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홀은 세부에서 배로 1시간이면 갈 정도로 가깝기 때문에 세부에 어학연수로 온 학생들에게는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세부에 온지 3주차 보홀을 첫번째 여행지로 잡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남자 6명과 여자 4명. 한가지 특이점이라면 한국 여인들이 아니었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몰라도 일본인 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결정이 되었는데 이 여인들 우리만 믿고 따라왔다. 보홀가는 배표만 사놓고 앞으로의 일정은 우리도 잘 모르니까 그래도 갈래? 라고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했다. 우리가 준비한 것은 오로지 보홀로 떠나기 전 날 각종 먹을것을 잔뜩 사놨을 뿐이었다. 하지만 배표마저도 예매를 할 수 없다고 해서 결국은 먹을것 밖에 준비하지 않은 셈이 되었다.
배가 출발하자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놀랐다. 일반적으로 배는 천천히 유유히 나아가기 마련인데 이 배는 속도감이 느껴졌다. 우리는 이야기도 하고, 미리 사왔던 과자를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내 그것도 잠시 하나 둘씩 쓰러졌는데, 몇몇이 갑판으로 나가보자고 했다.
이미 예상했지만 수 많은 삐끼 아저씨들이 우리를 꼬시고 있었는데 하루 밴을 빌리는 것과, 숙소에 관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너무 높게 부르는 것이었다. 내가 예상했던 가격의 2배를 부르고 있었는데 그 때 내가 나서기 시작했다.
"파항뇨아코" (깎아주세요)
비샤얀어로 깎아주세요를 이미 익히고 있던 나는 무조건 비싸다고 외치면서 흥정에 들어갔다. 이미 배낭여행 때 흥정이 필수사항임을 배웠던 나로써는 무조건 깎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비샤얀어로 말을 하자 주변 아저씨를 포함해서 엄청나게 웃기 시작했다.
이 아저씨 사정을 하는데 기름값이 너무 올라서 안 된다고 했지만 난 또 가격을 아예 말해버리면서 이 가격이 아니면 안 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애초에 이런 일이 많은 듯 미리 준비한 보드판에 적힌 가격을 보여줬지만 나는 너무 비싸다며 보드 판에 있는 가격의 반을 불러버렸다.
이제 본격적으로 보홀 여행 시작이다!
반응형
'지난 여행기 > 다시 찾은 세부, 그리고 올랑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화속에서만 나올것 같은 쵸콜릿힐 (26) | 2009.08.10 |
---|---|
맛있었던 바베큐와 함께라서 즐거웠던 보홀에서의 밤 (14) | 2009.08.10 |
천사들이 살고 있는 섬에 매주 갔다 (36) | 2009.08.04 |
사진 찍히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필리핀 사람들 (27) | 2009.08.03 |
세부의 양대 백화점 아얄라와 SM (8) | 2009.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