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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짐을 챙겨 버스를 타는 곳으로 갔다. 아침이라 그런지 하노이 구 시가지 거리가 한가하기만 했다. 그럼에도 이곳저곳에서 과일과 채소를 팔기 위해 돌아다니는 사람을 보며 베트남 사람들의 근면함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중국으로 넘어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도착한 곳은 터미널이 아니었고, 그냥 도로 옆 어느 공터였다. 비코트래블 사장님이 늦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 탓에 꽤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중국으로 가는 국경버스였는데 흡사 텔레토비가 연상될 정도로 귀여운 버스였다.


내부는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고 그냥 우리나라 일반 버스정도였다. 버스에 올라 탄 사람도 중국 사람들이 많았는데 벌써 중국에 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배낭여행의 마지막 나라인 중국으로 드디어 가긴 가는구나!

버스에서 앉아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버스에서 올라타더니 두리번거리며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때 우리를 보더니 무척 반가워 하셨는데 바로 비코트래블 사장님이었던 것이다. 모자를 깊게 쓰고 계셔서 한번에 알아보지 못했다. 사장님은 혹시나 우리가 늦지 않았을까 걱정하며 지나가는 길에 들러봤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신경써 주시니 너무 감사했다. 그러면서 꽝꽝 얼린 시원한 얼음물까지 주시는데 벌써 4번째였다. 아무리 한인업소라고 해도 이건 너무 지나칠정도로 친절하셨다. 우리가 그 여행사에서 구입한 것은 오직 중국으로 가는 버스 티켓 뿐이었다.


버스는 출발하고 이제 하노이를 벗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역시 어두침침하더니 예상대로 또 비가 오기 시작했다.


얼마나 갔을까? 졸다가 깨어보니 주변은 구름 때문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사진으로는 도저히 담을 수 없는 풍경이 창밖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할 정도로 높은 산이 솟구쳐 있었고 그 주변으로 구름이 걸쳐 있어 마치 신선이 사는 곳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버스를 타자마자 물과 간식을 줬는데 캔에 들은 것을 먹어보니 밥이다. 밥알과 콩이 동동 떠있었는데 맛은 살짝 달콤하기는 했지만 그냥  물에 밥을 말아 먹는 느낌이었다.


베트남 국경에 도착했다.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 출국심사를 받으러 갔다. 의외로 사람들이 너무 많아 꽤 오래 기다려야했다.

베트남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헤어진다니 너무 아쉬웠다. 항상 다른 나라로 넘어갈 때마다 아쉬운 기분을 감추지 못했는데 베트남은 그 중에서도 그 느낌이 매우 강했다. 이제 베트남을 떠나 새로운 땅 중국으로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늘 그랬지만 또 다시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