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람속으로' 대한민국 청소년 해외자원봉사단의 필리핀팀(Feel the Phine)으로 11일간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왜 이리 아쉬웠던 마음이 컸는지 당장이라도 다시 필리핀으로 향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함께했던 우리 팀원 전부 그랬던 것 같다.
'꿈과 사람속으로 대한민국 청소년 해외자원봉사단'을 신청하게 된 계기는 정말 단순했고, 주변 사람이 같이 해보자고 했던 것 뿐인데 나만 덜컥 붙어버렸던 것이었다. 우리 팀원은 물론 다른 팀에서도 이러한 경우가 꽤나 많았다. 거의 기대도 안하고 언제 발표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날 발표날이길래 인터넷에서 확인해보니 놀랍게도 내 이름이 있던 것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중에 내 이름이 있다는게 무척이나 신기했고 기대하지 않아 더 놀라웠던 것 같다.
그렇지만 막상 '꿈과 사람속으로 대한민국 청소년 해외자원봉사단'의 워크샵때가 다가오자 갑자기 가기 싫은 생각도 들었다. 뭐 딱히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그냥 단순히 가야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안 갔다면 이런 특별한 느낌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워크샵과 인천공항에서 우리 팀원을 만나던 날 참 많이 어색했다. 온라인 상으로 대화도 나누고 서로 의견을 공유하기는 했어도 아무래도 나이, 지역, 학교 등 전혀 연관이 없었던 사람들끼리 모였으니 갑작스럽게 친해진다는 것도 이상했다. 어색한 마음은 살짝 뒤로 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필리핀으로 날아갔다.
너무나 더웠던 필리핀
정확히 말하자면 더운 것뿐만 아니라 습기가 많아 갑갑한 느낌이 많았다. 세부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올랑고에서 꿈같았던 10일은 나에게 더운 나라를 잊지 못할 나라로 만들어 주었다.
매일 아침마다 올랑고 빵과 코코아로 시작
무척이나 더웠지만 페인트 작업을 완료
귀엽고 순수하고 장난끼 많은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
에메랄드 빛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던 필리핀의 바다
너무나 즐거웠던 크리스마스 캐럴
평생 잊지 못할 생일을 맞은 나
매일 밤마다 시작된 댄스 파티 :D
....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올랑고를 떠나던 날
그렇게 한국 돌아오기가 싫어질 줄은 몰랐다. 그냥 외국 나가는 것이 기대되고 설레였던 것 뿐이었는데 짧은 기간동안 너무 많이 정이 들어버린 것이다. 마을의 거리, 사람들, 그리고 올랑고 자체가 나의 삶의 일부분이 된 것 같았다. 항상 지나오던 거리였는데 떠나던 날은 왜 그렇게 가기가 싫었는지 모른다. 억지로 슬픔을 느껴보려 해도 비가 너무 많이 오던 탓인지 아무도 나와있지 않아 안부 인사도 나눌 수도 없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올랑고를 떠나오니 스스로 다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인사도 못하고 떠나온 것은 있을 수가 없으니까 다시 돌아와서 그땐 안부인사를 주고 받으면 되겠지. 그래 다시 필리핀으로 올랑고로 꼭 돌아올테야라고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우리. 몇 주간 올랑고 후유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흡사 향수병에 걸린 사람들처럼 한국에 돌아왔는데 계속 올랑고 이야기만 하고 사진을 보면서 그 때의 추억을 더듬기만 했던 것이다. 필리핀에 갔다 온 후 계속 올랑고만 생각나고 일상 생활에서 뭐든지 손에 잡히는게 없었다. 다른 사람하고 얘기 할 때도 올랑고 이야기만할 정도였다. 주변 사람들이 나보고 필리핀 가서 아예 살라고 할 정도였다. 아마도 중고생은 물론 대학생도 방학이었기 때문에 집에서 멍하니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나 역시 올랑고 후유증으로 상당기간동안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봉사활동 갔다온게 아니라 놀다 오지 않았냐며 묻기도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놀다왔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사실 나 역시도 봉사활동의 기억보다 놀았던 기억이 꽤 많다. 일부러 부정하려고 하지 않겠다. 나는 우리가 놀고, 함께 했던 시간들이 모두 올랑고에서 추억이 되고 즐거움이 되었다면 그것도 봉사라고 생각한다. 단지 육체적인 노동만이 봉사라고 생각한다면 너무나 슬픈 현실이 아닐까? 아이들과 함께 행사도 진행하고 놀면서 지냈던 시간들이야말로 순수한 의미의 봉사라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에 돌아온 우리들은 서로 각자 올랑고로 돌아갈 날을 꿈꾸고 있다. 이미 우리 가슴속에는 올랑고를 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냥 막연히 올랑고로 가고 싶다라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가려는 사람들이 팀원 내에도 있고 나 역시 그 중 한 사람이다. 다시 올랑고로 돌아갈 날을 기약하며 뜨거웠던 감정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필리핀 현지 관계자 Justina, Corena, Davie, Mervil, Elmer, Verna...
그 외 모든 사람들과 착하고 이쁜 아이들
고마워!!!
Salam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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