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 타노우린, 히치하이킹 3시간
레바논이 작은 나라라 여행 후반부에는 수도 베이루트(Beirut)에서 주로 당일치기로 여행을 했다. 아침에 만난 벨기에인 하셸과 세르비아인이 트레킹을 같이 가자고 해서 어딘지도 모르고 따라간 곳이 타노우린(Tannourine)이었다. 베이루트에서 가까울 줄 알았는데 정말 멀었다. 대중교통이 열악한 레바논이라 찾아가는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밴을 타고 비블로스(Byblos)까지 이동 그리고는 택시(라고는 하지만 택시가 아닌)를 타고 가다가 하셸과 기사가 아랍어로 무지막지하게 싸워 내렸다. 결국 우리는 히치하이킹으로 이동했다. 돌아올 때도 히치하이킹을 했는데 운이 좋게도 트럭 뒤에 탄 채로 베이루트까지 왔다.
베이루트 ↔ 제이타 그로토, 밴+히치하이킹 2시간
나름 유명한 관광지인 제이타 그로토(Jeita Grotto)를 찾아갔다. 베이루트에서 밴을 타고 북쪽으로 이동하다 제이타 그로토로 가는 갈림길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2000파운드라고 해서 택시를 탔는데 이상한 곳에서 내려줬다. 제이타 그로토 앞까지는 히치하이킹을 해서 갔다. 돌아올 때도 히치하이킹을 해서 고속도로까지 내려왔고, 여기서 밴을 타고 베이루트로 돌아왔다. 밴의 가격은 보통 가까운 거리는 1000파운드, 먼 거리는 2000파운드다.
베이루트 ↔ 발벡, 밴 3시간
로마의 유적지가 있는 발벡(Baalbek)으로 가기 위해서는 콜라(Cola)에서 버스(라고 쓰지만 실제로는 밴)를 타야 한다. 콜라는 처음 가는 거라 아르메니아 거리에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몰라 엄청 헤맸다. 서비스(단거리 택시를 서비스라 부른다)를 이용하고, 버스를 타고, 걸어서 겨우 도착했다. 물론 이후에는 콜라로 가는 방법을 쉽게 알게 되었다.
콜라에서 발벡으로 가는 밴을 타면 되는데 대부분의 외국인은 여기서 짜증나는 일을 겪기도 한다. 발벡으로 바로 가지 않고 중간에 내려 환승하는데 돈을 더 내라는 황당한 말을 한다. 처음에는 돈을 더 안 내도 괜찮다고 말하더니 막상 내리니 내가 탔던 밴이 떠났다며 돈을 3000파운드 더 내라는 것이었다. 보통 이럴 때는 기분이 엄청 상해서 이들이 무슨 말을 해도 안 듣는다. 순순히 응할 내가 아니다. 출발하려고 하는 밴은 화가 난 나를 보며 계속 타라고 하지만 당연히 어이 없는 표정을 지으며 타지 않았다. 계속해서 꼬시는 사람들은 결국 2000파운드만 내라고 해서 못이기는 척 탔다.
발벡에서 베이루트로 돌아올 때는 정상 가격인 5000파운드를 냈다. 다만 여기서 이상한 택시를 만나 화가 엄청났다. 내가 가려는 목적지인 아르메니아 거리를 모르면서 계속 태웠고, 내린다는 사람을 말렸다. 그렇게 한참 헤맨 뒤 20만 파운드를 내라는 황당한 말에 화가 머리 끝까지 솟았다. 베이루트에서는 아무리 먼 거리라고 해도 서비스를 이용하면 6000파운드(서비스 1번이 2000파운드)가 최대다. 결국 말싸움을 하다가 옆에 있던 레바논인이 중재를 해서 10만 파운드만 내고 내렸다.
베이루트 ↔ 사이다, 수르, 택시+밴 3시간
나이리와 호빅을 콜라에서 만나 레바논 남부를 같이 여행했다. 사이다(Saida, Sidon이라고도 부른다)까지는 택시를 탔는데 1인당 4000파운드였던 것 같지만 호빅이 내서 정확하지는 않다. 사이다에서 수르(Sur, Tyre라고도 부른다)로는 밴을 타고 이동했다. 수르에서 베이루트로 돌아올 때는 밴을 탔는데 고속도로가 많이 밀렸다는 이유로 1000파운드를 더 내라고 했지만 호빅은 1인당 4000파운드씩만 주고 내렸다.
베이루트 → 트리폴리, 버스 2시간
버스 터미널로 가다가 도로에서 버스를 잡아탔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레바논에서는 이런 버스라 하더라도 터미널이 아닌 곳에서 탈 수 있다) 버스비는 4000파운드가 아닌 5000파운드를 냈다. 트리폴리(Tripoli)까지는 2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도착했다.
트리폴리 → 타슈츄, 페리 15시간
베이루트에서 비행기를 타면 카이로까지 1시간 20분만에 도착하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터키행을 선택했다. 그래서 트리폴리에서 타슈츄(Tasucu)로 가는 페리를 탔는데 가격이 전에 탔을 때보다 거의 2배였다. 트리폴리에 당일 도착해 당일 출발하는 페리가 무려 250달러나 했다. 이틀 뒤에 떠나면 200달러라고 했지만 굳이 레바논에서 더 머무를 이유가 없어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구입했다. 페리는 전보다 더 작고 안 좋은 형태였고 가장 심했던 건 좁은 의자에 3명이나 앉게 했다. 페리에는 시리아 난민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순수한 여행자는 나 혼자뿐이었다.
타슈츄 → 안탈리아, 히치하이킹 7시간
프랑스 친구 올가를 만나기 위해 터키의 서쪽으로 향했다. 타슈츄에서 안탈리(Antalya)까지 히치하이킹을 했는데 출발 전까지 안탈리아가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줄 몰랐다. 무려 400km를 어떻게 한 번에 이동할까 고민하며 도로로 나왔는데, 그 다음이 대박이었다. 히치하이킹을 시작하자마자 멈춘 트럭 아저씨가 무려 안탈리아까지 간다고 했던 것이다. 덕분에 편하게 이동하긴 했는데 정말 멀긴 멀어 7시간을 조금 넘겨 저녁 8시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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