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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정보도 없이 대만에 왔으니 당연히 어느 곳이 관광지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아니 관광지를 몇 군데 알고 있었더라고 하더라도 점심을 먹기도 전에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에 대만에서는 주어진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그래서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딱 한 군데만 둘러보기로 생각했는데 그곳은 다름아닌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유명한 타이페이 101빌딩이었다. 


잠을 거의 이루지 못한 상태로 호텔에서 나왔지만 상쾌한 공기를 마시니 졸립다는 생각은 그리 들지 않았다. 우선 공항에서 가지고 온 지도를 살펴보니 타이페이 101빌딩은 MRT를 타고 가면 금방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타이페이는 처음이었지만 MRT나 건물들이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다. 흔히 중화권 국가로 취급하는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을 다 가봤는데 그중에서도 대만이 가장 한국과 비슷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실제로는 싱가폴과 홍콩을 합쳐놓은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타이페이의 MRT 승차권은 동그란 동전모양의 플라스틱이었는데 아마 서울 사람이라면 신기하게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대전의 지하철도 이와 비슷한 모양이라 나는 너무 익숙하게 느껴졌다. 이 동그란 승차권은 들어갈 때는 똑같이 입구에서 찍고 들어가고, 나올 때는 투입구에 집어 넣으면 된다. 


MRT를 타고 시청역(20원)에 내렸다. 그렇게 높은 빌딩이면 역에서 나오자마자 보일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물론 타이페이 101빌딩을 찾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타이페이 101빌딩을 발견하자 그쪽으로 걷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항상 사진으로만 보던 그 빌딩이 반쯤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타이페이 101빌딩은 2010년에 완공된 부르즈 할리파(이전 이름은 버즈 두바이)에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타이틀을 내주기까지 2004년부터 509m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단 No.1이었다.


역시 대만도 전자산업이 발달한 만큼 관심이 가는 광고가 보였다. 전자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GIGABYTE, ASUS, MSI, BENQ 등은 대만의 유수한 기업이다. 특히 컴퓨터와 관련된 부품들은 대만제가 거의 절반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곳인 것 같은데 뭔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시스템이었다. 


드디어 타이페이 101빌딩 앞에 도착했다. 근데 이상하게도 생각만큼 멋지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에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봤을 때 보다는 감동이 덜하다고 할까? 분명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었는데 그리 높다고 느껴지지도 않았고, 페르토나스 트윈타워에 비해서 건물이 주는 멋이 조금 떨어져 보였다. 

'이 빌딩이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분명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봤을 때는 고개가 아플 지경이었는데...'


그래도 막상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높다는게 조금 실감이 났다. 사진을 찍기 위해 공원의 뒤쪽까지 걸어가서 몸을 낮추다 보니 고개까지 꺾어져서 앵글에 담기가 무척 힘들었다. 낮에 봐도 은빛으로 반짝이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에 비하면 조금 밋밋하기는 했기 때문에 그런 실망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밤에 이곳을 온다면 끝내주는 야경을 볼 수 있을텐데 볼 수 없어서 무척 아쉽기만 했다. 


원했던 타이페이 101빌딩을 보는 것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다음에 대만에 또 온다면 타이페이 101빌딩은 물론 다른 관광지까지 실컷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1위, 2위였던 타이페이 101빌딩과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직접 봤으니 이제 현재 1위인 부르즈 할리파만 보러 두바이에만 가면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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