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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건다가이로 이동했다. 나의 최종 목적지는 멜번이었지만 튜뭇에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없었고, 건다가이로 간 다음에 다시 갈아타야 했다. 비행기 갈아타듯이 새로운 버스로 갈아타야 했는데 그 이유는 호주 버스 시스템 때문이다.

그러니까 호주는 워낙 땅이 넓기 때문에 이렇게 작은 마을들은 그냥 중간 중간에 들리는 곳으로 만약 이 곳에서 예매한 손님이 없다면 그냥 지나친다. 건다가이는 멜번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있던 마을이라 버스는 항상 지나가니 시드니에서 출발해서 멜번 도착하는 버스를 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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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로 올라타니 드이어 떠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다가이(Gundagai)까지는 약 40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제 멜번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타면 되는데 문제는 내가 갈아탈 버스가 무려 3시간 뒤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냥 가만히 기다리자니 너무나 지겨웠고, 캐리어를 비롯해 4개나 되는 엄청난 양의 짐을 어디에 둘 수가 없었다. 고민 끝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데 바로 옆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내 짐을 맡기고 건다가이를 둘러보는 것이었다.

"저기... 부탁하나만 해도 될까요? 제 짐 좀 맡길 수 없나요? 제가 버스 시간이 남아서 이 마을을 둘러보고 싶거든요."
"오~ 문제 없어요. 이쪽 구석에다가 갖다놔요."
"아싸! 감사합니다."
"근데 우리 12시에 문을 잠시 닫는데..."
"헉... 그렇다면 제 짐은 어떻게 찾지요?"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12시에 점심시간이라 잠시 닫고 1시에 다시 여는데 혹시라도 12시에 와서 잠겨있는 것을 보고 걱정할까봐 미리 말해두는거예요."

깐깐해 보이던 인포메이션 센터의 아주머니가 의외로 친절하자 너무 고마웠다. 내 캐리어, 식재료 가방, 노트북이 들었던 백팩을 놓은 뒤 카메라 가방만 들었다. 작은 마을일테지만 어디를 가야할지 몰라서 지도를 보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주요 볼거리가 적혀있던 지도를 찢어 나에게 건내줬다. 호주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이런 작은 마을이라도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어서 특산물이나 지도를 얻기가 무척 쉬었다는 것이었다.

다만 여기서 받은 지도는 흑백이라 보기에는 쉽지 않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상점은 거의 다 닫고, 사람은 커녕 개미 한마리도 구경하기 힘들었다.


건다가이 박물관이라고 되어있어 들어가볼까 했는데 입구 앞에 써있던 입장료를 보고 깜짝놀라 들어가지 않았다. 성인은 4~5불정도 했던거 같은데 나에게는 이런 곳에 쓰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 건다가이를 둘러보고자 했던 이유는 몇 번 이 도시를 지나가다가 봤던 오래된 다리때문이었다.


지금도 시드니와 멜번을 잇는 고속도로 중간에 위치해 있는 마을인데 과거에도 그런 점이 작용했는지 이런 철도가 놓여졌었다.


옆에 저거 말고도 안내판이 많이 있었는데 영어라서 읽기도 귀찮고 해석하기 힘들었지만 대강 기억나는 것은 새로운 마을이 형성되었고, 이 곳을 교통의 중심지로 활용하고자 이 철도를 놓았는데 결국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맞는지는 나도 장담할 수 없다.

나는 이 다리의 옆모습을 보고 싶었다. 멀리 바라보니 아래로 내려가면 가능할듯 싶었다. 빙돌아간 뒤 다리를 건너고 길을 건너니 이 다리의 옆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오~ 길다 길어! 아마도 일반적인 여행객이라면 이 다리를 보러 올 일은 절대 없었겠지만 나는 그저 이 마을을 잠시 들렀다는 이유로 이 다리를 구경하러 와있었던 것이다.


혼자 있었기 때문에 기념사진을 남기는 방법은 셀카밖에 없었다.


주변에 말똥이 군데 군데 있었지만 요리 조리 잘 피해다니면서 더 가까이 접근했다.


정말 오래된 다리라는게 실감이 났다. 이 위에 철도 한 번 달리면 바로 무너질것 같았다.


지금도 이 다리 아래에 도로가 있어서 차가 지나다닌다.


다리를 보고 오니 건다가이는 다 둘러본 것 같았다. 마을은 너무나 조용했다. 지도에 나와있는 주요 볼거리는 많이 표시되어있었지만 사실 주요 시설이라고 보는게 맞았다. 그러니까 오래된 성당, 식당, 상점, 건물 등을 소개하는게 전부였다.


그냥 돌아가는 도중 독특해보이는 상점이 보였다. 들어가보니 수공예품을 파는 장소였는데 기념이 될만한 것들이 잔뜩있었다. 잡화점이라고 볼 수 있었는데 문구종류를 비롯해서 직접 만든 비누, 건다가이 주변을 직접 그린 그림, 티셔츠 등등 가득했다. 물론 나는 구입하지 않았다.

지도를 보며 혹시라도 볼 곳이 없을까 했는데 마을의 뒷동산에 올라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지도에 'You can see one of the best view'라고 적혀있어 솔깃했다. 한번 얼마나 멋진지 올라가보자.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을 꽤나 가파랐다. 낑낑대며 올라가니 땀이 나기 시작했고, 이거 괜히 여기 올라가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올라온거 그냥 내려가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이정표를 따라서 계속 올라갔는데 점점 언덕이 심하게 경사지기 시작했다. 간간히 차가 지나다니는 것을 보고 여기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30분을 넘게 올라온 건다가이 뒷동산이었는데 최고로 멋진 전망은 좀 아니었다. 하지만 사진보다는 실제가 좀 나았는데 특히 마을 외각으로 뻗어있는 3개의 도로가 인상적이었다. 바람도 좀 불어오니 건다가이를 좀 보면서 바람쐬다가 내려왔다.


언덕을 오르내리니 조금 배고프기 시작했다. 밥은 또 뭐 먹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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