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이 정한 최빈국 중에 하나라는 소리는 미얀마 거리를 걸을 때 더욱 확실하게 다가왔다. 물론 양곤은 미얀마의 제 1의 도시이자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수도였던 곳이었기 때문에 큰 빌딩도 있고, 상대적으로 다른 도시에 비해서 괜찮은 수준이기는 하다. 하지만 말 그대로 상대적이라는 점을 꼭 주목해야 한다.
200달러를 20만짯으로 환전을 하고나니 그래도 좀 든든해지긴 했는데 나는 우선 버스를 예약해야 했다. 양곤에 도착하자마자 다른 도시를 가는 사실은 좀 안타까웠지만 어차피 나중에 출국할 때 양곤으로 돌아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 때 다시 돌아보기로 했던 것이다. 내 다음 목적지는 동남아의 3대 유적지라 불리는 바간이었다. 버스는 론리플래닛과 100배 즐기기에 아웅산 스태디움에서 예매를 할 수 있다고 나와 있어서 지도만 보고 찾아갔다.
보족 시장을 뒤로 하고 계속 위로 올라가니 커다란 다리가 나왔다. 그 아래에는 철도가 놓여져 있었는데 이게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철도인지 아니면 양곤 순환 철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순환 철도여도 중요 관광지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서 타고 싶어도 탈 수가 없었다.
미얀마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는 비행기, 열차, 버스가 있는데 이 중에서 열차는 대부분 이용하지 않았다. 나만 그랬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우선 미얀마 열차는 워낙 노후화되어 있고, 느리고(시속 40km정도),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애초에 고생스러운 여정이라면 차라리 버스가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버스를 이용했던 것이다.
사실 아웅산 스태디움이 지도상에 커다랗게 그려져 있길래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근데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아직 적응도 되지 않은 이 도시에서 한참을 헤매니 꽤나 힘들었다. 미얀마가 위험하지는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외국인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이 도시에 익숙치 않은 골목들을 혼자서 돌아다니다 보니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또 중요한 것은 내 생각보다 양곤이라는 도시의 규모가 무척 컸다는 점이었다. 지도만 봐서는 금방 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라고 생각해서 계속 걷기만 했는데 걸어다니기엔 너무나 멀었던 곳들이 많았다. 이 날 거의 대부분 걸어다녔는데 나중에는 후회가 될 정도로 힘든 하루였었다.
"딸랑딸랑~"
종소리가 들리는 곳을 살펴보니 종을 메달아 놓고 돌리는 기계가 있었다. 처음에는 무엇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탕수수즙을 파는 곳이었다. 왜 미얀마에서는 사탕수수즙을 파는 기계에 종을 매달아 놨는지 그게 좀 궁금했다.
대체 아웅산 스태디움은 어디있는거야? 한국은 무지하게 춥다는데 1월 미얀마의 낮은 정말 무지하게 더웠다.
정말 심각할 정도로 노후화된 버스가 많았다. 참고로 말하자면 그나마 양곤의 버스들은 괜찮은 편이었다.
내가 이 커다란 도로를 따라서 걷고 있는데도 도무지 아웅산 스태디움을 찾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는 별로 보이지 않는 그런 길을 따라서 걷다가 삼거리가 나와서 오른쪽으로 다시 걸어갔는데 그 때 보였던 것은 양곤 동물원이었다.
'가만있자 양곤 동물원은 어디에 있는거지?' 라며 지도를 살펴봤는데 정말 어처구니 없게도 아웅산 스태디움은 동물원보다 남쪽에 있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아래로 내려왔는데 계속 걷다보니 너무 힘들어서 물 한 병 사먹고 싶어서 마침 보였던 슈퍼에 들어갔다. 이 슈퍼는 들어갈 때는 몰랐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꽤 큰 슈퍼였다. 하긴 생각해보니 지난 밤부터 내가 걷는 동안 슈퍼라는 곳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물 한 병을 집고는 계산대 앞에 섰다. 가격은 160짯이었는데 카운터에 있는 사람이 나보고 50짯이 있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내가 500짯만 보여줬더니 그냥 100짯만 주라고 하더니 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정말 너무 신기했던건 왜 거스름돈을 안 주고 100짯만 받는 것은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서 계산서를 봤는데 160이라고 써있었다. (시티마트는 양곤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으로 우리나라 작은 마트와 비슷한데 양곤의 중심지역 여러 곳에 체인점이 있다)
나는 물을 사서 나온 뒤에 지도를 다시 한 번 살펴보다가 슈퍼 앞에 있던 경비원들에게 아웅산 스태디움이 어디냐고 물어봤다. 그런데 그들은 조금 당황을 하더니 서로 다른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영어가 안 되는지 당황하던 경비원들의 반응이 너무 웃겼다. 그냥 난 단지 아웅산 스태디움이 어디인지 알고 싶었을 뿐인데 이들은 전혀 알아듣지를 못했다.
다만 나중에는 제대로 이해를 하기는 했는데 내가 아웅산 스태디움이 어디냐고 하니까 그들의 대답이 더 웃겼다. "Here"이라는 대답으로 여기를 가리켰는데 바로 이 곳이 아웅산 스태디움이었던 것이다. 버스는 어디서 예매하냐고 물으니 그들이 그제서야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켜줬다.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 뒤에 찾아가보니 정말 버스 회사들이 줄을 지어 자리잡고 있었다.
내가 미얀마어를 알리가 없으니 어느 회사를 골라야 하는지 그게 더 아리송했다. 우선 밖에서 한 번씩 살펴보다가 중간쯤에 있던 곳으로 들어가서 바간행 버스표를 예매하고 싶다고 하니까 옆 가게로 가보라고 한다.
버스를 예매하는 곳이었지만 컴퓨터는 있을리가 없었고, 그냥 전화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기다리다가 내 앞에 있던 한 사람이 버스표를 구입하고 난 뒤에 앞으로 가서 바간행 버스표를 사고 싶다고 했다.
가격은 무려 1만 8천짯(약 1만 8천원)이었다. 내 생각보다 비싸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최소 12시간 이상 달리는 버스이기 때문에 그정도 가격에 수긍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의 바간Bagan행 버스를 예매했는데 내 바로 앞에 있던 아가씨는 3시 버스이고 꼭 2시전까지 도착해야 한다고 얘기해줬다.
문득 여태까지 타나카(미얀마 전통 화장품의 일종으로 주로 여자들이 얼굴에 바른다)를 바른 사람을 사진에 제대로 찍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이 여자에게 "얼굴에 바른 그거 타나카라고 부르죠?"라고 물었다. 그리고 나서는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니까 웃으면서 싫다고 거부했다. 억지로 찍을 생각은 없으니 그만두었다. 나중에 또 언제 찍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잠시 뒤에 바간행 버스를 전화로 예매하면서 버스티켓에 예약한 것을 써줬다. 그리고 나서 나는 18만짯을 건네줬고, 그녀는 나에게 아주 중요하다는 듯이 "2PM"이라고 알려줬다. 내가 꼭 2시까지 가야하냐고 물었는데 꼭 가야한다면서 다시 한번 "2! P! M!"이라고 말했다. 알겠다고 하는 그 순간에서 계속 2PM이라고 강조를 하는거 보면 진짜 중요한건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꼭 늦지 말아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부여 받은 기분이었다.
버스 티켓을 지갑 속에 넣고 돌아서서 걸어가는데 멀리서 그녀가 또 외쳤다. "잊지마 2PM이야!" 아마 2PM만 10번도 넘게 들은거 같다. 사소한 것이었지만 외국인인 나를 걱정해주는 마음이 뭍어나와서 그런지 버스표를 예매하는 그 순간도 즐거웠다.
200달러를 20만짯으로 환전을 하고나니 그래도 좀 든든해지긴 했는데 나는 우선 버스를 예약해야 했다. 양곤에 도착하자마자 다른 도시를 가는 사실은 좀 안타까웠지만 어차피 나중에 출국할 때 양곤으로 돌아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 때 다시 돌아보기로 했던 것이다. 내 다음 목적지는 동남아의 3대 유적지라 불리는 바간이었다. 버스는 론리플래닛과 100배 즐기기에 아웅산 스태디움에서 예매를 할 수 있다고 나와 있어서 지도만 보고 찾아갔다.
보족 시장을 뒤로 하고 계속 위로 올라가니 커다란 다리가 나왔다. 그 아래에는 철도가 놓여져 있었는데 이게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철도인지 아니면 양곤 순환 철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순환 철도여도 중요 관광지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서 타고 싶어도 탈 수가 없었다.
미얀마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는 비행기, 열차, 버스가 있는데 이 중에서 열차는 대부분 이용하지 않았다. 나만 그랬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우선 미얀마 열차는 워낙 노후화되어 있고, 느리고(시속 40km정도),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애초에 고생스러운 여정이라면 차라리 버스가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버스를 이용했던 것이다.
사실 아웅산 스태디움이 지도상에 커다랗게 그려져 있길래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근데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아직 적응도 되지 않은 이 도시에서 한참을 헤매니 꽤나 힘들었다. 미얀마가 위험하지는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외국인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이 도시에 익숙치 않은 골목들을 혼자서 돌아다니다 보니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또 중요한 것은 내 생각보다 양곤이라는 도시의 규모가 무척 컸다는 점이었다. 지도만 봐서는 금방 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라고 생각해서 계속 걷기만 했는데 걸어다니기엔 너무나 멀었던 곳들이 많았다. 이 날 거의 대부분 걸어다녔는데 나중에는 후회가 될 정도로 힘든 하루였었다.
"딸랑딸랑~"
종소리가 들리는 곳을 살펴보니 종을 메달아 놓고 돌리는 기계가 있었다. 처음에는 무엇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탕수수즙을 파는 곳이었다. 왜 미얀마에서는 사탕수수즙을 파는 기계에 종을 매달아 놨는지 그게 좀 궁금했다.
대체 아웅산 스태디움은 어디있는거야? 한국은 무지하게 춥다는데 1월 미얀마의 낮은 정말 무지하게 더웠다.
정말 심각할 정도로 노후화된 버스가 많았다. 참고로 말하자면 그나마 양곤의 버스들은 괜찮은 편이었다.
내가 이 커다란 도로를 따라서 걷고 있는데도 도무지 아웅산 스태디움을 찾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는 별로 보이지 않는 그런 길을 따라서 걷다가 삼거리가 나와서 오른쪽으로 다시 걸어갔는데 그 때 보였던 것은 양곤 동물원이었다.
'가만있자 양곤 동물원은 어디에 있는거지?' 라며 지도를 살펴봤는데 정말 어처구니 없게도 아웅산 스태디움은 동물원보다 남쪽에 있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아래로 내려왔는데 계속 걷다보니 너무 힘들어서 물 한 병 사먹고 싶어서 마침 보였던 슈퍼에 들어갔다. 이 슈퍼는 들어갈 때는 몰랐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꽤 큰 슈퍼였다. 하긴 생각해보니 지난 밤부터 내가 걷는 동안 슈퍼라는 곳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물 한 병을 집고는 계산대 앞에 섰다. 가격은 160짯이었는데 카운터에 있는 사람이 나보고 50짯이 있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내가 500짯만 보여줬더니 그냥 100짯만 주라고 하더니 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정말 너무 신기했던건 왜 거스름돈을 안 주고 100짯만 받는 것은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서 계산서를 봤는데 160이라고 써있었다. (시티마트는 양곤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으로 우리나라 작은 마트와 비슷한데 양곤의 중심지역 여러 곳에 체인점이 있다)
나는 물을 사서 나온 뒤에 지도를 다시 한 번 살펴보다가 슈퍼 앞에 있던 경비원들에게 아웅산 스태디움이 어디냐고 물어봤다. 그런데 그들은 조금 당황을 하더니 서로 다른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영어가 안 되는지 당황하던 경비원들의 반응이 너무 웃겼다. 그냥 난 단지 아웅산 스태디움이 어디인지 알고 싶었을 뿐인데 이들은 전혀 알아듣지를 못했다.
다만 나중에는 제대로 이해를 하기는 했는데 내가 아웅산 스태디움이 어디냐고 하니까 그들의 대답이 더 웃겼다. "Here"이라는 대답으로 여기를 가리켰는데 바로 이 곳이 아웅산 스태디움이었던 것이다. 버스는 어디서 예매하냐고 물으니 그들이 그제서야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켜줬다.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 뒤에 찾아가보니 정말 버스 회사들이 줄을 지어 자리잡고 있었다.
내가 미얀마어를 알리가 없으니 어느 회사를 골라야 하는지 그게 더 아리송했다. 우선 밖에서 한 번씩 살펴보다가 중간쯤에 있던 곳으로 들어가서 바간행 버스표를 예매하고 싶다고 하니까 옆 가게로 가보라고 한다.
버스를 예매하는 곳이었지만 컴퓨터는 있을리가 없었고, 그냥 전화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기다리다가 내 앞에 있던 한 사람이 버스표를 구입하고 난 뒤에 앞으로 가서 바간행 버스표를 사고 싶다고 했다.
가격은 무려 1만 8천짯(약 1만 8천원)이었다. 내 생각보다 비싸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최소 12시간 이상 달리는 버스이기 때문에 그정도 가격에 수긍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의 바간Bagan행 버스를 예매했는데 내 바로 앞에 있던 아가씨는 3시 버스이고 꼭 2시전까지 도착해야 한다고 얘기해줬다.
문득 여태까지 타나카(미얀마 전통 화장품의 일종으로 주로 여자들이 얼굴에 바른다)를 바른 사람을 사진에 제대로 찍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이 여자에게 "얼굴에 바른 그거 타나카라고 부르죠?"라고 물었다. 그리고 나서는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니까 웃으면서 싫다고 거부했다. 억지로 찍을 생각은 없으니 그만두었다. 나중에 또 언제 찍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잠시 뒤에 바간행 버스를 전화로 예매하면서 버스티켓에 예약한 것을 써줬다. 그리고 나서 나는 18만짯을 건네줬고, 그녀는 나에게 아주 중요하다는 듯이 "2PM"이라고 알려줬다. 내가 꼭 2시까지 가야하냐고 물었는데 꼭 가야한다면서 다시 한번 "2! P! M!"이라고 말했다. 알겠다고 하는 그 순간에서 계속 2PM이라고 강조를 하는거 보면 진짜 중요한건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꼭 늦지 말아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부여 받은 기분이었다.
버스 티켓을 지갑 속에 넣고 돌아서서 걸어가는데 멀리서 그녀가 또 외쳤다. "잊지마 2PM이야!" 아마 2PM만 10번도 넘게 들은거 같다. 사소한 것이었지만 외국인인 나를 걱정해주는 마음이 뭍어나와서 그런지 버스표를 예매하는 그 순간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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