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중국 텐진에서 출발한 배가 인천으로 향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다 한 가운데를 가로 질렀는데 이런게 바로 망망대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를 타고 서해를 건너 간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하긴 배낭여행을 하는 순간을 다 따져봐도 믿기기 힘든 사건들
뿐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에 스스로 대견스럽기도 하고 자랑스러웠다.
갑판에는 바람 쐬러 나온 사람도 많았다.
배에서 한참을 시간 보내다가 다시 갑판을 나와보니 내가 바라보는 곳이 서쪽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해가 서서히 저물어갔다.
중국에서 인천으로 오는데 하루가 더 걸렸으니 진짜 배낭여행의 마지막 밤은 중국이 아니라 서해 즉 배 위에서 보내게 되는 셈이었다.
해는 저물었지만 내가 타고 있는 이 배는 멈추지 않았다. 사방을 둘러봐도 오로지 바다밖에 보이지 않는 이곳에서 인천으로 나아갔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밖으로 나가보니 여전히 똑같은 바다가 보였지만 배는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었다. 이쯤되니 왜 이리 늦게 도착을 하는지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많이 갔을까? 주변 풍경들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군데 군데 섬이 보이기 시작하는게 인천 앞바다가 같았다.
배타고 인천에 도착한 것은 확실했다.
섬이 보여서 금방 도착할 것 같았지만 아직 멀었다는 판단하에 게임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할 일이 너무 없어서 갑판으로 나갔는데 갑자기 갈매기 떼가 나타났다.
누가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 둘씩 과자봉지를 들고 와서는 갈매기들에게 던져 주기 시작했다. 물론 갈매기를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갈매기들이 몰려드는 모습은 무척 신기했다. 오랜 항해에 지루해 하던 사람들이 뛰쳐나와 갈매기에 과자를 던져 주면서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동안 안에만 있어서 답답하긴 답답했나 보다.
누가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 둘씩 과자봉지를 들고 와서는 갈매기들에게 던져 주기 시작했다. 물론 갈매기를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갈매기들이 몰려드는 모습은 무척 신기했다. 오랜 항해에 지루해 하던 사람들이 뛰쳐나와 갈매기에 과자를 던져 주면서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동안 안에만 있어서 답답하긴 답답했나 보다.
갈매기는 새우과자를 가장 좋아했다. 손으로 들고 있으면 재빨리 새우과자를 입에 물고 날아가는 갈매기를 볼 수 있었다.
다른 갈매기도 이에 질쌔라 과자 하나 먹겠다고 달려든다.
어쨌든 갈매기의 환영인사가 끝날 쯤 인천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이후에도 닻을 내리기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어쨌든 갈매기의 환영인사가 끝날 쯤 인천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이후에도 닻을 내리기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약 25시간 항해한 끝에 드디어 인천항에 도착했다. 근데 어째 한국에 돌아오니 동남아에 있을 때보다 더 덥다고 느껴졌다. 실제로도 후덥지근한 습한 날씨가 그대로 느껴져 매우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한국이다!
닻을 내리고 곧이어 배에서 내릴 수 있었다. 닻을 내리고 배가 정박한다는 것은 배낭여행의 종착지에 도착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2달 전 한국에 돌아올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도 어느덧 옛이야기가 되어버렸고, 이제는 여행지에 대한 추억을 곱씹어야 했다.
한국에 입국하기 위한 입국 심사대에 오르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주 간단히 통과했다. 그런데 중국에서 이상한 물건을 부탁받아서 들고 오신 분들이 세관에 걸려서 난처해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나이 많으신 분들은 보통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는데 결국 이렇게 피해를 당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도 하고, 보따리 상인들이 너무 괘씸했다. 배에 타기 전에 나도 제안을 받았지만 바로 거절했다.
한국에 입국하기 위한 입국 심사대에 오르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주 간단히 통과했다. 그런데 중국에서 이상한 물건을 부탁받아서 들고 오신 분들이 세관에 걸려서 난처해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나이 많으신 분들은 보통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는데 결국 이렇게 피해를 당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도 하고, 보따리 상인들이 너무 괘씸했다. 배에 타기 전에 나도 제안을 받았지만 바로 거절했다.
인천항구 앞에 도착해서 생각 해보니 인천은 공항 외에는 돌아다닌 적이 거의 없던 것 같다. 곧바로 가까운 지하철이 있는 곳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우리나라 지하철 역시 좋았다. 근데 모든 사람들은 일상의 모습이었는데 우리만 배낭을 메고 살은 까맣게 타있는 이국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아직도 여행을 더 해야할 것처럼 느껴졌던 여행자였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모습이 유난히 튀어보여 괜히 어색해졌다.
25시간이 넘게 배를 타고 왔지만 곧바로 대전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정말 하루 종일 이동만 하는구나!
여전히 변함이 없었던 대전에 도착하니 배낭여행을 했던 시간들이 마치 꿈을 꾼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었다. 출발은 불안하고, 두려웠지만 다양한 사건과 인연으로 극복해 나가는 꿈,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도 결국 마냥 즐겁기만 한 길고 길었던 배낭여행자의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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