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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홀은 세부에서 배로 1시간이면 갈 정도로 가깝기 때문에 세부에 어학연수로 온 학생들에게는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세부에 온지 3주차 보홀을 첫번째 여행지로 잡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막상 떠나려고 보니 다들 처음이니까 미리 모든 것을 다 잡아놓고 가자는 것과 그냥 배표만 산 뒤 무작정 떠나자를 놓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야 당연히 배표만 사고 떠나자는 쪽이었는데 곳곳에서 가면 잘 곳이 없다든가 예약하면 여행하기도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갈팡질팡하다가 끝내는 배표만 사서 무작정 보홀로 가기로 했다.

남자 6명과 여자 4명. 한가지 특이점이라면 한국 여인들이 아니었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몰라도 일본인 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결정이 되었는데 이 여인들 우리만 믿고 따라왔다. 보홀가는 배표만 사놓고 앞으로의 일정은 우리도 잘 모르니까 그래도 갈래? 라고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했다. 우리가 준비한 것은 오로지 보홀로 떠나기 전 날 각종 먹을것을 잔뜩 사놨을 뿐이었다. 하지만 배표마저도 예매를 할 수 없다고 해서 결국은 먹을것 밖에 준비하지 않은 셈이 되었다.


보홀로 떠나는 날 우리는 이미 먹을거로 가득한 짐들을 들고 항구로 향했다. 학원에서 항구까지는 무척 가까워서 택시타고 100페소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미리 선발대로 출발해서 나머지 인원들의 배표를 샀다.


함께 여행했던 학원 배치메이트


예상했지만 배는 역시 작았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배였기 때문에 무척 작았지만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날씨 또한 아주 화창했기 때문에 여행하는데는 전혀 문제될 것은 없었다.

배가 출발하자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놀랐다. 일반적으로 배는 천천히 유유히 나아가기 마련인데 이 배는 속도감이 느껴졌다. 우리는 이야기도 하고, 미리 사왔던 과자를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내 그것도 잠시 하나 둘씩 쓰러졌는데, 몇몇이 갑판으로 나가보자고 했다.


작은 배였지만 밖으로 나가볼 수 있었는데 확실히 이 배가 빠른게 맞는지 바람이 무척 거셌다. 바람때문에 제대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 덕분에 여기서 찍은 대부분의 사진들은 다들 실눈을 뜨고 있었다. 사진 찍었을 당시에는 신났지만 지금 보면 참 추한 사진들 뿐이다.


예쁜 꼬마 아가씨도 보인다.


약 2시간쯤 달리자 보홀섬에 도착했다. 드디어 도착한 보홀섬이었지만 이제부터 어디로 가야할까라는 걱정이 조금은 앞섰다. 배낭여행자라면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배낭여행이 아니었고, 놀러온 무리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세부에서 사온 수 많은 짐들 때문에 쉽게 움직일 수가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걱정은 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터미널을 빠져나가자마자 만날 수 있었던 삐끼 아저씨들 때문이다.

이미 예상했지만 수 많은 삐끼 아저씨들이 우리를 꼬시고 있었는데 하루 밴을 빌리는 것과, 숙소에 관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너무 높게 부르는 것이었다. 내가 예상했던 가격의 2배를 부르고 있었는데 그 때 내가 나서기 시작했다.

"파항뇨아코" (깎아주세요)

비샤얀어로 깎아주세요를 이미 익히고 있던 나는 무조건 비싸다고 외치면서 흥정에 들어갔다. 이미 배낭여행 때 흥정이 필수사항임을 배웠던 나로써는 무조건 깎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비샤얀어로 말을 하자 주변 아저씨를 포함해서 엄청나게 웃기 시작했다.

이 아저씨 사정을 하는데 기름값이 너무 올라서 안 된다고 했지만 난 또 가격을 아예 말해버리면서 이 가격이 아니면 안 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애초에 이런 일이 많은 듯 미리 준비한 보드판에 적힌 가격을 보여줬지만 나는 너무 비싸다며 보드 판에 있는 가격의 반을 불러버렸다.


그렇게 15분동안 흥정하는데 이 아저씨 완전 우는 것처럼 말했는데 그게 너무 웃겼다. 물론 실제로 울었던게 아니었고 우는 시늉을 했던건데 결국 나의 협상안으로 타결되었다. 이런 흥정하는 모습을 처음 본 학원 동생들은 너무 웃긴지 나의 흥정하는 모습을 사진 찍고,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보홀 여행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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