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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경에 들어서자 다른 나라와 다르게 현대화된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중국으로 입국신고를 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작성해야 했는데 무려 3가지나 되었다. 우리나라만큼이나 중국으로 들어가는 입국 심사는까다로워보였다. 물론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심사대에서는 곧장 통과되었다.


이제 중국이다. 결국 마지막 여행지인 중국까지 오게 되었다. 동남아 배낭여행을 한다고 했을 때 스스로도 중국까지 갈 수 있을지 의심을 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중국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다 사람이 살고 있는 나라고, 국경이 폐쇄된 것도 아니니 당연히 문제는 없었지만 아무튼 뿌듯했다. 또 새로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 중국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중국으로 한걸음 한걸음 내딛었다. 기존 동남아시아 국가와는 확실히 입구에서부터 중국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했다.


버스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찾아서 내려와야 했다. 내려막 길을 쭈욱 내려가보니 넓은 공터에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가 거의 제일 늦게 도착한 상태였다.


버스는 하노이에서 탔던 버스와 흡사하게 생겼고, 내부도 거의 똑같았다.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이번에도 물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승무원이 무려 2명이나 있었던 버스였다.


여태까지는 계속 물을 사서 마셨는데 이때만큼 물이 풍족했던 경우는 없었다. 베트남에서 버스타고 올 때 물을 줬고, 비코트래블 사장님이 물을 주셨고, 중국에서 버스 타니 또 물을 줬던 것이다. 정말 가지고 다니기 불편할 정도로 물이 많아졌다. 그런데 이 물병 참 깜찍했다.


또 비가 온다. 참 날씨가 왜 이리 변덕스러운지 모르겠다.


한참을 달려 휴게소에 도착을 했는데 확실히 중국의 도로 사정은 여태까지 거쳐온 나라에 비하면 훨씬 좋았다. 시원하게 뚫려있는 도로가 한국의 고속도로만큼이나 좋았다. 외형적인 모습으로는 한국과 가장 비슷한 곳이 중국이었다.


휴게소도 참 현대화된 건물이었는데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대신에 휴게소 내부는 텅텅 비어있었을 정도로 많이 썰렁했다.


중국은 우리나라 못지 않게 라면을 좋아하는 나라이다. 그래서인지 온통 컵라면이 있었는데 중국 돈이 하나도 없던 관계로 침만 꼴깍 삼켜야했다.


또 달리고 달렸다. 난닝까지는 대체 얼마나 걸리는 걸까?


배가 무척 고파질 무렵 어느 한 도시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도로와 그 주변도 무척 잘 정비가 되어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난닝에 도착한 것 같았다.


드디어 중국 난닝에 도착했다. 기존의 동남아시아의 나라들과는 너무도 다른 느낌이었다. 이제 더이상 버스에 내리면 뚝뚝을 잡아탈 수도 없었고, 그것보다 우리를 항상 마중 나와 주었던 삐끼 아저씨들도 볼 수 없었다. 거리에는 여행자도 거의 보이지 않고, 온통 중국 사람뿐이었다. 조금은 슬픈 기분이 들었다.


배가 고팠다. 열차도 예매해야 했다. 그런데 돈은 한푼도 없었다. 우선 환전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은행을 찾아나섰다. 길 맞은편에 중국은행(Bank of China)가 보이길래 곧바로 들어갔다. 꽤 한가했던 은행이었지만 시간은 4시 반 정도로 조금 있으면 닫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둘러 환전 창구로 갔다.

외국인임을 알고 각종 신청서를 먼저 작성하라고 했다. 100달러 환전하는데 너무 까다로웠다. 여행자 수표도 아니었는데 이것저것 작성해야 할 것이 많았다. 영어가 가능한 담당자가 자리에 앉더니 아주 능숙하게 처리했다. 이분 영어 잘하신다. 그제서야 느꼈다. 중국은 더이상 영어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어려움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실제로 길을 가다가 물어보면 도망치기 일쑤였고, 가게에서는 주문은 커녕 계산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었다.


은행 창구에서 환전을 기다리는데 매우 재밌는게 보였다. 고객이 직원의 서비스를 점수로 매길 수 있는 건데 재미삼아 눌러보려고 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고장난 것일까?


환전을 하고 난닝역으로 갔다. 난닝역은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었다. 바로 오른편에 난닝역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사람이 많은 중국이라서 그런가 역이 무지하게 컸다. 난닝이라는 도시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컸다. 난닝에 오기 전만 하더라도 난 그저 작은 시골마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원래 우리는 난닝에 도착해서 홍콩쪽으로 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홍콩을 가는 것은 비자가 필요 없기 때문에 상관 없지만, 반대로 홍콩에서 중국을 들어갈 때는 다시 비자를 신청해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홍콩쪽의 일정을 모두 포기하고 그냥 난닝에서 베이징으로 달리기로 했다.


베이징으로 가는 열차표를 사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표를 구하기 위해 서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과연 중국다웠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열차표를 구입하고 싶어한다고 말하자 창구에 있던 직원이 무척 당황했다. 외국인임을 알고 영어로 대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영어가 되는 사람을 붙잡고 대신 업무를 보게 만들었다. 무척 차가운 듯한 직원이 퉁명스럽게 대답해주는데 열차표는 전부 매진이라고 했다.

베이징으로 가는 열차는 좌석에 따른 등급이 있다. 푹신한 침대칸, 딱딱한 침대칸, 푹신한 의자칸, 딱딱한 의자칸인데 침대칸은 전부 없을 뿐더러 심지어 가장 낮은 클래스였던 딱딱한 의자(잉쭤)도 2일 뒤에 있다는 것이었다. 딱딱한 의자라도 좋으니 내일 떠나는건 없냐고 물어봤지만 이틀 뒤 그것도 딱딱한 의자뿐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잉쭤로 예매하게 되었다. 가격은 276위안이었다.

침대칸이 아니라 좌석으로 베이징까지 가야 하다니. 망했구나! (난닝에서 베이징까지 예상 소요시간은 27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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