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타 → 파나마시티, 비행기 2시간
원래 콜롬비아를 끝으로 이번 여행을 마치려 했으나 또 여행병이 도졌는지 중미로 떠나게 되었다. 니카라과부터 여행을 시작해도 되는데 갑자기 비행기표가 비싸 결국 파나마부터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보고타(Bogota)에서는 공항까지 시내버스로 쉽게 접근이 가능한데다가 1,700페소(500번 버스)로 매우 저렴했다. 파나마 입국할 때 아웃티켓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어 코파아메리카 항공 예약편(결제는 이루어지지 않은)을 가지고 갔다. 예상대로 보고타 공항에서 체크인을 할 때 파나마 아웃티켓을 물어봤는데 이 예약편을 보고 큰 문제 없이 통과했고, 사실 더 중요한 건 파나마 입국할 때 이에 대해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았다. 물론 이 부분을 준비하지 않아 낭패를 보는 사람이 꽤 있다. 체크인을 하지 못해 현장에서 눈물을 머금고 결제하는 사람을 많이 봤으니 버스편이든 항공편이든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난 콜롬비아의 저가항공 윙고(Wingo)를 탔다. 일반적으로 파나마시티(Panama City)까지 요금은 108달러다. 보고타에서 6시 35분에 출발해 파나마시티까지에는 8시 15분에 도착했다. 실제 비행 시간은 약 1시간 정도였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비바콜롬비아나 윙고는 저가항공전용 공항에 도착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는 밖으로 나가기도 쉽지 않아 택시를 타는 게 좋은데 콜롬비아와 전혀 다른 파나마의 고물가를 실감하게 된다. 처음에는 대로에서 버스를 타려고 택시비 6달러를 주고 나갔고, 여기서 버스를 보니 도저히 배낭을 들고 탈 자신이 없어 다시 택시를 1인당 7.5달러씩 주고 탔다. 아마 일행이 있다면 공항에서 10달러 미만을 주고 시내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나마시티 → 보카스델토로, 버스 11시간
파나마를 금방 나가게 될 줄 알았는데 유명한 관광지 보까스델또로(Bocas Del Toro)에 끌려 일정이 늘어났다. 파나마시티에는 지하철이 있어 터미널까지 쉽게 갈 수 있는데다가 지하철카드는 2달러, 요금은 0.35달러로 매우 저렴해 좋았다. 터미널에서 알미란떼(Almirante)로 가는 버스표를 구입했는데 이게 조금 이상하다. 분명 벽에는 오후 6시, 6시 30분, 7시에 출발한다고 써있는데 내가 샀던 건 오후 8시 30분이었기 때문이다. 어이가 없었다. 물론 8시 30분에 타서 알미란떼에 아침에 도착하게 되어 더 좋았지만 이상한 건 이상한 거다. 버스는 연착이 돼 8시 30분이 아닌 9시 30분에 출발했고, 알미란떼에는 11시간 뒤인 오전 8시 30분에 도착했다. 요금은 27.8달러였다.
알미란떼에 도착하자마자 택시(1달러)를 타고 곧장 선착장으로 향했다. 고작해야 5분 걸린다. 여기서 보트를 타고 보까스델또로의 가장 핵심적인 곳 콜론 섬으로 갈 수 있다. 보트는 왕복 10달러이고, 편도로 가고자 하는 경우 6달러다. 콜론 섬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린다.
보카스델토로 → 산호세, 버스 10시간
보까스델또로에서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San Jose)로 데려다 주는 셔틀이 있어 32달러(원래는 37달러이지만 육지로 나가는 보트 티켓이 있다고 하니 5달러를 깎아줬다)를 내고 예약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없다. 당연하지만 개별적으로도 충분히 갈 수 있는데다가 훨씬 저렴하다. 이 셔틀 서비스는 딱 국경을 넘고 산호세로 가는 버스표를 대신 끊어주는 것까지만 한다. 나는 당연히 밴을 타고 산호세까지 가는 줄 알았다. 아무튼 12시에 출발하는 셔틀서비스를 받고 산호세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9시(시차가 1시간 있어 내 시계를 봤을 때는 10시)였다.
파나마를 나갈 때 출국세 4달러를 내야 한다.
산호세 → 산후안델수르, 버스+택시 9시간
물가가 비싼 코스타리카에서 오래 머물 생각이 없어 이틀 뒤 니카라과로 향했다. 국경을 넘을 당시 꽤 짜증나는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졌는데 그 이유로는 먼저 호스텔에서 잘못된 정보를 알려줬다. 국경도시 뻬냐스블랑카(Peñas Blancas)로 가는 버스는 터미널 델듀(Terminal Deldu)에서 타야 한다고 알려줬는데 실제로는 그란 터미널 델 카리브(Gran Terminal Del Caribe)에서 타야 한다. 우버(산호세에서는 무조건 우버를 이용하자)를 타고 왔다 다시 우버를 타고 가니 이미 내가 타려는 버스는 떠난 뒤라 오후 12시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 요금은 4,410콜론이었다. 뻬냐스블랑카까지는 약 6시간 걸려 오후 6시에 도착했다. 코스타리카도 출국세가 있다. 8달러다. 분명 종이에는 7달러라고 적혀있는데.
니카라과 국경사무소에 가니 더 가관인 게 여행자세를 명목으로 11.5달러를 받는다. 어처구니 없지만 돈을 안 내면 입국을 못 하니 어쩔 수 없이 냈다. 국경을 넘으니 또 문제가 생겼다. 밤에는 버스가 없다는 거다. 무조건 택시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이 근처에 마을이 있는 것도 아니다. 국경을 같이 넘던 외국인 친구들과 택시를 합승해 30달러(1인당 7.5달러)에 산후안델수르(San Juan Del Sur)로 갔다. 낮에는 이 정도 가격도 아니라고 하지만 길바닥에서 하루 자는 것보다 빨리 가는 게 더 좋다 생각했던 거다. 국경에서 택시를 타면 산후안델수르까지 약 1시간 정도 걸리지만 다른 2명의 외국인이 세관에서 걸려 1시간 넘게 기다리는 바람에 산후안델수르에는 오후 9시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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