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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을 메고 계속 돌아다녔기 때문에 어깨가 무척 아팠다. 숙소를 알아보려고 돌아다녔는데 도무지 보이질 않았다. 게다가 사람들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물어보려고 해도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그냥 지나치거나 무시하기도 했다. 그냥 지나치는 중국 사람들을 보고 나도 한국에 있었을 때 외국인에게 대했던 행동들이 떠올랐다. 한국에 돌아가면 외국인들에게 정말 친절하게 대해 주겠다는 다짐을 했다.

결국 난닝역 주변으로 돌아와서 모텔급 숙소를 보게 되었는데 가격도 그럭저럭 괜찮은 50위안이었다. 에어컨은 없었지만 방도 무척 넓고 TV도 있었다. TV는 전부 중국어라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간혹 더빙된 한국 드라마가 나와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숙소 근처에 있던 한 식당에서 밥을 먹기 위해 갔는데 정말 언어의 장벽을 실감했다. 부끄럽지만 한자울렁증이라 메뉴판을 보아도 전혀 알 수가 없었고, 그렇다고 직원들이 영어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익숙한 사진이 있는 메뉴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 밥은 어떻게 먹지?

대충 사람들이 먹는 것을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가격도 물어보며 겨우 주문을 할 수 있었다. 가격을 물어보는 것도 힘들어서 직접 돈을 꺼내 보여줘야 했다. .


그렇게 뭐가 뭔지도 모른채 주문했는데 밥에 반찬 하나와 맹맹한 국, 그리고 두유가 나왔다. 7위안이었으니까 한 900원쯤 되려나?

밥은 그렇게 맛있지 않았다. 배고프니까 먹을 정도였는데 반찬은 좀 매콤하면서 국은 싱거운 국물이었다. 중국에서의 첫날 식사 선택은 좋지 못했었다. 난닝에 돌아다니다 보니 이런 식당이 꽤 많았다. 반찬을 몇 개 고르고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태국에서 만났던 철호형이 중국에 가면 골라서 먹을 수 있는 싼 식당이 있다고 얘기를 해주었는데 바로 이런 곳을 말했나 보다.


돌아다니다가 오랜만에 집에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하고 나서 계산을 하는 형태였다.


사실 난닝은 그저 지나치기 위한 도시였기 때문에 이렇다 할 계획도 없었다. 난닝에 도착해서 돌아다니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었다. 해가 질 때까지 걷다가 난닝역으로 다시 돌아와 간식거리를 사기로 했다.


슈퍼에 가서 과자를 사려고 보니 겉에는 미모의 여인이 보였다.


다시 살펴보니 거의 대부분의 과자와 음료에는 연예인의 사진과 사인으로 겉을 장식하고 있었다. 연예인이 과자 봉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재밌다고 느껴졌다.


감자칩 과자 2개를 집어 들었는데 근데 생각보다 양도 적고 맛이 없었다. 역시 과자는 한국 과자가 가장 맛있나 보다.

싱가폴에서 한국 가수 비를 모델로 쓰고 있었던 요구르트 본 이후로 이런 과자들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보통은 광고에서만 많이 쓰지 이렇게 제품에 모델을 쓰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여태까지 지나왔던 나라보다 과자가 싸서 여러개 집어들고 맥주도 사서 돌아왔다.

돌아오다가 과일가게에서 바나나를 하나 집어들었는데 1.2위안이었다. 그때는 돈의 개념이 없어서 1위안 아래의 돈을 잘 몰랐는데 돈을 여러 개 펼쳐보이니 아주머니가 이거라면서 알려주고 1.2위안을 집어갔다. 바나나와 과자를 몇 개 집어먹으면서 숙소에서 쉬는데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긴장감이나 흥분되는 기분이 별로 느껴지지가 않았다. 여행의 막바지라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한국과 비슷하게 느껴졌던 중국이라서 그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