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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행지를 가더라도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아마 전망대가 아닐까 싶은데 아쉽지만 세부에는 그렇게 큰 건물이 많지 않다. 아니 높은 건물이 별로 없다고 해야 맞다. 다른 곳처럼 야경이 아름다워서 필리핀을 찾는 것은 아니긴 아니다. 하지만 세부에서도 세부 시내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탑스다.

세부 탑스는 산 꼭대기에 있고, 그 위에 올라가면 세부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세부 탑스를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결국 즉흥적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세부 탑스에 가려면 택시를 타거나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올라갈 수 있다. 걸어서는 절대 갈 수 없을 정도로 세부 시내에서는 엄청 멀다.


세부 탑스를 가려고 우선 제이와이 스퀘어(jy square)로 갔다. 이 곳에 가면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오토바이 아저씨들이 '탑스! 탑스?'라고 외친다. 적당한 가격을 알아보고 타면 되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한 사람당 30페소였나 50페소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토바이 아저씨들과도 사진을 찍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올라가면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오르막길과 내려막길을 오르 내리기 때문에 꽤 신난다. 가까울 줄 알았던 세부 탑스가 무척 멀기 때문이다. 남자 둘과 여자 셋이서 따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렸다. 오토바이는 세부 시내를 빠져나가면서 오르막길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계속 달리는데 그냥 달리는 것만으로도 신났다.



한참을 달려 산 꼭대기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오르막길을 계속 달렸다. 이번 오르막길은 꽤나 경사진 까닭에 오토바이가 매우 힘들어했다. 힘겨워하는 오토바이였지만 그래도 겨우 겨우 올라가긴 했다. 늘 느끼지만 동남아권에서 오토바이를 보면 그 엄청난 능력에 신기할 뿐이다.

이 오르막길과 내려막길을 몇 번 지나더니 세부 탑스에 도착했다. 세부 탑스에 도착해서 들어가려고 하니 입장료가 있었다. 100페소라고 하길래 반사적으로 비싸다라는 말이 튀어나왔지만 여기까지 와서 안 들어가 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작은 출입문을 통과하면 커다란 공터가 나오는데 바로 여기가 세부 탑스였다. 생각보다 괜찮은 전망대와 시원스러운 바람에 무척 좋았다. 세부 시내가 파노라마처럼 쭈욱 보이는데 우리가 갔을 당시는 저녁 무렵이라 야경까지 볼 셈으로 계속 시간을 때웠다.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대부분 필리핀 사람들이었고, 우리도 세부 경치를 구경하며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아마 낮에 왔었으면 더 멀리까지 보여서 멋진 경치를 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낮에 왔으면 쪄죽을지도 모른다.


점차 어둑어둑해지고 우리가 보고 있던 세부에 불빛이 하나 둘씩 켜지기 시작했다. 세부 야경 별거 없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정말 멋진 야경을 볼 수 있었다. 건물이 많고 멋진 빌딩이 많아야지 야경이 아름다운 것은 아닌것 같다. 또 산 꼭대기라 바람도 무척 시원했다.


아쉽지만 내가 가진 캠코더로는 멋진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어두워지자 사진을 도저히 찍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야간 촬영시 한계를 보이는 캠코더였다. 

한참을 질릴 때까지 세부 시내를 본 후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내려왔다. 이미 상당히 어두어진 상태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내려오는 동안 내가 아는 필리핀어를 최대한 동원해서 이야기도 하고, 또 필리핀 노래도 불러봤다. 그랬더니 오토바이 아저씨 내가 필리핀 노래를 아는게 엄청 신기 했던지 엄청 웃었다.

내가 아는 노래야 기껏해야 딱 3개정도로 2006년에 질리도록 들었던 노래들이었다. 붐따라따라, 오쵸오쵸(숫자 8이라는 뜻), 세부라는 노래를 연달아 들려주니 쓰러질려고 했다. 비록 내가 그렇게 노래를 불러도 깎아주지는 않았지만 내려와서도 서로 재미있어 했다.

우리는 배가 고파서 근처의 식당에 들어가서 딤섬을 먹으면서 탑스투어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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