린을 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웅장했다. 오키나와에서 다른 곳은 몰라도 츄라우미 수족관은 꼭 가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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